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즐기는 겨울왕국

연일 뜨거운 날씨가 계속된다. 찬물로 샤워하고, 냉장고에서 수박을 꺼내어 우적우적 먹고, 차가운 아이스 커피를 들이켜도 소용없다. 너무 덥다. 에어콘, 선풍기 다 필요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역시 여행이다. 그것도 제대로 시원한 곳, 어디 없을까? 한여름에 만나는 겨울왕국, 시원한 얼음의 나라로 떠나자.

 

 

밀양얼음골

천연 에어컨을 만나라 ‘의성 빙계계곡’

시원한 계곡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계곡 중 하나인 경북 의성의 빙계계곡에서는 천연 에어컨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은 바람구멍이라고 불리는 풍혈과 얼음 구멍이라고 불리는 빙혈이 산 곳곳에 산재해 있어 가만히 앉아 있어도 으슬하게 추운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계곡에 발이라도 담그면 더위는 단박에 물러간다. 주위의 풍광 역시 너무 아름다워서 연인과 함께 여행을 오게 된다면 근처 천 년 숲길을 거닐며, 대화를 나누기도 좋다. 푸른 기운이 가득해서 한여름 지친 당신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멋진 장소다.

 

 

 

영남의 알프스, ‘밀양 얼음골’의성빙계곡

조금 등산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시원한 얼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밀양 얼음골은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신비로운 계곡이다. 천연기념물 22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백악기 시대의 돌더미에서 찬 바람이 솔솔 나오는 곳이다. 이곳은 놀랍게도 삼복더위에 가장 많은 얼음이 어는 곳인데, 따뜻한 기온이 차가운 바위를 스치면서 온도가 낮아지고 지하에서 한 번 더 낮아지면서 다시 밖으로 빠져나올 때 더운 공기와 만나 얼음이 언다고 한다. 그래서 더우면 더울수록 얼음이 얼고, 오히려 겨울이 되면 따뜻한 바람이 솔솔 나오는 곳이다. 여름과 이렇게 잘 어울리는 여행지가 또 있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얼음골 옆의 호박소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다. 방자전에서 방자가 물에 빠진 춘향이를 구해주고 꽃신을 건져내어 주었던 그 계곡으로, 깊이가 6미터나 되어 수영은 할 수 없는 곳이지만 보기만 해도 시원한 물웅덩이가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얼음골팁

 

 

 

 

한겨울스포츠

한겨울 스포츠를 여름에 즐겨라

어딘가를 떠나기 쉽지 않은 학생이라면 겨울 스포츠를 즐겨보자. 특히 최근에는 빙상장이 조성되는 곳들이 많아져서 스케이트를 즐기기 쉬워졌다. 스케이트가 겨울스포츠라는 편견은 버리자. 더운 여름에 시원한 얼음 위에서 한바탕 타고나면 얼마나 시원할지 상상이 가는가? 사실, 굳이 타지 않아도 상관없다. 버려라. 아이스링크 옆에서 얼음 동동 띄운 주스 한 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은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롯데월드나 목동 아이스링크 외에도 대학교나 각 지방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아이스링크장도 많으니 한 번 쯤 이용해보자.

 

 

 

박물관

이젠 박물관도 아이~스

시간상 멀리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홍대 아이스뮤지엄으로 떠나보자. 홍대 아이스뮤지엄은 마치 북극이나 남극에 온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온통 얼음조각으로 구성된 이곳은 펭귄과 북극곰 얼음 조각도 만나 볼 수 있다. 안에서는 오히려 외투를 입어야 할 정도로 쌀쌀한 느낌을 받기 때문에 바깥 온도쯤은 단숨에 잊어버릴 수 있다. 얼음 궁전이나 얼음 미끄럼틀 등은 관람객이 직접 만지거나 사용을 해볼 수도 있어서 실제로 겨울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아이스 뮤지엄이 홍대에만 있는 곳이 아니다. 제주 공항 근처 제주 수목원 테마파크 내에도 아이스 뮤지엄이 위치하고 있다. 덥다는 말이 쏙 들어갈 정도로 시원한 이곳은 얼음 계곡을 비롯해 이글루로 만들어진 얼음 호텔이 있다. 특히 얼음 미끄럼틀이 있는 얼음성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 아이템이다. 입장 시 담요 한 장을 건네주지만, 그걸로는 추위를 이길 수 없으니, 겉옷은 필수로 챙겨가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