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비가 많이 오는 도시로만 들어왔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더 알아도 보기 전에 런던과의 첫 만남을 하게 됐다. 런던을 처음 찾았던 날에도 비가 온 것 같고, 바람도 세차게 불었던 것 같다. 한데 소위 말하는 우중충한 느낌은 개인적으론 들지 않았다. 뭐랄까, 도시에 생기가 돈다고나 할까. 비가 많다보니 도시 곳곳의 초록빛은 더욱 선명해지고 또렷하게 다가왔다. 그러다 비가 멈추면 런더너(Londoner, 런던시민)들은 일제히 공원으로 몰려나가 일광욕 등을 즐기는 모습이다. 추워지는 계절, 일광욕 대신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산책을 나서는 그들의 행렬에 오랜만에 동참해본다.
서울 보단 작지만 공원 개수와 면적은 비교 불가
마지막 방문한 이후 5년 만에 런던을 다시 찾게 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 후 12시간이면 닿는 곳.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멀게만 느껴지지도 않는다. 게다가 낯섦도 없다. 5년 만에 다시 찾아도 모든 곳이 그대로인 곳. 그것이 영국이고, 런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람들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달라진 건 나뿐인가 싶을 정도이다.
히드로 국제공항에서 피카딜리(Piccadilly) 라인을 타면 도심, 센트럴 런던과 어렵지 않게 만난다. 런던 여행의 핫 플레이스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와 레스터 광장(Leicester Square),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역이 이 피카딜리 라인에 차례로 몰려있는데, 이 중 한곳의 역을 거쳐 근방을 온종일 걸어 다녔던 기억도 많다. 비 많은 도시의 굴레를 갖고 있으면서도, 물가가 비싼 곳으로 여행자들에겐 한껏 겁을 줬던 런던!
하지만 이 또한 반전은 있다. 런던만큼 걸어서 손쉽게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도시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루트만 잘 짜면 굳이 교통비 들 일도 많지 않다. 그리고 대영박물관과 버킹검 궁전을 찾다보면, 런던의 공원들을 어쩔 수 없이 가로 지르게 된다. 명성과 달리 서울보단 작은 도시라는 사실이 놀랍지만, 도심 속 공원 개수와 면적은 생각 이상으로 엄청나다는 것이 더 놀랍다.
런던에서 가장 큰 면적 : Regent’s Park
런던 지하철인 언더그라운드는 그 역사만 백 여 년은 훌쩍 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세월과 다양한 라인을 자랑한다. 그 언더그라운드 노선도를 보면 도심은 존 1(Zone One)로 구분된다. 그리고 점차 거리가 멀수록 존2, 존3 등 각각의 구역으로 나뉘게 된다. 참고로 히드로 국제공항은 존 6이다. 유명 팝 가수의 런던 야외 공연을 TV로 봤다면, 대충 런던 공원의 녹지와 크기가 남다르다는 것을 연상할 수 있다. 대형 무대 그리고 수많은 청중들, 그런데도 공원의 녹지는 끝도 없이 펼쳐져 마치 대 초원을 보는 것만 같다. 이는 외곽도 아닌 존 1, 우리로 치자면 서울 명동에서 가능했던 일이다.
이중 런던 도심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공원은 크게 리젠트 파크, 하이드 파크, 세인트 제임스 파크 등을 내세울 수 있다. 리젠트 파크는 런던에서 가장 큰 공원으로 유명한데, 센트럴 런던에서 찾아가기도 쉽다. 갈색인 베이커루(Bakerloo) 라인을 타고 리젠트 파크 역에서 하차. 재미있게도 이 역은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나올 수 있는 구조이다.
역을 빠져나온 후 길만 건너면 런던에서 가장 큰 장미정원으로도 유명한 리젠트파크를 발견할 수 있다. 아쉽게도 장미를 볼 수 없는 계절이지만 대신에 가을의 화려한 단풍과 낙엽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리젠트 파크가 다른 공원과 가장 다른 점은 운동하는 런더너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공원 전체 크기의 약 30%가 스포츠시설이다 보니 가벼운 산책은 물론 조깅, 축구, 스트레칭 등을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편안하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예쁜 카페도 곳곳에 있어 간단한 샌드위치나 커피 등을 마시며 그린 힐링을 마음껏 누리기엔 최적의 장소이다. 일렬로 나열된 벤치에는 빈 곳이 없을 정도로 다들 한 자리씩 꿰차고 앉아 런던의 귀한 햇빛으로 광합성을 하고 있는 모습들. 우연히 임신한 예비엄마를 만났다. 태교를 이 공원에서만 하면 건강한 아이가 탄생할 것 같다는 그녀는 집에서 좀 멀긴 하지만, 자주 온다는 말도 덧붙인다.
