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달콤한 힐링, 디저트 골목길을 가다

 

 

2월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들뜨고 달콤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간이다. 졸업, 밸런타인데이, 설날 연휴 등 축하하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일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겨울 내내 사물을 얼게 만들었던 추위가 사라지고 온기가 서서히 느껴지는 시기, 달콤한 디저트로 입안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 1월이 지난 한해를 보내고 신년을 맞이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에게 달콤한 선물로 힐링을 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이 동시에 느껴지는 2월, 달콤한 향으로 발걸음을 이끄는 홍대 근처 디저트 골목을 찾아가 보았다. 홍대 디저트 골목길 중에서도 ‘수제’로 만들어 더 따듯하고 특별한 디저트 맛집을 기분 따라 즐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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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꽃크레페

악마의 잼으로 달콤함에 중독되다

 

평소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가끔은 달달한 디저트가 당길 때가 있다. ‘악마의 잼’, ‘마약잼’으로 불리는 ‘누텔라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달꽃크레페’를 꼭 맛봐야 한다. 2호선 홍대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달꽃크레페, 달꽃이라는 말은 ‘달콤한 꽃다발’의 준말이라고 한다. 이곳은 누텔라잼을 기본 베이스로 발라 크레페를 만든다. 이 집의 매력 포인트는 누텔라잼과 함께 얇고 바삭한 반죽에 있다. 달꽃크레페를 열기 전, 대표는 직장인 생활을 하면서 주말마다 푸드 트럭에서 크레페를 팔았다. 누텔라 크레페가 꾸준한 인기를 끌자, 그는 본격적으로 디저트 가게를 차렸다. 이 집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얇고 바삭한 반죽의 맛은 지난 3년간 푸드 트럭에서 쌓은 노하우의 결과물이다. 총 9가지의 메뉴 가운데 ‘누텔라 바나나+아몬드 크레페’와 ‘누텔라 딸기+생크림 크레페’가 인기 메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3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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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뾔이따쥬

버터의 풍미가 살아있는 프랑스식 크루아상

 

크루아상의 맛은 거기서 거기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이이 있다면, 베이커리 ‘르뾔이따쥬’를 추천하고 싶다. 크루아상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르뾔이따쥬(Le Feuilletage)는 ‘쌓아 올리기’라는 의미로, 크루아상과 밀푀이 등과 같이 겹겹이 쌓아 만드는 패스트리 빵만을 만든다. 이곳은 합정동과 상수동 중간쯤에 위치해 있는데, 골목길 사이로 꽃과 토끼 등이 귀엽게 그려진 벽화가 보이는 베이커리 집을 찾으면 된다.

이 집은 빵에 들어가는 버터, 밀가루, 소금 등의 재료를 모두 프랑스에서 직접 가져올 만큼, 재료에 대한 철학이 남다르다. 이즈니(Beurre d’Isigny)와 함께 명품 버터로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에쉬레(Beurre d’Échiré)와 엘르앤비르(Elle&Vire) 버터 등의 질과 풍미로 이미 인정받은 재료들만을 사용한다. 에쉬레 버터는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1001>이라는 책에 나오는 재료로, 미슐랭 스타 셰프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버터라고도 한다. 원두 역시 스페셜티 커피만 사용한다. ‘스페셜티 커피’란 특정 지역과 기후 조건에서 재배돼 독특한 향기와 맛을 내는 커피다. 색이 변하는 레몬에이드도 판매하는데, 탄산수에 레몬즙을 넣으면 보라색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레몬에이드도 접할 수 있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다.

(마포구 합정동 3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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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스카페

진정한 애플파이와 초코브라우니의 참맛

 

제라스카페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맛이 살아있는 파이로 유명한 디저트 카페다. 대표메뉴는 ‘애플파이’인데 달콤하면서도 사각사각 씹히는 사과의 식감이 살아 있다. 한 입 깨물었을 때, 절묘하게 어우러진 사과와 계피의 향이 코끝을 감도는 게 인상적이다. 파이의 테두리 부분과 바닥은 타르트처럼 단단하게 만들어져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고 바삭함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애플파이만큼 인기가 있는 메뉴는 ‘초코브라우니’이다. 파이메뉴에 1천원만 추가하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 주는데, 브라우니와 아이스크림은 환상의 짝꿍이다. 초코브라우니는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짙은 초콜릿의 맛과 향을 지닌 덕분에 꾸준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곳은 홈메이드차도 만드는데, 레몬유자차, 생강차, 대추차 모두 국내산 재료만을 사용한다. ‘생강차’는 국산 햇생강에 통계피를 넣고 제대로 우려냈다. 코끝이 시원해지는 계피와 생강의 향이 은은하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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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람

쫀쫀한 식감, 은은한 맛의 달지 않은 마카롱

 

마카롱은 너무 달아 한 개 이상 먹기 힘들다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베이킹 스튜디오와 마카롱 카페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그람’이 만든 수제 마카롱은 다르다. 단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도 그람의 마카롱이라면 한 두 개 정도는 여유 있게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달지 않은 마카롱을 만들기 때문이다. 마카롱은 만드는 방식에 따라 식감이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한 입 베어 물면, 강한 단 맛이 아닌 쫀쫀하면서도 촉촉한 식감이 제일 먼저 입안을 적신다. 마카롱 맛에 따라 씹으면 씹을수록 넣은 재료의 맛과 향이 제대로 살아난다. 때문에 마카롱을 차나 아메리카노 없이도 여유 있게 음미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특징이다. 마카롱 카페지만 롤케이크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롤케이크 역시 너무 달지 않아 어른들도 충분히 좋아할 맛이다. 크림은 100% 원유를 넣고 만들어 느끼하지 않고, 크림을 둘러싼 빵 역시 촉촉하고 부드럽다. 사랑하는 여자 친구를 위해 롤케이크를 사가는 남자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롤케이크는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 후 1~2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56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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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두부·리히트케이크

이색적인 두부푸딩·촉촉한 제철 과일케이크

 

홍대와 연희동 사이인 연남동 골목길에는 두부, 케이크, 스콘 등의 그림으로 벽면을 가득 채운 이구삼동베이커리 건물이 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이 건물은 디저트 편집숍으로 반지하층에는 ‘서울두부’와 ‘리히트 케이크’, 1층은 ‘데일리 베이글’, 2층은 ‘스콘스콘’이 있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형제가 사이좋게 나란히 운영 중인 서울두부와 리히트케이크이다. 형은 두부푸딩을, 동생은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서울두부는 서울을 상징할 만한 디저트메뉴가 없다는 생각이 계기가 되어 탄생된 작품이다. 두부푸딩은 이색적이면서도 전통미가 느껴지는 독특한 디저트이다. ‘찌개용 두부’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고, ‘부침용 두부’는 크림치즈의 진한 맛이 느껴진다. ‘두부 티라미수’는 두부크림과 진한 커피가 만나 독특한 맛을 자아낸다. 아쉽게도 매장 내에는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없다. 오후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니 참고하자. 리히트케이크는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제철 과일을 이용해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