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공기가 선선하니 퇴근 후 술 약속을 잡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술은 적당하게 마시면 좋지만 과하게 마시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음주가 잦을 때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지방간이다. 지방간은 과도한 알코올 섭취뿐 아니라 비만, 당뇨병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지방간이 왜 몸에 안 좋은지,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왜 지방간이 될까
지방간은 이름 그대로 간에 지방이 많이 낀 상태를 말한다. 보통 간세포의 5% 이상에 지방이 끼면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은 원인에 따라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오랜 기간 동안 술을 많이 마신 사람들의 대부분은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으니 지방간 될 일이 없다고 안심하는가? 그렇다면 오산이다. 비만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 때문에 지방간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과도한 열량을 섭취하면 지방이 간에까지 쌓이게 되고, 이 지방에서 간에 좋지 않은 물질(사이토카인)을 분비해 지방간염과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
그밖에도 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심장약 등의 약물이나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40~50대는 지방간 조심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지방간 때문에 진료를 받은 사람은 매년 40만여 명에 이른다. 이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0대 환자가 가장 많았고, 40대, 60대, 3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진료인원이 여성의 약 1.7배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지방간 환자 가운데 알코올성 환자가 많을까, 비알코올성 환자가 많을까? 여기에 정확한 통계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술 권하는 문화가 남아있기 때문에 알코올 지방간 환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사회생활을 오래 한 40~50대 중년층에 지방간 환자가 많은 것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 해준다.
비만 인구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인한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방간의 증상
지방간은 이렇다 할 증상이 없는 편이다. 다만 오른쪽 윗배에 불편감을 느끼거나 미약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온몸에 힘이 없고 이유 모를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을 모두 지방간 때문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그래서 다른 이유로 혈액 검사나 초음파 검사를 받다가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친 뒤에 후회하기 보다는 평소 술을 자주 마시거나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은 지방간에 대한 기본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지방간 어떻게 진단하나
지방간은 간에 지방(주로 중성지방)이 지나치게 쌓여서 발생된다. 앞서 밝혔듯이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 이상 차지하면 지방간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간의 무게를 잴 수는 없으므로 신체검사나 혈액, 초음파, 조직검사 등을 실시해 지방간 여부를 파악한다.
신체검사에서는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를 측정해 비만도와 복부 비만 여부를 확인한다. 물리적인 비만도 측정을 통해 지방간 여부를 진단하는 것이다.
혈액검사는 지방간 진단 중 가장 기본이 된다. 지방간 환자 중에는 혈액검사 과정에서 간 기능 수치의 이상이 파악되어 발견된 경우가 많다. 초음파검사를 하면 지방간은 정상 간에 비해 하얗게 보이며, 간 조직 속의 혈관 등도 잘 보이지 않는다.
간 조직검사는 가는 바늘을 이용해 적은 양의 간 조직을 채취해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간 조직 속에 지방이 얼마나 쌓였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고, 질병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한 검사방법이다.
지방간 어떻게 예방 치료하나
‘지방간’이라는 진단을 받을 당시에는 환자 대부분이 이를 가벼운 질환으로 치부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지방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 상태에서 과도한 음주를 계속하면 간염을 거쳐 간경변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 치료는 원인 질병 치료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지방간의 원인이 비교적 뚜렷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당연히 술을 끊어야 한다. 특히 알코올성으로 진단을 받은 지 오래된 환자는 더욱 그렇다. 당장 술을 끊기 어렵다면 음주 횟수나 주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맥주 등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간 손상은 술의 종류나 마시는 방법에 따라 일어나는 게 아니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신 알코올의 총량과 음주 횟수다.
아직 알코올 지방간 진단을 받지 않았다면 하루 적정 음주량만큼만 섭취하도록 하자.
영양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한 음주를 하면 간 손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술을 먹기 전에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있다면 이를 미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질병이 비만이라면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체중을 줄이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켜 지방간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간 탈피를 위한 비만 치료 TIP
•체중 감량 목표 설정: 체중은 6개월에 대략 현재 체중의 10% 감량을 목표로 한다. 최근 체중의 약 5% 정도만 감량해도 간 기능 수치가 호전된다는 보고가 있으니 적은 수치라도 꾸준히 체중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량 설정: 중간 강도의 운동을 주 3회 이상, 1회에 60~90분 정도 실시한다.
•식이요법 주의사항: 튀긴 음식, 기름기 많은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또한 낮은 열량의 식단으로 단기간 과도하게 체중을 감량하면 간 내 염증이 증가할 수 있으니 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