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초여름이 들어왔다

초여름 맞이 쿨(cool)한 인테리어

부채 하나 쥐고 모시옷 차림으로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며 여름을 났던 우리 조상들은 여름을 ‘극복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지 않았다.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죽부인을 낀 채 달콤한 낮잠을 즐겼다. 기상 관측에 따르면 올여름 기온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지난 30년 평균 기온(22∼25도)보다 높을 전망이란다. 전기료와 건강을 생각하면 덥다고 집에서 계속 냉방장치를 틀고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소파도 천갈이하고 커튼도 바꾸고 집안 전체를 여름제품으로 바꿀 수 있다면 더없이 좋지만, 계절마다 인테리어를 새로 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가구의 배치를 살짝 바꾸거나 시원한 소재의 소품활용만 잘해도 집안의 바람길을 열어, 더욱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 인테리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 더워지기 전에 집안 온도를 내리는 인테리어를 활용해 여름을 즐겼던 조상님들처럼 더불어 지내는 여름을 맞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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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온도 낮추는 작은 움직임. part1
집 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고, 주어진 공간의 통풍을 조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부피감 있는 가구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쓸모없는 소품들을 없애 여백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거실 한가운데를 장악하고 있는 탁자가 구조조정 1순위다. 잘 쓰지 않는 가전제품이나 장식용으로 자리 잡고 있는 소품들을 잠시 벽장 속으로 밀어 넣어 바람길을 열어 보자. 시각적으로도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이 들뿐더러 꽉 차 있던 공간에 여유가 생겨 한결 바람이 잘 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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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온도 낮추는 작은 움직임. part2
사생활 보호와 자외선 차단을 위해 창 블라인드를 설치한다면 보통 내부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여름에는 외부에 설치하는 것이 현명하겠다. 블라인드를 외부에 설치하면 투과된 일사가 걸러져 들어오지만, 내부에서 막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실내온도를 무려 5도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빛이 많이 들어오는 창문에 나무로 만든 창문을 덧대어 설치하는 경우에는 자외선과 적외선을 모두 가려주고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가 완성된다. 나무는 온도와 습도 조절에 탁월한 기능이 있어 여름철에 안성맞춤인 인테리어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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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온도 낮추는 작은 움직임. part3
식물을 실내에 들여 놓기만 해도 온도를 내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 비율은 공간의 8%가 적당하다. 특히 수경식물은 관리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청량감을 주고 가습효과도 있어 숙면 및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요즘은 벽걸이형 화분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벽에 식물을 심으면 벽의 열기를 차단해 줄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효과까지 있어 일석이조이다. 열대야에 잠 못 이룬다면 다육식물을 침실에 배치해 보자. 다육식물은 밤에 산소를 내는 식물이기 때문에 숙면을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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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인테리어를 이용한 심적 시원함. room
파란색과 초록색 같은 한색 계열은 시원함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끼게 하므로 안방의 침구나 자녀방의 벽지 색으로도 매우 적합하다. 침구에 포인트를 줄 때에는 쿠션이나 배드러너(이불 위에 걸쳐 놓는 장식용 패브릭)로도 충분하다. 한색계열의 단색이나 패턴이 들어간 원단을 알맞은 크기로 잘라 그대로 접어놓으면 적은 비용으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Tip-열대야에 맞서는 여름침구
여름침구의 소재는 땀을 잘 흡수하고 방출이 빠르며 가벼운 것이 좋다. 리플 소재는 천연섬유에 약물과 열처리를 해 통기성이 뛰어나다. 모시보다 시원한 감은 떨어지지만 감촉이 부드러워 아이들용 이불로 적합하다. 피부가 약하다면 면 소재 이불이 제격이다. 단 이불 표면이 밋밋하게 처리되어 있을 경우 몸과 닿는 면적이 넓어 더울 수 있다. 면이나 면 혼방 섬유의 표면을 오톨도톨하게 만든 시어서커를 고르면 몸에 닿는 면적이 줄어 좀더 시원하다. 또 60수와 같이 숫자가 높은 면을 고르면 두께가 얇고 시원하며, 감촉도 부드럽다.
천연섬유인 인견과 삼베, 모시를 소재로 한 침구류도 좋다. 삼베는 다소 성기게 짜여서 감촉이 거칠기 때문에 피부가 약하다면 삼베보다 모시가 좋다. 천연 모시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인조 모시를 선택해 볼 수도 있다. 모시에 비해 흡습성이 조금 떨어지지만 시원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실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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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인테리어를 이용한 심적 시원함. livingroom
여름에는 시각적으로 온도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색상으로는 시원한 바다가 연상되는 파란색과 하얀색, 초록색을 꼽을 수 있겠다. 거실소파 위에 놓인 쿠션과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커튼의 색상은 집안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소품이므로 차가운 느낌을 주는 에메랄드그린이나 하얀색 혹은 푸른계열의 파스텔 톤을 가진 것이 적당하겠다. 쿠션이나 커튼도 거추장스럽다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액자를 걸어 놓거나 포인트벽지를 이용해도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수납을 위한 가구들을 철제 가구로 바꾸기만 해도 여름과 어울리는 거실풍경을 만들 수 있다. 시중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철제 가구에 흰색이나 푸른색으로 페인팅 후 약간의 디테일을 더해 거실 한쪽에 들여놓으면 시원하면서 모던한 거실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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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인테리어를 이용한 심적 시원함. kitchen
주방에서도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투명유리병이나 그릇을 사용해 보자.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청량감을 주는 투명유리 제품들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주방 분위기를 손쉽게 바꿀 수 있다. 투명 유리컵에 물을 담고 초록식물을 한 줄기씩 꽂아 식탁에 올려 놓아보자. 실제온도를 낮춰줄 뿐 아니라 싱그러운 초록색이 보기에도 시원스럽다. 주방 데코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싶다면 접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장소의 용도에 적합한 인테리어 방법으로 주방의 한쪽 벽에 접시를 걸어 놓는 것이다. 싱그러운 색의 접시나 청량한 색감의 패턴이 그려진 접시를 그대로 이용해도 좋고, 평소에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나 패턴을 프
린트 해 붙이거나 수성 물감으로 직접 그려 넣어도 센스있는 인테리어 소품이 될 것이다. 벽에 걸어 놓는 용도이므로 접시는 되도록 가벼운 것으로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