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내 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4월은 피크닉 가기에 좋은 달이다. 도시락을 싸서 새싹이 돋아나는 공원을 찾아도 좋고, 로맨틱한 콘서트와 뮤지컬이 있는 공연장을 찾아도 좋다. 이색적인 볼거리와 먹거리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데이트 명소를 산책 삼아 걷는다면 큰 준비도 필요 없다. 이 봄, 당신의 사랑을 더욱 피어나게 할 피크닉 명소를 소개한다.
봄이 가장 먼저오는 공원
한결 가벼운 옷차림. 아직 피지 않고 방울만 맺힌 꽃봉오리,
초록의 이파리로 푸르게 변한 공원을 찾아보자.
서울에만 무려 16개 큰 공원이 있다. 특히 ‘한강 르네상스 특화사업’으로
한층 아름다워진 한강은 봄나들이 장소로 빼놓아서는 안 된다.
봄볕과 봄바람으로 피크닉 분위기가 조성된 서울의 공원 중 다음 세 곳을 추천한다.
잠실철교에서 영동대교 사이에 위치한 공원으로 할미꽃, 노루오줌, 며느리배꽃 등 우리나라의 토종 꽃을 감상할 수 있다. 공원 한쪽에 자리한 ‘잠실어도’에서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산란기 물고기들이 떼 지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장관을 보기 위해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한강시민공원 홈페이지(hangang.seoul.go.kr)에서 자리 확보를 위한 사전 신청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공원 근처에는 잠실종합운동장, 롯데월드, 올림픽공원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있으니 함께 할 수 있는 코스를 짜기에도 좋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커플이라면 따뜻해진 봄바람을 마주하고 달려보자. 스트레스를 날려보낼 수 있다. 한강 자전거길을 달리다 만나게 되는 서울숲은 한강 자전거길과 바로 연결된 데다 곤충식물원, 나비 정원, 습지초화원, 사슴 우리 등 자연의 볼거리가 가득하다. 서울 중심지에 이렇게 넓은 자연이 펼쳐져 있는 것이 의외라고 느껴질 정도다. 방문자센터에서 가이드맵을 받으면 서울숲 곳곳을 둘러보기가 한층 쉽다.
봄에는 역시 화사한 꽃놀이가 제격이다. 서울만 해도 꽃놀이 명소가 곳곳에 있지만, 인파로 발 디딜 틈 없는 여의도나 남산보다는 조금은 여유로운 서울동물원을 추천한다. 매년 4~5월이면 ‘봄꽃 페스티벌’이 열리며, 3백 종 1만여 점의 봄꽃과 조형 작품이 테마별로 꾸며진다. 세계적인 수준의 가드닝이 되어 있어 사진 찍기에도 제격이다. 4.6㎞ 구간에 만개하는 벚꽃 터널은 반드시 가봐야 할 포토존이다.
지금 가장 잘나가는 경리단길
요즘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을 꼽으라면 바로 이태원 경리단길을 꼽는다.
독일 제빵사가 만든 빵집, 푸아그라를 맛볼 수 있는 스위스 레스토랑, 폴란드 공방에서
직접 가져온 그릇을 파는 가게 등 이색적인 볼거리와 다양한 먹거리로 가득하다.
오르막길을 따라 비스듬히 세워진 낮은 가게들과 탁 트인 전망은 그야말로 최고의 풍경이다.
길을 다 걷고 나면 남산공원으로 가서 야경을 보거나 이태원 거리로 내려가 쇼핑을 즐겨도 좋다.
