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 품은 자연, 플랜테리어

 

아침부터 급한 발걸음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까마득한 고층 빌딩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길을 지나자면, 부드러운 흙 한 줌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어느 틈엔가 사람의 생활에서 자연이 차지하던 비중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요즘, ‘플랜테리어’라 해서 살아있는 자연 식물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 끌어들이는 게 인기라고 한다. 오늘은 이 ‘플랜테리어’ 열풍을 참고하여 어떻게 식물을 우리 곁에 둘 수 있는지 알아보자.

 

 

 

tip101b13062412

 

본능 깊숙이 자리한 자연에의 그리움

자연은 좋다. 녹색이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예부터 그래왔다.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언제나 자연의 곁에서 생활해야 했고, 자연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힘이 들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문명이 지구 전역을 덮기 시작하더니 웬만큼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자연물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항상 그 어딘가에 품고 있었던 듯, 다시금 사람들은 자연과 함께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최근 식물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해지고 이곳저곳의 식물을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나만의 작은 자연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누구나 손쉽게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공들여 돌보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자라며 보람을 선물하는 ‘착한 식물’들이, 우리가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그들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tis014d14080073

 

키우기 쉬운데 예쁘기까지 한 착한 식물들

‘플랜테리어(Planterior)’는 인테리어의 일부로 식물을 차용한 것을 가리키는데, 식물이라는 뜻의 ‘플랜트(plant)’와 인테리어(Interior)가 합쳐진 단어이다. 그런 만큼 개성 넘치게 집안을 꾸밀 수 있는 다채로운 식물들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이런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나름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키우기 쉬운 착한 식물들이 다양하게 등장해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예전부터 키우기 쉬운 식물로 인기가 있었던 선인장도 여러 가지 색과 모양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통통한 잎이 사랑스러운 다육식물(속칭 다육이)을 비롯해 물을 채워주기만 하면 되어 죽이기가 더 어려운 수경식물까지도 많은 종류가 있다. 거기에 유행에 뒤지지 않는 예쁜 모양의 화분들, 그리고 생활 소품을 화분으로 재활용하는 방법들도 인터넷을 통해 널리 번지고 있어 바로 지금, 플랜테리어를 즐기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가습기? 공기청정기? 화분 하나로 해결

하지만 이들이 단지 보기에만 좋은 장식물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특히 실생활과 밀접한 기능을 갖춘 실용적인 식물들이 다수 소개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식물들을 소개해본다.

 

trd032tg16406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호수’와 ‘벵갈고무나무’는 도심에서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약 70%가량의 큰 폭으로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이들 식물은 잎의 왁스층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흡착하거나 잎의 기공으로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제거하며, 화분 표면의 흙이 마를 때만 물을 주면 되어 키우기도 쉽다. 또한 ‘아레카야자’, ‘관음죽’, ‘대나무야자’는 NASA에서 발표한 공기 정화 식물 TOP3에 속하는데 이 식물들은 가습 효과는 물론,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물질도 효과적으로 제거해준다. 그 밖에도 키우기 쉬운 것으로 잘 알려진 ‘산세베리아’는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주고 밤새 산소를 배출해 실내 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유지해준다. 실내의 5%만 이런 식물들로 구성하게 되어도 가습기나 공기청정기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한 효과를 볼 수 있다.

 

yay8578276

 

한여름 우리를 괴롭히는 모기, 이런 모기들을 쫓아내는 천연 방충식물들도 지금 시기에 각광을 받고 있다. 상큼한 레몬향을 내는 구문초(로즈제라늄)와 라벤더는 모기가 레몬향을 기피하기 때문에 모기를 쫓는 효과 낸다고 알려져 있고, 실질적으로 벌레를 잡아먹는 ‘파리지옥’, ‘끈끈이주걱’, ‘모라넨시스’ 등의 식충식물들도 가정에서 키우면 어느 정도 벌레 퇴치 효과가 있다. 의외로 인터넷으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으니 한 번 시도해본다면 어른의 호기심까지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께서 주말 아침이면 물을 주시던 베란다의 정원, 혹은 마당 한 편의 대추나무, 아니면 애지중지하시던 난 화분들. 이 모든 것들이 지금 말하는 플랜테리어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현상이 화제가 되는 것은 젊은 세대들까지 이런 식물들을 생활 속으로 끌어당기고 있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보기에도 좋고 키우기 쉬우며,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는 ‘착한 식물’들, 도리어 기르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