가장 더운 날을 삼복더위라 한다. 초복, 중복, 말복으로 나뉘는데 이날이 되면 맛 집으로 소문난 삼계탕 집 앞에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긴 줄의 행렬은 다들 각오하는 비상한 얼굴들이다. 얼마를 기다려도 좋으니 복날엔 기필코 삼계탕을 먹겠다는 그 일념. 그렇다보니 닭고기 소비량은 여름이 최고의 정점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여름이 되면 더욱 먹게 되고, 그래서 더 알고 싶어지는 닭의 구석구석 그 속내를 들여다봤다.
복날이 아니어도 삼계탕은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
초복은 오는 7월 13일. 중복은 7월 23일, 그리고 말복은 8월 12일. 꼭 복날이 아니어도 쇠해진 기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여름이면 수시로 찾게 되는 것이 삼계탕 같은 보양식이다.
특히 삼계탕에는 소고기보다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몸에 바로 흡수가 잘 되다보니 기력회복에 빠른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영양이 그대로 몸에 전달된다는 의미. 이뿐만이 아니다. 삼계탕은 양질의 단백질과 콜라겐까지 다량 함유하고 있어, 여름철 대표 스태미나 음식 중 하나로 손꼽힌다. 더구나 섬유질이 가늘고 연해 소화도 비교적 잘되는 편. 입맛 떨어진 어린 아이나 치아가 약한 어르신에게도 여름철 보양식으론 삼계탕만한 것이 없다.
또한 더운 날씨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과 그게 아니더라도 에어컨 때문에 냉방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인삼과 대추, 찹쌀 등도 적잖은 영양분을 제공한다. 단 고혈압 환자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인삼 등을 아예 빼고 먹거나 소량만 섭취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닭 날개·가슴 살·다리·닭발! 부위별 그 맛과 효능
이래저래 여름이면 더욱 많이 찾는 닭. 좀 더 자세하게 부위별론 어떤 영양과 효능이 있을지 궁금해져온다.
그중, ‘먹으면 바람난다’는 속설로 유명한 닭 날개는 골다공증 예방에 탁월하고 콜라겐도 다량 함유되어 있어, 여름철 피지로 속수무책 노출된 여성들에겐 최고의 필수 부위가 아닐까 싶다.
몸짱들의 대표 주식(?)으로 널리 보급화 된 닭 가슴살은 불포화지방산과 리놀렌산, 그리고 가장 많은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어 암 발생을 낮춰주고 동맥강화, 심장병 등의 돌연사 예방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게다가 혈액순환에도 좋아 이 더운 날 퉁퉁 부은 다리를 부여잡고 있는 임산부들에게는 닭 가슴살을 아낌없이 양보하는 것도 미덕이다. 다만 열처리를 조금만 지나치게 해도, 고기가 상당히 푸석해지고 맛이 없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니 조리 시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인 닭다리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아이에게 특히 권하는 부위. 게다가 닭다리는 닭의 운동량이 가장 많은 근육들이다보니 육즙과 식감이 탁월하다. 여전히 포장마차에서 안주 일순위인 닭발은 퇴행성관절염에 가장 좋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예부터 전해져 온다. 많은 여성들이 닭발에 열광하는 이유는 맛도 맛이겠지만, 콜라겐 덩어리라는 속설 때문. 피부미용은 물론이거니와 혈압에도 효능이 있는 닭발의 DHA, EPA 등은 두뇌촉진과 발육에도 좋고, 키틴과 키토산은 면역력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닭의 뼈로 진한 육수를 우려내 마시면, 몸살감기에 이만한 처방약이 없을 정도이다.
TIP. 닭고기와 고혈압
고혈압은 혈관에 노폐물이 쌓여 혈압이 쉽게 상승하는 질병. 예방을 위해선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도록 육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함량 또한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낮은 닭고기는 고혈압 환자들에게도 비교적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육류이다.
맛있는 닭을 고르는 방법에서 삼계탕 끓이는 법까지
마트에 가면 다양한 닭고기를 판다. 되도록 냉동보다는 냉장 닭고기를 사되, 꼭 제조일자나 유통기한 등을 확인해야 한다. 참고로 수입닭고기는 냉동이 많고, 윤기와 탄력이 떨어지니 쉽게 구별이 된다. 게다가 냉동 닭고기는 육즙이 냉동 저장 중에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삼계탕의 그 맛을 제대로 우려낼 수 없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닭 손질은 일단 지방질을 제거해야 노린내 등을 잡을 수 있다. 닭똥집을 제거하고 날개 사이의 지방, 닭다리와 몸통 사이의 지방층까지 깨끗하게 제거해야 한다. 보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위해서라면 겉껍질 모두 제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닭의 엉덩이 부위에 있는 꼬리부분을 잘라줘야 한다.
찹쌀은 한 시간 정도 불린 후, 속까지 깨끗하게 씻은 닭의 배에 인삼과 대추 등과 함께 채우면 된다. 주의할 점은 그 내용물이 한 톨이라도 나오지 않게 X자 모양으로 교차한 후 단단히 면실로 감아 고정시킨다. 그런 다음 황기와 밤, 마늘 등을 냄비에 함께 넣고 끓이면 된다. 이때 지역과 사람에 따라 끓이는 방법은 천차만별.
게다가 요즘은 마트에서도 복날이 되면 초보자도 쉽게 삼계탕을 끓일 수 있게, 모든 재료를 묶음으로 판매하곤 한다. 적당한 크기의 닭은 기본으로 인삼, 황기, 대추 등의 재료들이 그에 맞게 들어가 있고, 국물 맛까지 낼 수 있는 티백 형태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