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아이언 자이언트

(The Iron Giant, 미국, 2001, 8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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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인크레더블”, “라따뚜이”의 연출을 맡았던 “브래드 버드” 감독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개봉 당시에는 감독과 제작사 워너의 불화로, 제작사가 홍보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서 극장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후 입소문을 타고 재평가된 작품이다.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와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로, 미국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던 1950년대 후반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정부가 군대를 동원하여 외계에서 온 침입자를 찾아 제거하려고 하는 가운데, 소년 “호가드”는 무쇠를 먹어치우는 정체불명의 거대 로봇을 만나 우정을 나누어 간다.

 

추천 포인트 – 쇳덩어리에 불과한 살인병기가 생명의 존귀함을 깨달아 가는 장면에서, 비록 로봇물이지만 미국 가족 대상 애니메이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 프랑스,2 010, 드라마, 8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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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코미디의 거장 “자크 따띠”의 원작을 바탕으로,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 “윌로씨”의 모습과 행동을 그대로 모사해서 주인공 캐릭터로 생생하게 되살려낸 작품이다. 텔레비전과 영화, 록 스타의 유행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늙은 마술사가 자신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찾아 떠돌던 어느 날, 스코틀랜드의 한 선술집에 공연을 하던 중 소녀 “앨리스”를 만나게 된다. 그의 무대에 반해 무작정 여행에 따라 나선 소녀와 그녀의 동심을 깨지 않기 위해 마술사가 벌이는 행동들이 마술사의 남은 삶을 바꾸어 놓게 된다. 자극적인 요즘 상업애니메이션들에 비하면 느린 전개로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늙은 마술사의 황혼을 좇다보면 마술 같은 인생의 뒤안길과 가슴 시리게 마주치게 된다.

 

추천 포인트 – 연필로 그린 듯한 수채화 같은 배경과 섬세하고 부드러운 캐릭터의 동작들이 만들어내는 환영이 예술적이다.

 

 

 

오스카의 오아시스

(투바엔터테인먼트, 한국, 2011, 10분*7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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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에 국산 애니메이션이 없어서 섭섭했다면, 그리고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없어서 아쉬웠다면 “오스카의 오아시스”를 추천한다.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만 존재하던 2011년, 도무지 호감이 가지 않을 것 같은 징그럽고 더러운 두 마리의 벌레로 캐릭터 시장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애니메이션 “라바”를 만든 투바엔터테인먼트가, 라바 바로 직전에 내놓았던 시리즈가 오스카의 오아시스다. 도마뱀 “오스카”는 먹을거리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불모의 사막에서 파리 한 마리를 잡아먹기 위해 “하치”, “포피”, “버크” 삼총사와 쫓고 쫓기는 레이싱을 벌인다. 러닝타임 내내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몸 개그의 향연으로, 애니메이션 장르만이 보여줄 수 있는 코믹함의 절정을 선사해준다.

 

추천 포인트 – 라바 벌레들의 혓바닥 신공이 어디서 나왔는지 원조가 궁금했다면, 오스카의 오아시스를 반드시 보라.

 

 

 

강철의 연금술사

(鐵の鍊金術師, FULLMETAL ALCHEMIST, 일본, 2003+2009, 26분*51편+26분*6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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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카와 히로무”의 동명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물체들을 물질로 분해하고 이를 재구축함으로써 전혀 다른 물체를 만들어내는 연금술의 나라 “아메스트리스”를 배경으로, 인체 연성을 시도하다 자신의 팔을 잃고 대신 기계 팔을 장착한 “에드워드”와 갑옷의 몸을 갖게 된 동생 “알폰스”가 자신들의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2003년 만화 연재 중에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으나, 애니메이션 제작 속도가 원작 만화를 따라 잡는 바람에, 만화와는 다른 스토리로 전개되었고, 결국 2009년 불과 6년만에 오리지널의 결말을 그대로 담은 버전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앞 버전은 결말이, 뒷 버전은 앞부분이 불친절하다는 의견이 있어, 두 버전을 순서대로 모두 시청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추천 포인트 – 서로 다른 연금술을 구사하는 연금술사들의 대결이 볼만하고, 현자의 돌, 호문쿨루스 등 무수히 뿌려진 단서들을 풀어 나가는 재미가 있다.

 

 

 

천원돌파 그렌라간

(天元突破グレンラガン, 일본, 2007, 26분*2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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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만든 가이낙스(GAINAX)에서 제작한 로봇애니메이션이다. 어두운 지하세계에 갇혀 땅만 파던 소심하고 용기 없던 소년 “시몬”은, 특별한 나선螺旋 드릴 촉을 만난 것을 계기로 지상으로 뛰쳐나간다. 인류를 절멸시키려는 “안티스파이럴” 세력에 맞서 싸우기 위해, 시몬은 동료들인 “대그렌단”과 함께 우주로 나아간다. 리얼 로봇물 들의 홍수 속에서, 뭇 소년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7-80년대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의 단절된 계보를 제대로 이은 열혈 로봇물이라는 평가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재미와 비평 면에서 모두 극찬을 받았던 시리즈지만, 남성 위주의 작품이라 여성들은 다소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추천 포인트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무한 확장되는 세계관과 깨알같이 박아 넣은 걸작 애니메이션들에 대한 오마쥬가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