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 지진으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수습하기에도 벅찬 환경에서 제2차 피해가 발생해 그 이목이 집중되었다. 1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이 질병은 바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심부정맥혈전증이다.
혈전으로 인해 심부정맥이 막히는 현상
심장에서 몸의 각 기관으로 피를 보내주는 것은 동맥이다. 그 피가 몸을 돈 후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가득 싣고 심장으로 되돌아오는 혈관이 바로 정맥이다.
정맥은 피부 바로 아래의 표제정맥, 근육에 둘러싸인 심부정맥, 이 둘을 연결하는 교통정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심부정맥에 피가 응고된 덩어리인 혈전이 발생해 정맥이 막히는 병을 심부정맥혈전증이라 한다. 주로 종아리와 허벅지에 많이 발생하지만 팔이나 골반 등에서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오랜 기간 움직이지 않거나 장시간의 비행기 여행, 병원에 입원한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구마모토 지진 피해로 주거지를 잃은 주민들이 승용차와 같은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생활을 한 것이 심부정맥혈전증의 원인이 된 것이다. 이 밖에도 나이가 많은 사람, 선천적으로 피가 잘 굳는 사람, 비만인 사람, 암에 걸렸거나 임신한 사람 등에게 잘 나타난다.
□ 산출조건(하지의 기타 심부혈관의 정맥염 및 혈전정맥염)
상병코드: I802 / 심사년월: 2013-2015년 / 지급구분: 지급(심사결정분) / 약국 및 한방제외
□ 제공: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 상병별 심사현황은 요양기관에서 환자진료 중 진단명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의 호소, 증세에 따라 일차 진단명을 부여하고 청구함으로써 실제 최종 확정 진단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2,873명이다. 연령별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70세 이상이 39.6%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20.4%, 50대가 17.4%로 나란히 뒤를 이었다.
심부정맥혈전증의 대표 증상
심부정맥혈전증이 의심된다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팔이나 다리가 갑자기 심하게 붓고 탱탱해지거나 걸을 때 통증, 심한 경우에는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정맥이 커져서 튀어나와 보이거나 피부가 붉고 파랗게 보이는 경우, 발을 위쪽으로 젖혔을 때 장딴지 근육에 통증이 느껴지면 심부정맥혈전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한쪽만 발생한다.
위 표의 점수를 합했을 때 3점 이상은 심부정맥혈전증일 가능성이 높다. 1~2점인 경우도 17% 정도의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진단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당한 운동이 예방의 첫걸음
심부정맥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상황과 마주했을 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장시간 좁은 차나 비행기 여행 시에는 장딴지 근육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혈전이 형성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행 직전이나 여행 중 충분하게 수분을 섭취하되, 알코올이나 카페인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수면제는 되도록 먹지 않으며 비행기의 경우 복도를 걸어주는 것이 좋다. 차를 타고 이동을 한다면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러 몸을 풀어주어야 한다. 좌석에 앉아서는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운동을 하고 다리나 허리가 조이는 의상은 피해야 한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경우는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땐 걷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수술을 받는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일 경우에는 항응고제 투여나 의료용 고탄력 압박 스타킹, 공기 압박기 등의 기구를 이용해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