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 기온’ 이라는 문구와 함께 연일 최고 기온을 갱신하고 있는 지금, 드디어 여름이 찾아왔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를 가지고 있지만, 네 개의 계절을 각기 다른 방법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점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매년 기상청에서 흘러나오는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덥다.’ 라는 기상예보가 성큼 다가온 여름을 단단히 대비하라는 경고 메시지로까지 들리기도 한다. 초여름인 6월,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올 무더위와 장마에 맞서기 위해 꼭꼭 숨겨 두었던 갖가지 여름용품들을 하나씩 꺼내놓을 시기이다.
작년 여름을 이겨내 준 여름용품들을 아무리 잘 보관해놓았다 할지라도 청소도 하지 않고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독이될 수 있다는 사실.눅눅한 습기, 불쾌한 냄새, 어김없이 찾아오는 모기나 날파리와의 전쟁을 앞두고 월동준비 못지않은 ‘월하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조금의 노력으로 무더위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여름용품들에게 건강한 여름을 부탁해보자.
방충망
모기와 각종 벌레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방충망은 한번 설치하면 쉽게 탈, 부착하기 어려워 사계절 내내 외부에 노출되어 있고, 바깥 먼지가 쌓여 바람이 들어올 때면 집안의 오염도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해충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므로 되도록이면 자주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방충망 청소 방법은 바깥 면에 신문지를 대고 내부에서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먼지를 빨아들이는 것이다. 물론 뛰어난 먼지제거 효과가 있지만, 고층아파트나 고정된 방충망이라면 하기 힘든 방법이다. 이럴 땐 젖은 극세사 수건에 헤어린스를 묻혀 방충망을 살살 문질러 보자. 위에서 아래로 닦은 후 원을 그리며 닦아주면 방충망 사이사이 낀 먼지들이 쉽게 제거된다. 또한, 린스가 코팅제의 역할을 해서 한번 닦고 난 후에는 먼지떨이로 털어주기만 하면 쉽고 깨끗하게 방충망 청소를 할 수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
여름철 가장 사랑받는 가전제품은 에어컨과 선풍기일 것이다. 기계적으로 바람을 만들어내 호흡기 건강과도 직결되는 에어컨과 선풍기. 한참 사용 중인 여름철에는 종종 청결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보관 중에는 거의 방치상태이기 때문에 먼지를 비롯한 세균과 곰팡이가 가득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 전 청소는 필수관문.
먼저 에어컨은 필터를 분리해서 먼지를 털어주고 샤워기로 세차게 물을 뿌려 먼지를 한번 더 털어낸다. 중성세제를 푼 물에 반나절 정도 담가둔 후 수세미로 닦아서 충분히 헹구어주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후 그늘에서 완전히 건조시킨다. 에어컨 필터를 분리해낸 안쪽에 보이는 냉각 판은 세균과 곰팡이로 인한 악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용스프레이나 에어컨 전용 곰팡이 제거제를 뿌려 냄새와 세균을 없애주는 것이 좋다. 에어컨 송풍구의 먼지는 젖은 수건과 면봉으로 닦아준다. 에어컨 청소 때 간과하기 쉬운 실외기도 반드시 손질하자. 먼지를 털어주고, 물걸레질을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선풍기는 먼지가 잘 달라붙기 때문에 아무래도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날개와 보호망을 분리해서 중성세제를 물에 풀어 닦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낸다. 선풍기 뒷부분의 모터에도 먼지가 잘 끼기 때문에 청소기로 빨아내거나 부드러운 솔로 먼지를 털어준다.
여름 침구
여름에는 기온이 높은 만큼 습도도 높아서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다. 특히 실내 습도를 많이 흡수하는 이불은 쉽게 눅눅해져 곰팡이와 진드기 등의 번식이 늘어나서 각종 피부질환이나 비염 등의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열대야를 이기기 위해 꺼낸 여름 이불을 좀 더 청결하게 해야 할 이유이다. 먼저 여름 이불의 소재를 파악하여 그에 맞는 세탁법을 고른다.
세탁을 마친 이불은 햇살 좋은 날 일광건조를 하면 살균 효과도 있을뿐더러 건조된 후 막대기 등으로 털어주면 집먼지진드기를 털어내는 데 효과적이다. 여름철 내에도 햇빛에 수시로 말려 일광소독을 해주도록 한다. 매트리스는 두드려서 먼지를 가볍게 털어내고 매트리스 전체에 베이킹소다를 솔솔 뿌린 후 30분쯤 지나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면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또한, 베이킹소다는 냄새를 중화시켜 탈취에도 효과적이다.
TIP. 소재별 세탁법
일명 ‘지지미’라 불리는 대중적인 여름 소재, ‘리플’
여름 이불은 차가운 성질의 소재에 특별한 가공을 해서 피부에 닿는 면을 최소화 하여 시원한 느낌이 지속되도록 한 것을 추천한다. ‘지지미’라고도 불리는 리플 원단이 가장 대표적이며 주로 면 소재에 물결 모양으로 요철을 준 것이 특징이다. 소재의 요철 덕분에 통기성이 좋아 이불을 덮으면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든다. 세탁기를 사용해 물빨래를 해도 무방하므로 자주 세탁해야 하는 여름 이불로는 제격인 소재이다.
나무를 덮는다. 펄프 소재, ‘인견’
인견의 주원료는 천연 목재 펄프에서 추출한 재생 섬유다. 나무소재의 차가운 촉감과 청량감을 그대로 가져온 인견은 ‘에어컨 이불’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소재 특성상 땀띠, 알레르기성, 아토피성 피부 환자와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의 사람들이 크게 선호한다. 그러나 물과 닿으면 강도가 낮아지고 수축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가볍게 울 세탁하고 약하게 탈수시켜 그늘에 말리는 것이 좋다.
냉방병이 걱정된다면, 도톰한 ‘면’ 이불
여름이라고 무조건 얇은 이불만이 답은 아니다. 약간의 도톰한 느낌이 있는 면 이불은 밤 사이 내려가는 체온을 유지해준다. 누빔 처리가 돼 있는 여름 면 이불은 가볍고 촉감도 좋다. 최근에는 ‘바이오 워싱’이라고 하는 효소 액을 사용해 멸균 처리 가공 과정을 거친 소재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자리
무더운 한여름을 시원하게 나게 해주는 용품으로 대자리를 빼놓을 수 없다. 거실바닥에도, 침대 매트리스 위에도 놓이는 대자리는 습기에 약해 보관 중에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피부에 직접 닿는 여름용품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보고 될 수 있으면 자주 닦아주는 것이 좋다. 대자리에 곰팡이가 피었다면 화학세제 보다는 베이킹소다와 식초로 닦아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곰팡이가 핀 곳에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그 위에 분무기를 이용해 식초를 뿌려 닦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