참고로 매년 5월부터는 축구장 위쪽의 오픈 에어 시어터(Open Air Theatre)에서 다양한 야외 공연이 줄을 잇는다. 게다가 리젠트파크 한쪽에는 런던 동물원도 자리하고 있어 어린 아이를 동반한 행복한 가족과 자주 마주친다. 하지만 워낙 공원의 규모가 크다보니 자칫 잘못하면 산책이 아닌 행군이 될 수 있으니, 곳곳에 세워진 지도를 확인하는 게 필수이다.
건강한 공기를 들이 마시다 : Hyde Park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모두들 한번쯤 들어봤을 하이드 파크이다. 사실 하이드 파크는 런던 외에도 다른 도시나 다른 나라에서도 존재하는 공원의 이름이라 더욱 익숙하다. 하지만 런던 하이드 파크만큼 역사가 깊은 곳도 없다. 500년 넘은 역사를 품고 있는 만큼 충분한 녹지 공간은 물론 볼거리도 넘쳐난다. 길게 형성된 인공 호수에는 보트를 한가롭게 탈 수 있으며, 그 호수 안에는 오리와 백조 등 다양한 조류가 있어 자연스러운 교감이 이뤄지기도 한다.
하이드 파크에 많은 런더너가 몰리는 또 다른 이유는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카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수를 바로 앞에 두고 야외 테이블이 수 없이 펼쳐진 것인데, 로컬 뿐 아니라 수많은 여행자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도심 속 힐링 플레이스인 셈이다.
한 여행자는 하이드 파크야말로 런던의 건강한 공기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란 말도 한다. 약 140㎡의 엄청난 크기 때문에, 하이드 파크도 수시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며 둘러봐야 하는데, 쉼 없이 걷다보면 센트럴 런던 안에 이런 녹지가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그 어느 도시보다 땅값이 비싼 곳이 센트럴 런던이기 때문이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소유였지만, 이후 헨리 8세에 빼앗긴 이후론 사냥터로 사용됐다는 공원은 찰스 1세가 새롭게 디자인한 후 대중들에게 전격 공개됐다.
또한 하이드 파크가 더 유명해진 것은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 다이애나 왕세자비 때문이다. 1981년 왕위계승 서열 1위인 찰스왕세자와 결혼한 그녀는 수많은 잡음 이후 지난 1996년 이혼하게 됐다. 그리고 꼭 1년 후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던 그녀의 나이는 당시 고작 36세. 유치원 보모에서 왕세자비가 되기까지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던 그녀가 이혼 이후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나자, 세상은 그 죽음에 여러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만큼 영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과 관심을 받던 여인이었던 것이다.
하이드 파크 남쪽에는 아직도 그녀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다는 기념 공간이 있다. ‘기념비 하나가 세워졌겠지’ 하고 찾아가니, 그녀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을 그대로 표현한 원형 물길이 보인다. 물살이 빠르게 흐르고 소용돌이까지 보이는 것을 보면, 말 그대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36년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느낌이다.
지금은 어린 아이들의 작은 물놀이 공간으로 변절된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생전 힘없고 약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던 그녀의 품성을 생각하면 고개가 금방 끄덕여진다. 피카딜리 라인을 타고 하이드 파크 코너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하이드 파크를 발견할 수 있는데 굳이 언더그라운드를 타지 않아도 된다. 규모가 워낙 커서 센트럴 런던 여행 중 자연스럽게 조우할 수 있다.
도심 속 자연 조류보호구역 : St. James’ Park
마지막으로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가장 영국적인 공원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가장 오래된 왕립공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사랑받고 있다. 왕립공원답게 공원 주변엔 영국 여왕이 산다는 버킹엄 궁전과 국회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 궁전, 세인트제임스 궁전 등이 있다. 특히 버킹엄 궁전에선 이 세인트 제임스 파크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구조. 세인트 제임스 파크 안에는 버킹엄 궁전을 개축한 존 나시(John Nash 1752~1835)의 업적이 담긴 구조물을 확인할 수 있다.
