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만개한 꽃, 따스한 햇살과 바람이 불어오는 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매년 똑같은 걷기 코스가 지겹다면 차 없는 거리를 찾아가보자. 복잡한 자동차들 사이에서 벗어나 한가롭게 걸을 수 있는 차 없는 거리는 문화, 예술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이 중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는 서울 중심의 차 없는 거리 몇 곳을 소개한다.
복잡한 도심, 차와 매연으로 가득한 이 도시는 편리함이 많지만 가끔 답답해지곤 한다. 여유 있게 산책을 할 만한 공간도 없이 주차장처럼 도보 위를 점령하고 있는 자동차들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고자 전국 곳곳에서는 보행전용거리 즉,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차가 다니던 거리를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가득한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여유를 찾아주는 차 없는 거리, 어떤 곳들이 있을까?
서울의 중심에서 문화 산책을 즐기다! 세종대로 보행전용거리
광화문 삼거리에서부터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이어진 550m 구간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세종대로 보행전용거리다. 7~8월의 혹서기를 제외한 3월부터 10월까지 매월 첫째주 일요일과 셋째주 일요일에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매달 새로운 행사들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희망나눔장터, 가족나들이 축제, 여름나기 물놀이 축제 등 시의성과 계절성이 있는 행사들이 계획되어 있다.
혹, 자신이 노래나 마임, 공연, 전시 등을 하고 싶거나 새로운 행사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신청서를 보낼 수도 있다. 서울시에서 심사 후 행사 진행을 지원하고 있으니 끼와 재능이 많은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고즈넉한 돌담길을 걸으며 점심 산책을! 덕수궁길 보행전용거리
덕수궁길 보행전용거리는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딱 2시간 동안만 운영된다. 정동 덕수궁길 대한문부터 원형 분수대까지 310m 거리에는 점심시간마다 직장인들이 가득하다. 이곳에서도 요일마다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월요일은 공연, 연주 등이 진행되는 문화가 있는 거리, 화, 목요일에는 여유 있게 덕수궁 길을 산책할 수 있는 도심 속 산책 행사가 진행된다. 수요일에는 도시락과 다과를 먹을 수 있는 탁자가 설치되는 도시樂 거리, 금요일에는 사회적 기업이나 장애인 기업의 공예품을 판매하는 아트마켓이 열리고 있으니 덕수궁길 근처에서 직장을 다니거나 평일에 시간이 있다면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이곳에서도 공연을 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이메일이나 팩스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수요일에 진행되는 도시樂 거리의 테이블을 이용하고 싶다면 미리 신청해야 하니 홈페이지를 확인하자.
도심 속 시원한 물줄기가 있는 곳, 청계천 보행전용거리
아무리 차가 없어도 도심은 답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겐 청계천 보행전용거리를 추천한다. 청계광장부터 삼일교까지 쭉 뻗은 880m의 거리는 매주 토요일, 일요일과 공휴일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1인용, 커플, 가족 등을 위한 자전거를 빌려주는 부스도 있으며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행사와 공연 등이 준비되어 있다.
청계천 보행전용거리의 장점은 바로 자연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청계천은 2005년 복원 사업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걷다 보면 일상의 스트레스를 훨훨 날려보낼 수 있다. 매년 11월에는 서울빛초롱축제가 열리기도 하며 3월부터 12월까지 매주 수~토요일에 운영되는 청혼의 벽은 많은 커플들의 청혼, 고백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지만 주말마다 도로를 꽉 채운 자동차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가까운 도심에서 봄 산책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평소 차를 타고 무심코 지나쳤던 장소들을 자신의 두발로 걸으면서 다시 한 번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스트레스 가득했던 의미 없는 일상이 새롭게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