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시작, 입동(立冬) 바로알기

양력 11월 7일 혹은 8일.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

 

가을이라고 생각하는 11月에 자리잡은 서리가 내리는 상강과 첫 눈이 내리는 소설의 사이.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푸른 하늘과 잔잔한 가을바람을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벌써 차가운 겨울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가을을 넘어 겨울의 문턱, 입동을 맞이하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입동에 관한 지역별 속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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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의 아름다운 풍속, 치계미

 

치계미는 요즘 말로 일종의 경로잔치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지역의 향약에 따르면 조상들은 입동날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마을 어르신들에게 대접하기 위해서 정성껏 음식을 준비했다고 한다. 본래 치계미란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였는데,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마음에서 기인한 아름다운 풍속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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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문턱에서 나눠먹는 ‘시루떡’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떡을 만들어 이웃과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누곤 했는데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에는 팥을 이용해 시루떡을 만들어 먹었다. 따끈따끈한 떡을 먹으며 추위를 달랜다는 의미와 더불어 시루떡에 들어가는 붉은 팥이 잡귀를 쫒아준다는 주술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일년 중 추어탕이 가장 맛있는 시기, 입동

 

단백질, 칼슘, 무기질이 풍부하여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추어탕. 미꾸라지는 성질이 따뜻하고 몸을 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많은 이들이 뜨끈뜨끈한 추어탕을 많이 찾는다. 요즘은 사시사철 언제든 추어탕을 맛볼 수 있지만 1년 중 추어탕이 가장 맛있는 시기는 바로 입동 즈음이다. 미꾸라지는 이 시기에 많은 영양분을 몸에 축적하고 땅 속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청하기 때문에 살이 통통하게 올라 있다. 미꾸라지 입장에서는 겨울잠을 앞둔 상황에서 참으로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나 겨울을 앞둔 우리에게 보양식으로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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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김장?

 

‘입동 김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입동 즈음 김장을 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오랜 풍습이다. 입동 전후 5일 내외에 담근 김치가 맛이 좋다고 하여 이때 김장을 많이 했는데, 이맘 때 수확하는 무와 배추가 맛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지구 온난화와 비닐하우스 재배의 보편화로 인해 입동 = 김장 이라는 공식은 크게 의미가 없어지기도 했다. 한편, 입동 당일에는 김장을 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믿는 속설도 있는데 이는 김장을 마치면 겨울 준비가 끝났다고 여겨 겨울이 앞당겨지고 추위가 빨리 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