세인트 제임스 궁전은 사냥을 위해 헨리 8세가 머물던 공간. 헨리 8세가 직접 사슴 사냥을 하던 곳이었던 이곳은 처음엔 늪지대였다 한다. 그러다 제임스 1세가 공원을 새롭게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운하를 만들곤 그 안에 다양한 야생동물을 키우기도 했다.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당시엔 악어와 펠리칸 등이 있었고 양이나 염소 그리고 사슴도 자유롭게 방목했다. 이후 제임스 1세와 조지 5세는 동물만 많던 공원에 과일나무와 다양한 꽃으로 더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1828년에 이르러 지금의 완벽한 영국식 정원의 모습을 갖춘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묘미는 1천 마리 이상의 다양한 조류와 100여 종의 물새가 동시에 서식하는 자연 조류보호구역이라는 점. 인근의 런더너들은 점심시간에 맞춰 공원 입구의 간이매점에서 샌드위치 등을 사와 잔디에 앉아 간단한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넓은 잔디위에는 샌드위치도 먹고, 잠시 앉아 일광욕까지 즐길 수 있는 1인용 선 베드까지 갖춰져 있다.
이렇게 런던의 3대 공원으론 리젠트, 하이드, 세인트 제임스를 많이들 거론하지만, 이따금 그린 파크를 빼면 절대 안 된다는 런더너들도 있다. 런던의 왕립공원에서는 수많은 공원 관리사를 둬 철저하게 관리하고 통제하고 있는데,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신이 원하는 공원의 유형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언더그라운드의 역 이름을 유심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런던엔 워낙 공원이 많다보니 역 이름도 공원으로 되어 있는 게 수 없이 많다.
그린 파크, 리치몬드 파크, 켄싱턴 가든, 그린위치 파크, 빅토리아 파크 등도 잘 기억해뒀다가 꼭 한번 방문해보면 좋을 곳이다. 연일 공기 오염 문제로 골치 아픈 대한민국을 벗어나 런던 공원의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신다는 것만으로도 자신 있게 치유 여행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빤한 관광지를 바삐 둘러보는 것보다 더 의미 있고 몸에 좋은 건강 여행을 하고 싶다면 왕립공원 사이트를 필히 체크하는 게 좋다. 사진만 봐도 힐링이 절로 되는 건 덤이다. https://www.royalparks.org.uk
정원의 과일과 야채는 진정한 오가닉 푸드
런던의 동쪽, 스트라트포드(Stratford)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이 열렸던 지역이다. 도심에서는 센트럴 라인을 타고 이동해야하는데, 이 스트라트포드를 지나 조금만 더 외곽으로 빠지면 존 4인 우드포드(Woodford) 지역이 나온다.
전형적인 런던 중산층이 사는 곳. 부촌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렇게 못 사는 동네도 아닌 아주 평범한 일상이 펼쳐지는 동네에도 어김없이 공원은 존재한다. 우리로 치면 집 앞 공터가 천연 잔디로 뒤덮여있는 셈인데 축구와 산책, 조깅을 즐기는 인근 주민들과 쉽게 마주칠 수 있다.
그리고 이 공원은 주말이면 지역 벼룩시장으로 변신한다. 손때가 고스란히 묻은 생활용품부터 골동품 등 영국인의 성향이 고스란히 녹여져있는 물건들을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깊은 역사와 그 세월동안 지켜온 자존감 때문인지, 영국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무척 중요시 여긴다. 그렇다보니 수 백 년 된 건물이 주를 이루는 런던 곳곳은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영국인들은 낡은 가구 하나 쉽게 버리지 않는 습성을 갖고 있다. 5년 만에 다시 찾은 런던에서 머물게 된 집도, 그 역사만 해도 80년. 동네 구조상 집이 오래됐다고 신축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낡고 비가 샌다면, 그때그때 수리나 리모델링을 할 뿐이다.
