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온도, 따로 있다?
온 몸으로 마시는 맥주의 비밀

 

여름이 되면 몇몇 대형마트에선 다양한 세계 맥주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시기를 의미한다. 하긴, 시원한 맥주 한 잔은 더운 여름엔 술이 아닌, 최고의 자양강장제와도 같은 음료로 여겨지는 이유이다. 한데 마냥 차갑게 먹는 것이 좋은 것일까. 맥주마다 종류도 다 다르고, 그에 맞는 맛있는 온도는 있기 마련. 알고 마시면 더 맛있고, 더 술술 넘어가는 맥주의 그 맛과 향.

 

차가울수록 목 넘김이 좋다?

맥주는 기호 식품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한잔만 마셔도 배가 불러 그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게다가 국내의 맥주 종류만 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데다,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수입 맥주까지 흘러들어온 상황이라 각각의 기호는 더 구체적이고 확실해져 있다.

 

2-1 2-2

 

하지만 모든 사람의 공통 사항은 바로 맥주의 온도가 아닐까. 추운 계절에도 미지근한 온도의 맥주는 왠지 쓰고 냄새도 살짝 나는 것만 같아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그러다보니 맥주는 사계절 모두 무조건 차게 마시는 게 불문율이 되어버렸으니, 이 더운 여름이면 거의 서리가 낀, 얼음 동동 뜬 맥주를 고집하는 사람도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맥주가 차가우면 차가울수록 목 넘김이 좋다는 것이 그 이유들일 텐데, 과연 어느 정도로 차게 마셔야할까.

 

 

발효 때 온도와 비슷하게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다

맥주의 주재료는 맥아와 홉, 효모 그리고 물이다. 그리고 재료의 구성과 발효 방법에 따라 그 온도 차는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3-2

 

상면 발효로 만드는 에일 맥주의 경우에는 향이 풍부하고 강한 맛이 특징인데, 주로 외국의 맥주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평균 14~16°c에서 발효된 맥주이다 보니 맛있는 온도는 10~13°c. 하지만 추운 계절에도 이 적정 온도를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겨울에도 7~10°c가 가장 맛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엔 이보다 낮은 온도로 마시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한데 에일 맥주들은 경고하고 나선다. 너무 차게 마시면 그 향과 풍미를 놓치고 마시는 셈이라고.

다음엔, 우리나라에서 주로 생산되는 하면 발효 맥주인 라거 맥주. 주로 6~8°c에서 발효된 맥주들인데 에일 맥주보단 향은 덜 나지만, 맛이 담백하고 깔끔한 편이다. 이 라거 맥주의 가장 맛있는 온도는 8~9°c. 하지만 더운 날씨엔 약 6~8°c까지 낮춰야 시원한 목 넘김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의 의견이다.

 

Assorted Beer Bottles and Cans in Cooler

 

하지만 이 모든 온도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날씨에 따라 그 편차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전문가가 덧붙인 의견. 그렇다보니 에일 맥주와 라거 맥주 모두, 발효 때의 온도를 확인하고 그와 비슷하게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는 온도인 셈이다. 그게 아니면, 평균적으로 온도가 10°c일 때 가장 보기 좋게 거품이 동반된다고 하니, 여름철에는 그 보다 살짝 아래의 온도에 맞춰 마시는 게 가장 무난하다는 결론이다. 아울러 무조건 차게만 마시려고 냉동고에 맥주를 넣는 성급한 사람도 일부 있다. 이는 맥주의 과학적이고 조화로운 성분이 깨지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 맛도 없어질 뿐 아니라 맥주의 가장 쓴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맛도 처음! 아주 독특한 낯선 세계 맥주들

눈에 익숙한 수입 맥주 말고도 아주 낯선 세계 곳곳의 맥주가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많이 팔리는 에일 맥주인 뉴캐슬 브라운 에일(New Castle Brown Ale)과 맥주의 도수도 버거운 알코올 약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뉴질랜드의 투이 이스트 인디아 페일 에일(Tui East India Pale Ale)도 국내에서 시판 중에 있다.

 

Beer background

 

이밖에 좀 더 특이한 맛으론 맥주에서 피자 맛이 나는 미국의 시퍼스 피자 비어(Seefurth Pizza Beer)와 생강 맛이 난다는 일본의 히타치노 네스트 진저 에일(Hitachino Nest Ginger Ale) 등이 있다. 최근 국내에도 벨기에 맥주 애호가들이 많이 늘어난 상황. 이중 샴페인처럼 가볍지만 뒷맛이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세인트 버나두스 위트(St. Bernardus Wit)도 독특한 세계 맥주 반열에선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요즘에는 이태원이나 주류점이 아니더라도 대형 마트에서도 세계 맥주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상황. 실례로 한 대형마트에선 최근까지 22개국 100종 세계 맥주를 선보이면서 할인 행사까지 대대적으로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국내에선, 국내 맥주 다음으론 수 십 년간 그 맛에 익숙해진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호가든, 칼스버그, 칭따오 등이 그 건재함을 뽐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단 가격 면에선 국내 맥주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 낯선 맥주는 아직은 고가인 게 대부분이라 경쟁에선 밀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맥주에도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안주가 있다

맥주의 맛있는 온도가 제각각인 것처럼, 안주에도 환상의 궁합이 있다는 사실을 많이들 간과한다. 도수가 비교적 높은 에일 맥주라면, 비타민이 많이 들어간 과일 안주와 먹는 게 최고 좋다. 다음 날, 독한 알코올에서 덜 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때 과일을 너무 많이 먹어도 안 좋다. 아무리 독한 에일 맥주라도 찬 성질을 띤 주류이기 때문에 과일의 찬 성질과 만나면 배탈을 유발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맥주는 무조건 칼로리가 낮은 안주를 선호하는 것이 좋은데, 가장 좋은 것은 생선포나, 마른안주가 그 답이라 할 수 있다.

 

5-1  cm10073446

 

한데, 문제는 맥주하면 바로 떠오르는 ‘치맥’의 그 어마 무시한 존재! 맥주와 튀긴 치킨을 함께 먹는 건 바로 내방지방으로 직행한다는 사실. 그러곤 수많은 성인병과 연결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주 안 먹을 순 없고 적당한 양과 그 횟수를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