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살리는 가을 채소의 힘, 당근

 

카로틴이 풍부해 눈과 몸의 피로를 날리고 탁월한 암 예방 효과는 물론 피부 미용과 다이어트까지 도움을 주는 ‘밥상 위의 보약’이 있다. 그 이름은 바로 당근. 맛과 영양이 가장 알차게 무르익는 가을, 진한 노을빛을 닮은 당근으로 오늘 저녁 밥상 가득 건강을 채워 보는 건 어떨까?

 

‘당근’이라는 이름은 당나라에서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영어로는 캐롯이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한국의 인삼과 모양이 비슷해 인삼의 일본식 발음인 닌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당근을 말의 사료로 알고 사람들이 별로 즐기지 않았으나 현재는 뿌리를 날로 먹기도 하고 어린잎도 먹는다. 당근의 잎은 정유를 함유하고 있어 특유의 냄새가 나고 피롤리딘 등의 알칼로이드와 칼슘도 많이 들어 있다.

 

Pile of carrot slices

 

가을이 되어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는 떨어진다. 여름철 내내 더위에 시달린 몸이 피곤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럴 땐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으로 기력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가을에 수확한 당근은 수분이 가득한데다 달고 연해 맛도 좋다.

 

 

비타민 A 가득, 눈을 지켜주는 당근

당근에는 눈 건강을 돕는 비타민 A, 루테인, 리코펜이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 A는 망막의 간상세포에 존재하는 로돕신이라는 자색의 감광물질을 구성하는 성분이 된다. 로돕신은 어두운 곳에서의 시력 유지에 관여하는 물질로 비타민 A가 부족하면 로돕신의 생산이 점차 감소하여 야맹증이 된다.

 

Carrots

 

또 당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비타민 C, 비타민 E와 더불어 3대 항산화 비타민이다. 이 물질은 망막세포를 파괴하는 유해산소를 없애주기 때문에 적당량의 당근을 섭취할 경우 노안을 예방할 수 있다. 같은 당근이라도 속살이 진할수록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다.

 

 

노화방지와 항암 효과에 탁월한 당근

동의보감에 따르면 당근은 ‘숙변을 제거하고 거친 피부를 곱게 만들며 머리를 검게 한다’고 나와 있다. 당근의 여러 기능 가운데 해독과 항노화, 항암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보통 식재료의 색이 진할수록 면역 성분이 풍부한데 당근은 베타카로틴 성분 때문에 주홍빛을 띤다.

 

이 성분은 몸으로 흡수되면 비타민A로 바뀌는데 피로를 풀어주고 혈압을 낮춰주는 작용을 한다. 간을 정화하고 몸 안에 독소를 제거해 암을 예방한다. 베타카로틴은 세포 노화 유발 물질을 소멸시켜 노화 과정을 늦추기 때문에 노화 방지 효과도 있다.

 

thai food

 

당근에 들어있는 비타민 A는 지용성이므로 기름에 볶아서 섭취하면 흡수율을 더 높일 수 있다. 베타카로틴은 당근의 껍질에 더 풍부하므로 깨끗이 씻어 껍질째 조리하는 게 더욱 좋다. 당근의 카로틴 성분은 노화를 억제하고 세포 재생력을 좋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섭취하면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된다. 특히 당근은 철분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 C와 빈혈로 부족하기 쉬운 무기질 성분을 다량으로 섭취할 수 있어 꾸준히 섭취하면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

 

대사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면역력도 함께 저하되기 쉽다. 당근은 독소를 없애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다. 이런 당근의 기운은 몸의 하복부를 보온해 변비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TIP. 좋은 당근 골라 맛있게 먹는 방법

•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거의 일정한 정도로 통통한 것, 마디나 뿔이 없이 표면이 매끄러운 것, 모양이 곧고 윤기가 있는 것, 선홍색으로 중심부까지 착색이 잘 된 것, 육질이 연하고 심이 거의 없는 것이 맛있는 당근을 고르는 기준이다.

• 가을 뿌리채소는 토양 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두꺼워진 겉껍질에 영양분을 많이 담고 있다. 따라서 당근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세척용 솔로 깨끗이 손질한 후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 당근을 즙으로 낼 때 주서기보다 녹즙기를 사용하면 착즙량은 물론 영양면에서도 뛰어나다. 같은 무게라면 작은 당근보다 큰 당근이 수분함유량이 높아 즙을 내거나 소스를 만들 때 더 맛있다.

• 당근의 베타카로틴은 조리법에 따라서 흡수율이 달라진다. 생으로 먹는 것보다 삶아서 먹는 것이, 삶아서 먹는 것보다 기름에 조리할 때 더 잘 흡수된다. 또 너무 많이 삶거나 볶으면 당근의 비타민 C가 파괴될 수 있으니 살짝만 조리하는 것이 좋다.

• 당근에는 비타민 C 파괴 효소가 있다. 따라서 다른 채소와 함께 조리하지 말고 따로 익히거나 볶아야한다. 이때 식초를 넣으면 비타민 C의 손실을 막을 수 있지만 베타카로틴은 파괴되니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