만약 건물 외형을 조금이라도 바꾸게 된다면 인근 주민들은 일제히 테러리스트 취급을 할 게 불 보듯 빤하다. 무엇보다 아파트 보단 주택이 절대적으로 많다보니, 대부분의 집엔 정원이 있다. 봄부터 늦여름까지 각 집의 정원에서는 다양한 과일과 채소 등을 풍성하게 키워 오가닉 푸드를 자급자족 하는 셈이다. 집에서 채소를 키울 수 없다면, 이들은 집 인근의 마트로 향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하루 채소를 포장해 팔기 시작했지만, 런던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신선하고 다양한 채소 포장이 일상화됐다.
어느 지역에서든 다양한 녹지를 만나다
이렇게 센트럴 런던은 물론 자신이 사는 곳에서도 녹지 공간이 넘쳐나다 보니 런더너들이 자연스럽게 그린 힐링을 하고 있다는 점은 마냥 부러울 수밖에 없다. 집 앞 공원은 물론 자전거를 타거나 버스로 이동해서까지 보다 크고 예쁜 공원을 찾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그들. 어느 지역에서든 런던의 상징 더블데크(2층 버스)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버스를 타고 10분만 달리니, 정말이지 집 앞 공원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예쁜 녹지가 나타났다.
숲이란 이름 그대로 엄청난 피톤치드를 내뿜는 곳.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심폐기능 강화, 살균작용의 효과까지 있다는 피톤치드는 나무가 내뿜는 아주 건강한 향균 물질이다. 런던 동부의 완시티드 파크(Epping Forest Wanstead Park)는 센트럴라인 완시티드 역 인근에 위치에 있는데, 날것 그대로인 원시림까지 만날 수 있다.
땅에서 와서 땅으로 간다는 우리네 말처럼 이곳 사람들은 숲에서 와서 숲으로 간다는 말을 한다. 최근 런던에도 장례문화가 많이 바뀌어, 고인이 평소 좋아하던 공원에 수목장으로 안치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유족들은 고인을 기리며 그 나무 옆에 작은 벤치를 증정한다. 우리로 치자면 비석을 만드는 마음일 텐데, 훨씬 바람직한 방법으로 고인을 추모하고 그리워한다는 느낌이다.
Top 5 London Attractions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여행하는 법
런던까지 왔는데 공원만 둘러보고 간다면 서운하다. 다시 말하지만 센트럴 런던에서는 천천히 걸으며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물론 더블테크나 언더그라운드를 타면 기동력 있게 다닐 수 있지만, 런던에서만큼은 ‘느리게 여행’하기에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걸어서 손쉽게 찾아갈 수 있고, 대부분이 무료로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01. 퀸엘리자베스의 거주지
버킹검 궁전 Buckingham Palace
피카딜리 서커스를 지나 더 몰(The Mall) 거리를 따라 가다보면, 영국 왕실의 궁전이 나타난다. 실제로 엘리자베스 여왕이 거주하는 궁전이다. 예전에는 이따금 창문을 통해, 사람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는 후문도 있다. 버킹검 궁전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근위병 교대식. 매일 오전 11시 30분에 거행되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오전 8시부터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수많은 여행자들로 인산인해이다. 세인트 제임스 궁전을 시작으로 더 몰, 빅토리아 기념비를 돌아 버킹검 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근위병들의 퍼레이드. 런던에서만 볼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처럼 느껴질 것이다. 참고로 겨울에는 격일로 근위병 교대식이 펼쳐진다.
02. 대영 제국의 힘을 느끼다
대영박물관 British Museum
레스터 광장에서 높다란 센터 포인트 건물을 보고 그 방향대로 걸으면 1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 아니면 피카딜리 라인을 타고 두 정거장 이동, 홀본(Holborn)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내셔널 갤러리와 함께 무료입장이 가능한 대영박물관은 그 규모가 상당히 크기에 적어도 3시간 정도의 넉넉한 시간을 갖고 관람하는 게 좋다. 약 800만점의 엄청난 유물을 보유하고 있어 정말이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관람하게 된다. 1층과 지상, 그리고 지하층으로 이어지는 데 차례로 관람하면 된다. 다리가 아프거나 잠깐의 휴식이 필요하다면 대 광장 레스토랑 등에서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즐기면 된다. 입장은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대영박물관 홈페이지에서는 한글도 지원되니 미리 여러 정보를 확인하고 가면, 보다 효율적인 관람이 될 것이다. www.britishmuseum.org
03. 빅밴으로 더 유명한 랜드마크
엘리자베스 타워 Elizabeth Tower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템스 강변으로 이동하면 어렵지 않게 대형 탑시계가 보인다. 높이 106m, 시침 길이 2.7m, 분침 길이 4.3m. 혹시 잘 찾지 못한다면 15분마다 울리는 시계 종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우리에겐 빅벤(Big Ben)으로 더 유명한 런던의 또 다른 랜드마크. 이 대형 탑시계 앞에서 사진 한 장 안 찍으면, 런던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 될 수 있다.
