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만드는 예술작품, 퀼링아트

 

돌돌 말린 종이띠가 몇 번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의미를 얻고, 영원한 생명력을 얻는다. 종이를 자르고, 이어 붙이고, 감아내는 과정을 통해 수많은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를 종이 감기 공예, 또는 퀼링(Quilling)이라고 한다. 퀼링기법은 종이공예 중에서도 특별한 도구 없이 노력과 시간만으로도 분위기 있는 작품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이런 특성 탓에 퀼링은 최근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힐링을 주는 취미로 주목받고 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장식용 액자나 카드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들 수 있는 퀼링아트에 대해 알아보자.

 
 

퀼링아트란?

퀼링아트는 여러 가지 색깔의 가는 종이를 펜이나 도구에 말아 곡선을 만든 뒤, 세워서 붙이는 작업을 통해 제작된다. 종이를 세워서 붙이기 때문에 입체감이 돋보이고 그림자가 생겨 조명에 따라 작품의 느낌이 수시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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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링 기법은 세공업자가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코일을 이용한 세공 기법과 그 원리가 같다. 르네상스 시대 수도사들이 성전에 금종이를 이용해 종교적 장식품을 만들었던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가 18세기 초 영국에서 종이 제조기가 발명되면서 퀼링은 전성기를 맞게 된다. 당시 성직자들과 중상류층 여성들이 취미생활로 퀼링을 주로 즐겼으며, 가구나 촛대 장식용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대에 들어와서 퀼링은 독특한 질감과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모양으로 현대미술과 접목해 페이퍼 아트워크, 3D 입체적인 작품들 등 다양한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Couple of hearts made of paper on white background

 

세계적인 페이퍼 퀼링 아티스트의 작품들

퀼링 기법은 그 독특함 때문에 타이포그래피와 함께 많이 사용되며, 광고 등에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퀼링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세계적인 페이퍼 퀼링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살펴보자.

 

유리아브로드스카야

러시아의 유리아브로드스카야(YouriaBrodskaya )는 퀼링과 타이포그래피를 접목한 페이퍼 그래픽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디자이너이다. 수백 장의 종이를 촘촘히 세워 만든 그녀의 작품은 섬세하고도 화려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의 작품들은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제품 로고, 광고, 패션지 등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조형물뿐만 아니라 인물을 퀼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녀의 작품들은 물감으로 그린 것 이상으로 주름과 명함 표현이 살아나 무척 사실적으로 보인다.

유리아브로드스카야 홈페이지 :http://www.artyulia.com

 

Party Streamer

 

세나 루나

취미로 시작했던 작업이 직업이 된 사람도 있다. 터키의 세나 루나(Sena Runa)가 바로 그런 사례다. 그녀는 퀼링에 재미를 느끼고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둔 채 전업 페이퍼 퀼링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그녀는 사진이나 잡지, 소소한 일상에 영감을 얻는다. 그녀의 작품들은 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퀼링이 얼마나 다양하고 개성적인 세계를 표현해낼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어린왕자, 라푼젤과 같은 동화부터 열기구, 성, 코끼리, 첼로와 기타, 카메라 등 다양한 주제로 재미나고 따뜻한 감성을 표현하는 세나 루나. 어쩌면 좋아하는 것을 평생의 직업으로 만든 그녀의 열정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아닐까?

세나 루나 인스타그램 :Instagram @Senaruna

 

리사 닐슨

미국의 리사 닐슨(Lisa Nilsson)은 비저블 휴먼 프로젝트(Visible Human Project)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죽은 사람의 인체를 0.1mm 간격으로 잘라 그 단면을 촬영해 컴퓨터 상에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작업이다. 의학의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가퀼링 아티스트의 창조력과 접목하면서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리나 닐슨 홈페이지 :http://lisanilssonart.com/home.html

 
 
 

Scissors

 

나만의 퀼링아트 작품을 만들어보자

앞서 본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에 주눅이 들어 퀼링아트에 선뜻 발을 들이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퀼링아트는 약간의 끈기와 집중력만 있다면 누구라도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도구를 살 필요 없이 기본적인 도구인, 다양한 색깔의 띠지와 공예용 풀, 송곳 등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작품 만드는 시간과 과정을 줄일 수 있게 도와주는 전문적인 재료와 도구도 인터넷에서 쉽게 살 수 있다.

 

Engineering

 

다음은 퀼링아트를 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이다. 먼저 종이 띠지를 감을 수 있게 도와주는 이쑤시개, 송곳이 필요하다. 좀 더 쉽고 정교하게 종이를 감기 위해 종이 감기용 바늘 도구나 홈이 있는 종이 감기 도구를 이용할 수도 있다.

또한 작업을 위해서는 감아 놓은 종이를 둘 수 있는 작업 판, 가위, 핀셋, 칼, 커팅 매트, 양면테이프, 스카치테이프, 공예용 풀이 필요하다. 정교한 디자인을 위해 그래프 종이와 컴퍼스, 각도기, 연필을 곁에 두는 것도 좋다.

또, 감기 빗을 이용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본 모양에 더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다. 물론 집 안의 빗을 이용해도 무방하다. 이용 방법은 빗의 홈에 종이를 순서대로 끼워 감으며 다양한 연출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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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감은 뒤 링, 눈물, 반달, 네모, 다이아몬드, 별 등 손으로 눌러 만들 수 있는 모양은 수십 가지에 달한다. 이렇게 종이를 감아서 한데 모아 붙이고 디자인에 따라 최종적으로 작품을 완성해보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담아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손수 만든 퀼링아트로 장식해 선물한다면 받는 사람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퀼링아트 기본 테크닉 배우기 :https://www.youtube.com/watch?v=wULr0mYYr8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