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반가운 그 곳, 공덕시장

지하철 5•6호선이 만나고 경의선과 인천공항철도가 연결된 교통의 요지. 공덕역 5번 출구 가까이 위치한 공덕시장은 점포수가 21개뿐인 소형시장. 그러나 맛좋은 족발집과 이름난 전집이 24시간 불을 밝히고 배고픈 손님들을 맞이하는 유명 먹거리시장이다. 그러나 안전 및 화재의 위험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2014년인 올해 이 곳 마포공덕시장에 마포의 상징인 황포돛배를 형상화한 현대적 디자인의 복합쇼핑 테마타운이 들어서면서 지금보다 더 쾌적하고 편리한 쇼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고 한다. 새롭게 변화하기 전, 따뜻함과 넉넉함이 고즈넉하게 배어있는 공덕시장의 모습을 건강나래가 함께 했다.

 

 

 

공덕시장 하면 ‘전’이지

 

사실 요즘 공덕시장을 찾는 손님의 절반은 ‘전집’을 찾아오는 이들이다. 입구에서 볼 수 있는 마포할머니 원조빈대떡과 청학 동 부침개 집은 TV에서도 여러 번 소개되었을 뿐 아니라 전국 서 택배주문이 밀려들 정도로 유명한 ‘전 전문점’이다. 새송이 고기전, 오징어순대전, 새우 튀김 등 40여 가지나 되는 다양한 전과 튀김을 직접 골라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설과 추석만 빼고 360여일, 24시간 운영하는 가게는 언제든 출출할 때 방문할 수 있는 ‘한 잔의 장소’이기도 하다. 늘 손님이 몰리는 이곳이 특별히 바빠지는 때가 명절 한 주다. 제사상에 올릴 음식과 선물용 세트, 이바지 음식, 맞춤음식 까지 전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주문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특히 손이 많이 가고 종일 기름에 부쳐야 하는 전은 명절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골칫거리. 요즘 주부들은 차례상에 올릴 기본 전(김치 전, 표고전, 녹두전, 동태전 등)부터 가족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 한 전을 주문한다고 한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유명한 공덕시장 전의 비결은 무엇일까? “전과 튀김을 한 바구니로 먹어도 느끼하지 않다”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증언이다. ‘청학동 부침개’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는 이런 맛의 비결을 ‘깨끗하고 신선한 재료’로 꼽았다. 손님이 많아 계속 새로 전을 부치기 때문에 신선한 맛이 유지된다는 것. 또 유명한 가게의 이름 때문에라도 기름이며 재료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한다.

 

 

 

시장에서 설을 준비하는 이유

 

er공덕시장의 큰 문은 전집이 지키고 있지만, 거기서 멈추지않고 안으로 들어오면 정육점과 야채가게, 청과, 생선을 살 수 있는 작은 시장이 펼쳐진다. 이곳은 술 한 잔에 전 한 입 하려는 손님 들 대신 십 수 년 씩 가게주인과 얼굴을 보고 지내온 마포주민 이 주로 찾는다. 12년차 마포주민 정나경 주부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마다하고 공덕시장에서 제수용품을 준비한다.   그녀가 ‘원하는 물건이 여기에만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대량으로 저렴하게 판매할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데 반해 공덕 시장은 신선한 물건을 소량이라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얼굴을 익히게 되면서 필요한 재료는 구해다 주거 나 사전에 연락을 주기도 한다. 단골이 된 후로는 싸게 주거나, 덤을 얹는 일도 빈번하다고 했 다. “싸다고 사서 쟁이는 용도가 아니라면 좋은 품질의 재료를 필요한 것만 살 수 있는 재래시장이 낫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공덕시장을 이용한 지 1년이 안 된 우수연 주부는 설 음식 준비 에 쓸 채소와 과일, 생선과 고기 모두를 공덕시장에서 해결한다 고 했다. 서울에 모이는 가족이 대가족이 아니라 크게 준비할 필요가 없고, 평소 다니던 시장에서 준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는 설명이다. 이어 공덕시장 물건이야말로 믿을 수 있다고 덧붙 였다. “다니던 시장에서 구매하면 설 특수라고 바가지 쓰는 일 이 없어요. 떡이랑 만두피도 국산 쌀로 뽑는 여기 가게를 이용 하구요.” 아는 얼굴의 주인에게 평소 이용하던 믿을 수 있는 상 품을 구하는 것. 그것이 그녀의 설맞이 물품 구매 노하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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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을 모이게 하는 족발 한 접시

 

장충동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하는 공덕동 족발은 입구에 가장 먼저 골목은 열고 간판을 세울 만큼 공덕을 대표하 는 메뉴이다. 족발 골목을 들어서자마자 살이 많고 쫀득한 앞다리와 콜라겐이 많다는 뒷다리가 모락모락 김을 내 며 손님을 유혹한다. 족발집에는 설이나 추석이라는 이유로 손님이 많아지는 명절특수는 없다. 다만 평소 회식삼 아 족발 한 접시에 술을 걸치러 오는 회사원보다 가족과 친척이 어울려 오는 비중이 높아질 뿐이다. 술을 마시는 이들보다 가족과 한상 차리기 위해 포장하는 손님도 많다. 연중 무휴지만 설과 추석 연휴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