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休,
참 나를 발견하는 시간
‘템플스테이’

 

전국 각지가 꽃놀이 행렬로 연일 북새통이다. 올해도 남쪽 지방은 일찌감치 벚꽃이 만개했다. 개화를 시작으로 일주일밖에 볼 수 없다는 봄꽃이 아쉽지만, 어쩐지 꽃보다는 휴식이 더 간절한 요즘이다. 바쁘고 치열한 일상, 심신이 지쳐 있다면 템플스테이 체험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산 속 깊은 곳의 고요한 사찰에서 휴식은 기본이요, 아름다운 꽃은 덤으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수양을 통해 ‘참 나’를 발견한다는 템플스테이와, 부담없이 가볼 만한 전통 사찰 몇 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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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 마음 비우고 절제와 인내 체험하는 시간

FIFA 한일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던 지난 2002년, 외국인 관람객들의 숙박시설이 부족해 사찰을 문화체험 숙박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템플스테이다. 이후 유명 연예인의 템플스테이 체험 모습이 공중파 방송을 타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힐링’, ‘休’ 등의 문화생활이 중요해지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템플스테이 방식은 사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다음 3단계를 기본으로 한다. 절제와 음식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발우공양’, 마음을 비우고 나를 들여다 보는 ‘연꽃 만들기’, 자신의 한계와 인내를 체험하는 ‘108배 올리기’가 그것이다. 발우공양은 식사를 통해 수행하는 시간으로 스님들의 밥그릇인 ‘발우’에 적당한 양을 담아 식사예법과 절제를 배우는 시간이다.
연꽃 만들기는 연꽃이 가진 의미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묵상하는 시간이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깨끗하게 피어나는 꽃인데, 중생이 마음을 닦아 부처의 성품을 갖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108배 체험은 일 배의 절을 할 때마다 나를 참회하는 수행으로, 108번 절을 하면 모든 번뇌가 소멸됨을 상징한다.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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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는 대원각의 주인이었던 길상화라는 여인이 법정스님의 저서 <무소유>를 읽고 감명받아 헌납한 절이다. 때문에 길상사에서는 매년 음력 10월 6일에 그녀를 추모하는 기재를 드린다. 이곳은 본법당인 극락전과 지장보살을 주존으로 모시는 지장전, 대규모의 설법전, 수행자들을 위한 길상선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명상 공간 침묵의 집, 불교서적을 열람•대출할 수 있는 길상사도서관, 스님들의 공양간인 선열당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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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는 1박2일 과정으로 진행되며, 이달에는 4월 18일~19일, 25~26일 등 2회의 수행이 준비되어 있다. 수련은 사찰예절 배우기, 다도, 예불습의, 발우공양, 영상법문, 참선, 108배, 자율산책, 차담 등이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가는 방법>

템플스테이가 열리는 당일 오전 11시 50분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앞으로 가면 셔틀버스틀 이용할 수 있다. 수련 중에는 음주, 흡연, 간식,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된다.

 

 

천년 은행나무가 숨쉬는, 용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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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 고찰이다. 신라 신덕왕 2년에 창건돼 십 수번의 중건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은 사찰 안에 있는 보물 제531호 정지국사부도, 지방유형문화재 제172호인 금동관음보살좌상, 천연기념물 제30호인 은행나무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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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 템플스테이는 총 3가지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에 따라 사찰예절 교육, 타종체험, 예불, 참나무(참 나는 무엇인가?) 찾기, 108배 참선, 울력 및 산책, 차담, 소원작성, 단주 만들기, 박물관 관람, 연뽕잎밥 공양 등이 진행된다. 명상형 템플스테이는 매주 금요일, 자기성찰 템플스테이는 매주 토요일, 휴식형 템플스테이는 365일 이용이 가능하다.

<가는 방법>

버스나 열차를 이용해 용문역에서 내려 용문사행 버스를 탑승하면 된다.

 

 

600년 전통 사찰, 금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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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에 위치해 있는 금선사는 북악산과 인왕산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명찰이다. 이곳에는 주법당인 대적광전을 비롯해 반야전, 미타전, 굴법당, 삼성각, 일주문, 비림 등이 있다. 이밖에 스님들이 기거하는 적묵당, 안심당, 대중이 함께 쓰는 해행당, 심검당, 종무소, 해우소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북한산 일급수가 흐르는 금선계곡은 금선사에서만 볼 수 있는 수려한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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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선사의 템플스테이는 불교문화체험형, 힐링형, 휴식형, 맞춤형, 수행형, 어린이•청소년 문화학당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프로그램당 15명 내외의 인원이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 내용은 사찰안내, 108배, 참선, 발우공양, 다담, 산행, 타종체험, 몸 명상, 연등 만들기, 다도, 문화체험(도자기, 한문, 선무도, 생태게임) 등이 있다.

<가는 방법>

금선사는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7212번을 타고 금선사 앞에서 내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