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처럼 정성스러운 식사!
가정식 맛집 열전

 

바야흐로 쿡방과 먹방의 전성시대다. 최근 쿡방 레시피에 대한 인기가 나이를 불문하고 그 칠 줄을 모른다. TV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와 ‘집밥 백선생’ 등은 주부, 총각, 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들은 TV로 봤던 레시피를 직접 집에서 도전해 보고, 그것을 SNS에 올리며 후기를 서로 공유한다. 그만큼 집에서 할 수 있는 ‘집밥 요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집밥을 표방하는 맛집들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화려한 음식이 대세인 시절은 갔다. 지금은 소박하고 깔끔한 가정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입맛이 돌기 시작하는 9월, 뚜렷한 개성과 포근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가정식 맛집’들을 찾아가 보았다.

 

 

아빠가 차려 주는 일본가정식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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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일본가정식 전문점 ‘파파노다이닝’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눈에 띄는 외관은 아니지만 단골손님들이 많은 식당이다. 이대생들은 물론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식사시간대에는 평일에도 줄을 서서 기다려 먹을 만큼 그 맛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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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노다이닝은 ‘아빠의 저녁식사’라는 뜻이다. ‘아빠의 사랑이 가득 담긴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본 가정에서 즐겨 먹는 요리들과 일본인들이 실제 점심식사로 즐겨 먹는 것들로 메뉴를 꾸몄다. 이 집은 10가지의 일본 가정식을 선보이고 있다. 메인 요리와 함께 밥, 장국, 4~5종류의 기본 반찬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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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케노버터야끼 정식’은 버터에 구운 연어를 볶은 버섯과 함께 먹는 가정식이다. 생선구이 백반을 생각하면 된다. ‘니꾸쟈가 정식’은 일본 가정요리의 대표적이 음식이라고 한다. 양파와 감자, 소고기를 간장 소스와 함께 끓인 것으로 한국의 불고기와 비슷하다.
‘오야꼬동 정식’은 일본식 덮밥 중 가장 유명한 요리다. 신선한 냉장 닭을 사용해 육질이 부드럽다. 밥 위에 닭과 계란, 간장, 양파를 얹어 낸다. 함께 제공되는 절임 반찬과의 궁합이 좋다. 계란과 닭, 간장 소스가 뿌려진 밥은 씹는 순간 촉촉하고 순한 맛이 돈다. 무척 인상적이다. 식사와 함께 곁들여 먹는 사이드 메뉴는 고로케, 참치연어초밥, 낫또, 우메보시, 새우튀김 등이 있다. 일본 가정식 전문점답게 아사히 생맥주를 판매한다.

 

 

엄마가 차려 주는 제철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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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료로 가득한 음식을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하고 속이 더부룩해진다. 또 식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제대로 음미하기가 어렵다. MSG의 자극적인 맛에 지쳐 있다면 담백한 가정식을 권하고 싶다. 문래역 근처에 위치한 ‘쉼표말랑’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가정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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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4가지 메인 메뉴와 2가지 사이드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 메뉴 중 2가지가 한국 스타일의 밥상이다. ‘그때그때밥상’은 계절에 따른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다. 하이라이스, 가지들깨덮밥, 취나물된장비빔밥, 소갈비찜 등 갈 때마다 새로운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돼지고기 생강조림 밥상’은 돼지고기 앞다리 살을 얇게 저며 생강을 넣은 간장시럽으로 조린 메뉴다. 그날그날 준비되는 재료로 기본 반찬을 만들어 함께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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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볼 때는 테이블이 두 개 밖에 없는 작은 식당 같지만, 안쪽에도 자리가 있어 생각보다 공간은 넓다. 안쪽에는 뒷마당이 있어 친구 집에 놀러 와 밥을 먹는 기분이 든다. 쉼표말랑의 가구들은 가구공방을 운영하는 남편이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대만 가정식, 국물이 시원한 우육탕면과 멘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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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에서 연희동으로 걷다 보면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식당들이 이어지는 길이 있다. 한때는 대만식, 중국식 가정식을 먹어보고자 아는 사람들만 찾던 곳이기도 했다. 이제는 연남동 화교거리, 차이나타운 등으로 불리며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향미(鄕味’)는 이름 그대로 고향의 맛이라는 뜻이다. 대만에서 건너온 화교가 차린 곳답게 대만식 가정식 요리를 선보인다. 가게 내부는 아담하지만, 맛에 대한 인상은 오래 남는다.

향미는 시원한 국물로 유명세를 탄 ‘우육탕면’이 있다. 제대로 우러난 육수의 비결은 두반장을 기본으로 한 국물에 있다. 면 위에는 소고기, 청경채, 배추, 파가 고명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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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보샤와 ‘총칭라즈지’도 대표적인 메뉴다. 멘보샤는 식빵 사이에 새우를 넣고 튀긴 요리다. 빵의 바삭함과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마늘 소스와 함께 나오는데 찍어 먹으면 별미다. 라즈지는 양념된 닭고기에 사천고추와 마늘을 바삭하게 튀겨 곁들인 요리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닭고기튀김요리 같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매운맛이 입맛을 당기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향미의 만두는 ‘빠오즈’라고 불리는 큼직한 손만두이다. 당일 만들어 놓은 양만 판매한다. 늦은 시간에는 만두를 먹고 싶어도 주문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 참고하기 바란다.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는 휴식시간으로 영업을 쉰다. 이것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