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봄이 시작되지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아직은 쌀쌀한 시기이다. 일교차가 심하고 날이 쌀쌀하다고 봄날의 산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온도가 올라가는 낮에는 봄날의 산책을 즐기고, 꽃샘추위가 몰려올 때는 이색 북카페에서 살짝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봄이라고 꼭 누구와 함께 맞이하란 법은 없다. 싱그러움이 더하는 3월, 따듯한 햇볕이 내리 쬐는 창가, 은은한 음악, 책 향기가 가득한 북카페에서 ‘혼자 놀기’의 진수를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혼자 있어도 전혀 외로워 보이지 않는 ‘봄에 어울리는 북카페 BEST 5’를 뽑아봤다.
서교동 ‘작업실’
서교동사거리 근처에는 주택을 개조해 운영되는 상가골목거리가 있다. 커피숍, 음식점, 출판사가 많은 이 골목길을 걷다보면 주황색 간판과 함께 노란색 자전거가 세워진 북카페 ‘작업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내부가 따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곳의 특징이자 개성이 담긴 인테리어가 있는 곳은 바로 달팽이 모양으로 꾸며놓은 책장이다. 달팽이 모양을 따라 꽂혀 있는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억지로 꾸며지지 않은 느낌이 들어 마음까지 편해진다. 테이블에 앉아 눈높이에서 책을 고를 수 있도록 책장의 높이를 맞춰 놓은 점과 테이블마다 노트북 사용이 편하도록 배치한 콘센트들도 인상적이다. 이곳의 디저트인 브라우니, 요거트, 스콘, 귤케이크는 모두 수제로 만들어진다. 작업실에는 소설과 에세이, 시집들이 많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5-11)
대학로 ‘金고양이카페’
만화책과 고양이 그리고 조용한 북카페를 좋아한다면 ‘金고양이카페’를 권한다. 이 북카페는 혜화역 4번 출구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대학로하면 늘 시끌벅적함이 떠오르지만, 이곳으로 들어가는 순간, 독서실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고요함과 정적을 느낄 수 있다. 金고양이카페에서는 이곳만의 규칙이 있다. 우선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며, 고양이를 싫어하면 곤란하다. 金고양이카페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양이가 10마리나 있으며 이들을 모두 소중하게 대해줘야 한다. 고양이를 곁에서 관찰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골라 읽거나 공부를 하면 된다. 만화책, 그래픽노블, 소설, 여행 관련 책들이 주를 이룬다. 고양이가 있지만 고양이카페가 아닌 북카페임을 기억하자. 운영은 오후 1시~10시까지이다.
(서울 종로구 명륜2가 39)
인사동 ‘레아’
인사동 거리에 전통찻집만 즐비하다 생각했다면, 그 고정관념을 깨고 길가에 숨은 듯 자리 잡은 북카페 레아를 찾아보자. 이곳의 대표는 1층에는 고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을, 2층에는 북카페 겸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 고서적 서점에서 비롯된 북카페인 만큼, 책장에는 오래된 책들이 많다. 그 덕분인지 이곳은 30대 이상, 특히 중장년층의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또 레아에서는 커피와 한방차, 꽃차, 디저트 모두 제대로 된 재료만을 사용해 만드는데, 이런 점들이 중년층의 기호를 사로잡는 매력이기도 하다. 커피는 7~10일 이내 소진할 수 있도록 신선한 볶은 원두만을 소량씩 갖고 와 드립커피를 내린다. 대추는 보은, 오미자는 문경에서 직송해 차를 진하게 우려내고 있다. 레아에서 3월에 어울리는 커피와 차로, 향이 그윽한 에티오피아와 국화차를 추천해줬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피칸파이와 브라우니 모두 수제 디저트이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55-12)
상수동 ‘정원이 있는 국민책방’
홍대에서 상수역 쪽으로 가다보면 골목길 사이에 ‘정원이 있는 국민책방’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은 건축, 디자인, 정원에 관련된 전문서적 위주로 꾸며놓은 곳이다. 때문에 관련 분야에 종사하거나 전공하는 학생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다. 날이 따듯한 봄에서 가을까지는 정원에서도 책을 읽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꾸며놓는다. 1층이 커피와 차를 마시며 책과 공부를 즐기는 공간이라면, 지하 1층은 세미나, 소모임, 스터디 그룹 위주의 행사를 진행한다. 탁 트인 인테리어와 앤티크 소품들로 채워진 공간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봄이면 초록색으로 환해지는 정원이 보이는 자리에서 자연과 책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87-1)
삼청동 ‘진선북카페’
자전거와 여행서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삼청동 초입에 위치한 ‘진선북카페’를 추천한다. 2층은 출판사이고, 1층은 북카페로 꾸며져 있다. 이곳 대표는 여행과 자전거를 좋아해 관련 서적들로 북카페를 꾸며놓았다.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잠깐 들어와 쉴 수 있도록 간이 자전거 보관소도 구비되어 있다. 웬만한 자전거 수리장비도 갖추고 있는데, 자전거 자물쇠도 무료로 빌려준다. 카페 정면으로는 벽 대신 통유리가 자리잡고 있어 시원하고 모던한 느낌을 준다. 또 창밖으로 경복궁 돌담이 보여 고전과 모던의 공존을 느낄 수 있다. 날이 좀 더 따듯해지면 테라스도 개방하니 참고하자. 3월에 어울리는 음료로 진선북카페에서는 아이스녹차라떼와 레몬에이드를 추천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팔판동 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