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에 한계란 없다!
고민상담도 재능이 되는 ‘재능마켓’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취업 준비생도 직장인도 마음이 무겁다. 직장을 구했어도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한 가지 직업으로 과연 살 수 있을까? 요즘 직장인들이 하는 말이다. 본의 아니게 백세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늘 노후를 걱정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외에 자신도 몰랐던 ‘재능’이 있다면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재능마켓에서는 취미가 재능으로 인정받고 하나의 원동력이자 희망이 되기도 한다.

 

 

 

Choose your Key

 

특별한 재능을 사고파는 곳

재능기부가 한참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자신의 재능을 다른 사람을 위해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부를 넘어 재능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는 ‘재능마켓’이라 불리는 거래가 활발하다. 재능마켓은 자신의 능력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의 거래를 말한다.
예를 들어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과 중국에서 물건을 구매한 사람이 있다. 중국어를 잘 하는 사람은 중국어를 못 하는 이 소비자를 대신해 배송이 지연된 해외 직구매 건을 대신 해결해준다. 또 전공은 아니지만 알파벳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데 소질이 있는 사람은 개인 이니셜에 맞는 결재용 사인(Sign)을 만들어 준다. 재능마켓에서는 이런 재능 상품을 단돈 5천 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이처럼 재능마켓은 재능을 공유한다는 의미로 가격까지 합리적이다.

 

 

 

Door opening in dark room to show sky

 

장벽의 진입이 낮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국내에서는 2012년 처음으로 재능마켓 ‘크몽’이 스타트를 끊었다. 그 이후 오투잡, 크레벅스, 재능넷 등 다양한 재능마켓이 등장하고 있다. 재능마켓의 경우 판매금액의 20% 정도를 수수료로 지불하면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다. 때문에 큰 투자가 부담스러운 대학생이나 프리랜서, 투잡족에게 호응도가 높다.
재능마켓의 장점은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격증과 시험 성적 등 본인의 전문 지식이나 실력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하지 않는다. 앞서 말한 사인 제작과 해외 직구매 상품 배송 지연 문의부터 모닝콜, 컴퓨터 수리, 표 대신 끊어주기, 같이 쇼핑하기까지 과거에는 인정받지 못한 재능들이 이곳에서는 가치를 인정받고 하나의 상품이 된다. 재능마켓이 활발해지는 이유는 영역의 구분이나 사회적 잣대가 없다는 점에 있다.

 

 

 

Opportunity and possibilities written over a signpost with blue sky in the background

 

판매자와 소비자의 직접적인 거래 ‘평가는 냉정하다’

한 취업사이트 관계자는 불경기의 장기화로 인한 취업난, 평생직장의 불투명화로 젊은 세대의 구직자들에게 재능마켓은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력 있는 판매자로 알려지면서 재능마켓에서 부업을 하던 것을 본업으로 전향하는 사례도 있다. 취업 준비생이던 한 학생은 SNS 채널의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이후 실력을 인정받게 되자 대기업 급여 수준의 수익을 올리며 1인 사업가가 되었다. 브랜드 디자이너였던 한 직장인은 부업으로 시작했던 디자인 재능 판매 일이 호평을 얻으며 월급보다 많은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둘의 공통점은 즉각적인 서비스와 조율, 고객 의도에 맞춰주는 세심함과 꾸준한 노력에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직접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재능마켓에서는 판매자의 능력과 서비스를 보다 냉철하고 솔직하게 평가하게 된다. 때문에 재능마켓에서 소비자들은 진짜 능력자를 판별하는 일종의 심사위원 역할도 한다.

 

 

 

hands painted  in colorful paints

 

이색적인 재능을 지닌 사람들

재능의 의미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이다 보니 재능마켓에서는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재능들이 거래가 된다. ‘대화 서비스’는 답답한 속마음이나 고민을 상담하는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 소셜의 대중화로 만연해진 개인주의 등 외로움을 주변 지인이 아닌 제 3자를 통해 극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이다. 심리 상담 자격증을 지닌 판매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비전문가이다. 재능마켓에서 대화 서비스의 경쟁력은 연애나 여행, 취업 팁, 인간관계 등의 풍부한 경험이다.
해외여행에서 구하기 힘든 좋은 비행기 표 구매와 숙소 예약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유럽여행의 경우 교통비가 고가라 여행경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때 여행을 많이 다녔던 전문가가 합리적인 가격대의 비행기 표를 대신해서 찾아주고 숙소, 각 여행사 일정, 자유여행 스케줄과 예산 등을 현실적으로 정리해준다. 이외에도 중요한 날 모닝콜 해주기, 로고 제작, 헬멧 튜닝 및 도색,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이 있다.

 

 

 

내일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슴이 답답할 때 자신의 숨겨진 혹은 몰랐던 재능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재능마켓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실력가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