경리단길 초입에 있는 컵케이크 전문점이다. 입구에 서 있는 ET 모형만 봐도 여기서 파는 컵케이크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십자가, 해골, 벌레, 도끼장식, 눈알 등 뻔한 모양은 하나도 없다. 이렇듯 엽기적인 모양의 컵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한 맛은 묘한 즐거움을 준다. 매장에 놓여있는 장식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이 카페는 커피만 팔지 않는다. 테마별 전시는 물론, 책을 사고 고를 수 있으며, 생화엽서처럼 감성이 묻어나는 이색 소품도 구매할 수 있다. 복합 문화 공간의 대표주자답게 메뉴판 하나도 색다르다. 신문처럼 만든 메뉴판에는 폴의 머랭 공장, 낯선 물방울 칵테일, 개미 폭풍 등 독특한 메뉴명으로 꽉 차있다.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것도 칭찬할 만한데 컵이나 음료의 모양이 특이해 먹는 재미를 더했다. 오전에 가지 않으면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폴란드 그릇가게 노바
100% 핸드메이드로 똑같은 모양의 그릇은 하나도 없다는 가게다. 주인이 직접 폴란드의 여러 공방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무늬의 컵과 그릇을 수집해 놓았다. 중부 유럽 국가인 폴란드는 북부와 남부의 느낌을 섞어 흔히 볼 수 없는 기하학 패턴을 만들어내는데, 이런 화려한 무늬의 그릇은 무엇을 담더라도 요리를 돋보이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공예품답게 컵 하나에 2~4만 원대로 가격은 전체적으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굳이 사지 않고 사진만 찍어도 환영한다니, 구경삼아 들어가 봐도 무방하다.
예술에 눈뜨는 봄을 만나다.
피크닉이라고 해서 무조건 밖으로 다닐 필요는 없다.
차분히 문화충전을 즐기는 것 역시 마음의 소풍이 될 수 있다. 특히 4월에는 세계적인
가수들의 내한공연이 줄을 잇고, 생동하는 봄을 전달하려는 아트 페스티벌이 장기간 열린다.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한 뮤지컬과 연극 소식도 들어와 있다.
페스티벌 봄은 매년 봄, 서울을 중심으로 현대 무용, 연극, 미술, 음악, 영화, 퍼포먼스 등 현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초대형 페스티벌이다. 무엇보다 2007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8회를 맞은 만큼 수준이나 규모에 있어 믿고 봐도 될 정도로 공인된 문화행사다. 3월 14일부터 4월 13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며, 스페인, 브라질, 노르웨이에서 일본, 중국, 미얀마 등 15개국에서 47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만큼 현대 예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서울을 넘어 부산과 요코하마 3개 도시에서 동시 개최된다.
가장 뜨겁게, 친근하게 만나는 공연은 역시 콘서트다. 특히 올 4월에는 초대형 뮤지션들의 내한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먼저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월드 투어 ‘문샤인 정글투어’의 일환으로 오는 4월 8일 내한한다. 2010년 데뷔한 이래 ‘메리 유(Marry you)’,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등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히트곡들을 낸 그는 벌써부터 티켓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에릭 클랩턴, 지미 페이지와 함께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손꼽히며 살아있는 ‘기타의 전설’로 불리는 제프 벡도 오는 4월 26일 내한해 록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브루노 마스 ‘문샤인 정글투어’는 4월 8일 오후8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단 2장의 앨범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브루노 마스의 공연은 내한공연 요청이 쇄도한 만큼 올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세계 34국에서 총 101회의 걸쳐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진행되는 이번 2014 브루노마스 첫 내한공연의 티켓은 3월 21일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히트 만화이자 정지훈,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큰 인기를 얻었던 <풀하우스>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4월에 공개된다. 한집에 살며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게 되는 두 남녀의 이야기인 <풀하우스>는 연인이 함께 즐기기에 꼭 맞는 작품이다. 특히 <싱글즈> 등 로맨틱 뮤지컬을 주로 만들어온 성재준 씨가 연출을 맡고, 실력파 아이돌인 비스트의 양요섭과 에이핑크 정은지가 남녀주인공을 맡아 기대감을 높인다. 4월 11일부터 대학로에서 만날 수 있다.
뮤지컬 풀하우스
창작 뮤지컬 ‘풀하우스’는 서울 종로 연건동에 위치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 곳은 대극장 1,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객석 높이 차이가 적고 무대가 높은 편으로 어느 객석에서나 공연을 잘 관람할 수 있다. 4월 11일부터 6월 8일까지 열리는 이번 공연의 묘미는 아무래도 유명 아이돌과 같은 낯익은 얼굴들이 출연하므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배우가 있다면 그 배우가 공연하는 날짜에 맞춰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공연의 즐거움을 배로 느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