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내 아이가 위험하다

 

우리는 텀블러, 컵라면 용기, 플라스틱 장난감, 식기, 페인트, 가구 및 건축자재 등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이야기를 숱하게 접하며 살고 있다. 건강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으니, 은근한 공포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잘 알고 조심하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몇 가지를 꼽아보고, 이 물질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피해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최근 아동복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프탈레이트계 물질이 기준치의 240배 넘게 검출되어 전 제품 회수명령이 떨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우리가 이토록 환경호르몬에 민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No Parking Sign

 

환경호르몬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인체의 내분비계에 혼란을 주는 화학물질을 말한다. 환경호르몬 때문에 내분비계에 혼란이 생기면 인체엔 심각한 문제가 유발된다. 생식기능이 떨어지고, 성장이 저해되며,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환경호르몬이 여성의 몸에 쌓이면 생식기관의 암이나 자궁․유방 관련 질병을 앓을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정자 수나 운동성이 감소되고, 기형 정자가 발생할 수 있다. 정소, 전립선 등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태아나 어린이는 미량의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어도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환경호르몬은 면역세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린이의 경우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4년 아토피 피부염 진료인원 154만 8천 명 중 10세 미만의 비율이 40.1%(62만여 명)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천식의 경우에도 2014년을 기준으로 10세 미만 진료인원이 전체의 31.8%(60만 2천 명)로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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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미만인 아이의 피부는 연하기 때문에 외부 자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호흡기도 마찬가지. 완전하게 발육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기도가 과민하게 반응해 환경호르몬 같은 외부 자극에 큰 영향을 받는다.
환경호르몬이 체내에 쌓인다고 당장 신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적은 양이 오랫동안 체내에 쌓여 나타나는 영향이다.

 

주요 환경호르몬과 주의사항

국제보건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내분비계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물질만 약 800여종에 이른다. 이에 비하면 환경호르몬으로 규정된 물질들은 극히 일부인 셈. 수많은 환경호르몬 중 대표적인 몇 가지만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① 수은

크게 금속수은, 황화수은, 염화수은, 메틸수은으로 구분된다. 메틸수은을 섭취하면 신경계 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임신부와 아이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TIP. 노출을 피하려면?
• 생선이나 갑각류를 먹을 때 깨끗이 씻거나 익혀 먹어야 한다.
• 메틸수은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냉동 참치와 옥돔 등을 주 1회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Steaks on barbeque

 

② 벤조피렌

주로 콜타르나 자동차 배출가스, 담배 연기 등에서 발생한다.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조리나 가공을 하지 않은 농산물이나 어패류 등에서도 벤조피렌이 나타나게 된다. 식품을 고온으로 조리, 열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벤조피렌이 생길 수 있다. 숯불구이, 식용유지류, 볶음견과류, 훈제식품 등이 그 예다.

TIP. 노출을 피하려면?
• 고기를 불판에서 구울 때 불판을 데운 후 고기를 올린다.
• 육류를 조리할 때 불에 탄 부분은 반드시 제거한다.
• 숯불 옆에서 고기를 구울 때 가급적 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한다.

 

③ 다이옥신류

다이옥신류의 97% 이상은 음식물을 통해 체내에 들어온다. 대부분 육류나 유제품을 통해 섭취된다. 자동차 배기가스, 살충제, 제초제, 오염된 토양, 염소 표백된 종이나 음식물 포장재 등에 접촉할 때도 노출될 수 있다.
다이옥신류는 물보다 지방질에 잘 녹는다. 일단 체내에 들어오면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고 지방 조직에 쌓이게 된다. 고농도의 다이옥신류에 노출되면 피부질환이나 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TIP. 노출을 피하려면?
• 육류 지방 섭취를 줄이거나 지방 함량이 적은 육류를 먹는 것이 좋다.
• 가금류와 생선류는 껍질을 제거해 섭취한다.
• 식품 조리 시 버터나 돼지기름(lard)을 적게 쓴다.
• 공사장에서 소각할 때, 건물에 화재가 났을 때 가까이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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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프탈레이트
자동차 내장재, 의료용품, 장난감, 화장품 등 플라스틱 소재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물질이 함유된 물건들을 입에 넣거나 피부에 접촉시키면 생식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는 프탈레이트가 아이에게 노출될 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IP. 노출을 피하려면?
• 뜨거운 음식은 유리, 도자기,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는다.
• 플라스틱이나 코팅 종이에 포장된 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 아이들이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생활용품을 입으로 빨지 못하게 한다.
•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봉투는 태우지 말고 분리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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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비스페놀A
CD, 유아용 젖병, 플라스틱 그릇, 자동차 부품, 안경렌즈 등의 재료로 쓰여 왔다. 폴리카보네이트(PC) 플라스틱과 식료품의 캔, 병마개, 식품포장재 등에도 기본원료로 사용돼왔다.

TIP. 노출을 피하려면?
• 비스페놀A를 함유한 폴리카보네이트 제품은 보통 바닥면에 ‘#7’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를 확인해 비스페놀A 비 함유(BPA free)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 용기는 전자레인지에 넣거나, 끓는 물에 5분 이상 소독하지 않는다.
• 캔 포장 식품의 사용을 줄인다.

 

⑥ 알킬페놀류
합성세제와 세척용 제품, 플라스틱, 고무제품, 농약, 윤활유, 염색약, 모발관리제 등에 두루 사용된다.

TIP. 노출을 피하려면?
• 주방기구는 표면에 흠집이 나지 않게 세척한다.
• 합성세제, 섬유탈취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인다. 세제 사용 시 고무장갑을 낀다.
• 표백제가 들어있지 않은 화장지를 사용한다.
• 형광등이나 건전지는 분리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