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T.S.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다. 메마른 땅이 라일락을 키워내고, 촉촉한 봄비가 잠든 뿌리를 깨울 만큼 아름다운 계절이 잔인한 까닭은 무엇일까? 시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다. 그가 시의 제목을 ‘황무지’라 지은 것은 아름다운 계절과 상반되는 냉혹한 현실 때문이다. 4월은 다른 의미에서 여전히 잔인한 달이다. 이렇게 화창한 봄날, 답답한 사무실 안에 갇혀 있자니 가는 봄이 아깝지 않은가! 향긋한 풀 내음 대신 매캐한 모니터의 열기가 졸음을 재촉한다면, 4월은 분명 ‘잔인한 달’이다. 하지만 이 잔인한 시기를 탈출할 방법은 있다. 당장 작은 화분 하나를 준비해보자. 화분이 내뿜는 싱그러움이 업무효율은 높여주고, 피로감은 줄여줄 것이다.
식물사냥꾼의 손에서 탄생한 화분
최초의 실내 화분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기록에 따르면 1425년 사망한 이집트의 투트모세 3세의 피라미드 속 벽화에 최초의 화분 그림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벽화에는 무려 300여 종의 식물들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다. 이집트인들은 초화류나 녹색식물을 좋아해서 무덤을 장식하거나 신에 헌화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후 식물을 화분에 식재하게 된 것은 일명 ‘식물사냥꾼들’ 덕이다. 식물사냥이란 다른 말로 식물채집이다. 이는 식물학자나 의사, 정원사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의사들이 식물을 직접 채집했다고 한다. 이런 식물채집이 점점 새로운 종을 발견하는 일로 발전했고, 그 결과 오늘날에는 실내에서도 다양한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업무효율은 UP, 피로감은 DOWN
환경심리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실외 식물은 물론,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도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식물이 있는 방과 없는 방, 식물이 많은 방과 적은 방을 꾸미고 그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인지능력, 생산능력, 정서상태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식물이 있는 사무실의 피험자들이 식물이 없는 사무실의 피험자들보다 업무능력과 생산성, 정서 점수 등이 높게 나왔다고 한다. 이를 통계로 내보니 사무실에서 식물을 키우면 업무효율은 12% 높아지고, 피로감은 21% 낮아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식물의 양은 결과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사무실에서 키우면 좋은 식물들
사무실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은 사무실 환경을 떠올려보면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한데 근무하는 사무실은 여러 대의 컴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집결지이자 계절에 따라 습도조절과 공기정화가 필요한 공간이다.
선인장은 전자파 차단에 효과적인 식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게발선인장은 포름알데히드와 전자파 차단에 효과적이다. 또한 일반 식물과 함께 두면 탁월한 공기정화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선인장이 아닌 식물 중 디펜바키아도 전자파 제거에 효과적이다. 단, 물을 가끔씩 주고 잎이 물에 젖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게 중요하다.
흡연자가 있는 사무실이라면 기침 완화에 도움을 주는 아이비를 키울 것을 추천한다. 아이비는 포름알데히드, 벤젠, 트리클로에틸렌 등 유해 화학성분 제거에 효과적이고 신경통 완화에도 도움을 주는 식물이다. 벤자민, 아레카 야자, 보스턴고사리 역시 유해 화학물질을 제거하고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 꽃이 피는 식물은 통증을 느끼는 정도를 줄여 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병문안을 갈 때는 꽃이 피는 식물을 선물하는 것도 좋다. 화분의 위치는 책상 측면보다 앞쪽 눈에 띄는 자리에 두는 것이 좋다.
TIP. 책상 위에 함께 놓으면 좋은 아이템
책상 위에 식물 화분을 두는 것만큼이나 업무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아이템들이 있다. 바로 어지러운 책상 위를 정리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데스크 매트, 클립 마그넷, USB 허브다. 최적의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 업무 환경을 환기시켜주는 소형 가습기, USB 미니 선풍기, USB 미니 냉장고도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 아이템들을 이용해 업무 환경을 바꿔보면 보다 쾌적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