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고수가 일러주는
여행가방 똑똑하게 싸기

 

얼마나 기다린 여행인가. 계획하고 준비하는 그 재미와 설렘! 한데 여행 직전 짐을 싸다보면 도대체 뭘 가져가야 할지 옷은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지 큰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모처럼 캐리어를 열어보면, 생각보다 넓지 않은 한정된 공간. 아우터 하나와 여벌의 옷 몇 개만 넣었을 뿐인데, 이미 포화상태가 된다. 여행가서 뽐내려고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온 패션 아이템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세면도구도 넣지 못할 것 같다. 여행가방 싸다 지치기 십상인 초보 여행자를 위한 꿀 같은 팁들을 모아봤다.

 

 

01. 가볍고 튼튼한 캐리어 고르기

무겁다는 이유로 천으로 된 소프트 캐리어를 선호했던 시절이 있다. 한데 요즘엔 하드케이스인데도 그 무게가 상당히 가벼운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만든 것이 많이 출시된다. 그런데도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캐리어의 무게이다. 대부분 항공사의 이코노미 클래스의 수하물 무게는 20kg까지. 가방 무게부터 많이 나가다보면, 초과 무게에 대해 공항에선 추가 운임을 내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01

따라서 기내용은 2kg내, 화물용은 3kg이내가 가장 적당한 무게이다. 잘 모르겠다 싶으면, TV 홈쇼핑을 유의 깊게 살펴보는 게 좋다. 기내용과 화물용은 물론 백팩과 캐리어 손잡이에 부착할 수 있는 여행용 가방까지 세트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브랜드별로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고가의 가격은 없는 편이다.

 

 

02. 차곡차곡 캐리어 속 정리하기

요즘 캐리어 안에는 신발주머니부터 속옷주머니 등 다양한 옵션 기능이 들어있다. 게다가 스크래치 방지를 위해 캐리어 커버까지 주는 경우도 있다. 한데 막상 짐을 싸다보면, 주머니 몇 개로는 쉽게 해결안 될 정도로, 뭘 어떻게 챙겨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일단 캐리어를 눕혀 놓고, 크게 두 갈래로 구분하는 게 필요하다. 지퍼로 잠글 수 있는 쪽은 현지에서 입을 깨끗한 옷들로 정리한다. 그 반대편은 신발과 슬리퍼, 화장품과 목욕용품 등으로 구분한다. 이렇게 두 공간에 나눠 하나씩 정리해 나가면, 가져가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물건들이 선별된다.

 

Close-up of a woman trying to close her suitcase

 

옷을 넣는 공간에는 청바지나 아우터 등 무거운 옷이 아래에 오도록 하고, 속옷과 양말‧ 티셔츠 등은 위로 오게 정리한다. 다시 말해 캐리어를 세웠을 때 무거운 짐은 아래, 가벼운 것은 위쪽에 있어야 안정감이 있다는 의미한다. 그리고 이동 많은 여행일 경우, 하루에 한 번 이상 갈아입어야 할 속옷과 양말은 지퍼를 열면 바로 보이는 위치에 배치해두는 게 좋다. 옮겨 다니는 호텔마다 짐을 다 풀지 않아도 되기 때문.

여행일정과 현지 날씨에 따라 여벌의 옷은 그에 맞게 가져가는 게 좋은데, 되도록 무게나 부피가 덜 나가는 아웃도어룩을 둘둘 말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속옷과 양말은 샤워할 때 빨면 되니, 너무 많은 숫자에 집착하지 않도록 한다. 우산도 과감히 빼는 게 좋다. 대신에 가볍고 부피 덜 나가는 우비를 준비하는 게 낫다. 매일 같은 옷을 입으면 어떠랴. 조금 아쉬운 상태에서 여행하는 것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된다.

 

 

03. 지퍼백과 다양한 색깔의 비닐봉투는 유용한 필수품

화장품은 되도록 작은 용기에 담아가는 게 좋고, 목욕제품은 현지 호텔 어매니티(편의 물품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다만 게스트하우스나 등급이 낮은 호텔엔 어매니티가 없으니, 이때엔 1회용 샴푸 등을 여러 개 가지고 가는 게 좋다. 아울러 지퍼백과 깨끗한 비닐봉투 역시 여러 개 가지고 가는 게 좋다.

 

Packed Vintage Suitcase

 

세탁하지 못한 속옷과 양말을 넣어두기도 좋고, 세면도구와 목욕제품, 화장품 등이 캐리어 안에서 흘러넘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검정 색과 투명한 색, 붉은 색, 노란 색 등 여러 색의 비닐봉투는 현지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필수품. 색에 따라 수시로 캐리어를 정리해 나간다면, 적어도 가방을 뒤집어엎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올록볼록한 완충제 일명 ‘뽁뽁이’가 있다면, 필히 가져가는 게 좋다. 여행 중에 와인이나 술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옷 사이에 두는 대신 뽁뽁이에 감싼다면 절대로 깨질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04. 위탁수하물과 기내 반입 가능 여부를 확인

혹시 화물용과 기내용 캐리어를 각각 가져가는 여행자라면, 주의해야 할 사항이 또 있다. 스프레이 제품과 라이터는 화물용 캐리어 안에 넣어 수하물로 보낼 수 없는 품목.

기내용 캐리어는 알다시피 반입 안 되는 물건들이 여전히 많다. 액체류는 100㎖ 이하의 용기로 1인당 1개의 1L들이 투명비닐 지퍼백에 담아야 기내 반입이 허용된다. 이는 국제선 항공기의 기내 반입기준이다.

 

Business man at the airport

 

한데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발표된 ‘항공기 내 반입금지 위해물품’을 보면 그간의 까다로운 반입 규정이 많이 완화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항공기 내 테러 등 보안 위협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적은 긴 우산, 손톱깎이, 접착제, 와인 병따개, 바늘 등 일반 생활용품은 기내 휴대물품으로 반입이 가능하게 된 것.

 

airport passenger luggage

 

승무원 위협 등 기내 보안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칼 종류는 원칙적으로 기내 반입을 금지하되, 위험성이 낮은 플라스틱 칼, 버터 칼, 안전면도기 등은 허용하고 있다.

규제가 완화된 것 중에는 그간 위탁수화물로 1인당 1개까지만 허용되어 승객 불만이 높았던 염색약, 파마약 등도 포함됐다. 단 다른 액체류 물품과 함께 1인당 총 2kg까지만 가능해진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에는 물품에 따라 위탁수하물과 기내 반입 가능 여부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