04.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의회
국회의사당 Parliament Buildings
엘리자베스 타워와 나란히 있는 런던 국회의사당은 가장 영국다운 건물이라 할 수 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에 선정될 만큼,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의회 건물이다. 특히 오후 늦게 방문하면 높이 솟은 건물의 돔이 런던의 하늘과 절묘한 앙상블이 돼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물론 밤에도 아름다운 빛을 은은하게 뿜어내고 있어, 런던 최고의 웅장한 건물이라는 찬사를 보내게 된다. 국회의사당 전체가 잘 보이게 인증 컷을 촬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건물의 세세한 문양을 확인하는 것도 놓쳐선 안 된다. 그 앞에는 리처드 왕 동상도 있다.
05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내셔널 갤러리 The National Gallery
피카딜리 서커스와 함께 전 세계 여행자가 가장 많이 모이는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 그 위에는 내셔널 갤러리가 있다. 1892년 개관한 이래 영국인의 사랑을 듬뿍 받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명작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떨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부터 반 아이크, 고흐, 세잔 등까지 차례로 둘러볼 수 있으며 중세부터 초기 르네상스 작품들도 셀 수 없이 많이 전시되고 있다. 무료입장이다 보니 단체 여행자들로 늘 인산인해. 되도록 문을 여는 아침 10시에 맞춰 찾아가면 여유로운 감상을 즐길 수 있다. 내셔널 갤러리 이후에는 트라팔가 광장의 높이 50m의 해군 제독 넬슨 기념비에서 기념 컷 찍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양한 집회 장소로도 유명한 이 광장엔 지금은 다양한 이벤트도 펼쳐지고 있어 한번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 www.nationalgallery.org.uk
포토에세이 Photo Essay
01. 런던은 서머타임이 해제된 이후 해가 많이 짧아졌다. 오후 4시만 되어도 도시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02. 우리의 교통카드 같은 오이스터 카드(Oyster Card)로 언더그라운드와 더블데크를 이용할 수 있다. 언더그라운드 자체는 런던의 또 다른 역사. 특히 오래전 도시의 하수구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절로 느껴진다.
03. 런던의 또 다른 상징인 블랙캡. 다양한 택시회사가 생겨나면서 검정색에서 벗어나 많은 색깔을 띤 택시가 눈에 띤다.
04. 더 로얄 파크의 관리인들은 엄격한 기준으로 공원을 관리하고 통제하고 있다. 리젠트 파크의 런던 동물원 때문이라도 공원 내 흡연은 삼가는 게 좋다.
05.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기념 공간. 그녀의 인생을 잘 표현한 물길은 어린 아이들의 새로운 놀이터가 되어 있다.
06. 세인트 제임스 파크와 버킹검 궁전을 둘러보면 꼭 왕실 경마대(Horse Guardes)를 찾아야 한다. 동화 속 같은 광장과 건물을 만날 수 있다. 그 뒤로는 런던 아이가 보인다.
07. 런던의 중산층 지역. 그리고 80년 된 주택은 아주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이색적인 건 우리와 달리 모든 주택 뒤엔 정원이 있어 여러 야채와 과일을 심을 수 있다.
08. 런던은 각 동네마다 고유의 펍이나 식당이 있다. 건강식 메뉴를 선보이며 마트에서도 어렵지 않게 오가닉 푸드를 접할 수 있다.
09. 센트럴 런던의 풍경. 퇴근 후 인근 펍에서 맥주와 와인 등을 즐기는 런더너들. 그리고 붉은색의 전화박스가 여전히 인상적이다.
10. 짧은 시간 런던 투어를 하려면 투어 버스가 안성맞춤이다. 각 지역마다 티켓 부스가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