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바람이 분다. 이런 날씨에는 집에 가만히 있기가 어렵다. 빨려 들어갈 듯 새파란 하늘 아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근처 산에 오른다. 가을 풍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없던 찰나, 그만 발을 헛디뎌 발목을 삐고 만다. 가까운 병원에 찾아갔더니 발목 염좌란다. 염좌가 정확히 어떤 병인지, 증상과 치료법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인대가 다치면 ‘염좌’
인대는 관절을 이루는 뼈들을 안정적으로 연결해 관절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일 수 있게 제한하는 섬유성 조직이다. 그런데 발목을 삐거나 손목이 꺾이는 등 관절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인대가 다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염좌다.
염좌는 요추 및 골반, 발목 및 발 부위, 손목 및 손 부위, 팔꿈치, 무릎, 목, 흉곽 등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여러 부위 중 요추 및 골반, 발목 및 발 부위, 손목 및 손 부위 진료 인원이 가장 많았다. ‘요추 및 골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진료 인원은 2014년 기준으로 212만 6,229명이었으며, 2012년부터 3년간 3.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발목 및 발 부위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진료 인원은 2014년에 186만 3,721명이었다. 2012년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손목 및 손 부위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진료 인원도 2012년(135만 3,153명)부터 2014년(139만 663명)까지 매년 증가하고 있다.
□ 산출조건(요추 및 골반․발목 및 발 부위․손목 및 손 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상병코드: S33, S93, S63 / 심사년월: 최근 3년 / 지급구분: 지급(심사결정분) / 약국 및 한방제외
□ 제공: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 상병별 심사현황은 요양기관에서 환자진료 중 진단명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의 호소, 증세에 따라 일차 진단명을 부여하고 청구함으로써 실제 최종 확정 진단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염좌가 발생했을 때 증상
급성 염좌가 발생하면 다친 부위에 압통이나 부종이 발생한다. 상처 부위를 누르면 피하 출혈이 나타난다.
보통 인대가 손상되어도 며칠 지나면 붓기가 빠지고 통증이 사라지곤 한다. 하지만 손상 부위가 불안정하거나 어긋난 상태가 되어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지속된다.
염좌는 인대가 다친 것을 의미한다. 인대가 살짝 부분 파열된 상태부터 완전 파열된 상태까지 다양한 정도의 손상을 포함하는 것이다. 인대 손상 정도는 1~3도까지로 구분할 수 있다.
염좌 어떻게 치료할까?
인대가 손상되어 증상이 나타나면 RICE 요법으로 응급처치를 실시해야 한다. 이는 안정(Rest), 얼음찜질(Ice), 압박(Compression), 올림(Elevation)의 약자다.
안정은 활동의 양을 줄이고, 목발이나 지팡이 등을 이용해 걸어 체중을 분산시키는 방법이다. 손상 부위를 석고부목 등으로 고정하는 것도 안정을 위한 방법이다.
얼음찜질은 피부나 근육 내부의 온도를 떨어뜨려 부종과 출혈, 통증을 완화시켜준다. 다만 48시간 후에는 상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으니 상태에 따라 온찜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얼음찜질을 할 때는 다친 부위에 얼음팩을 1일 4~8회(약 20분씩) 갖다 댄다. 이때 얼음팩은 반드시 수건에 싸서 사용해야 한다. 얼음팩을 피부에 오래 밀착하고 있으면 동상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손상 부위를 압박 붕대 등으로 압박하면 곪거나 부어오른 것이 줄어든다. 압박 붕대를 감을 때는 피부와 닿는 면에 주름이 없게 해야 한다. 그래야 피부에 수포가 생기지 않는다. 과한 압박을 가하면 혈액순환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니 압박 붕대를 감을 때 주의한다.
손상된 부위를 심장 높이보다 올린 상태로 있으면 부종을 줄일 수 있다.
1~2도 손상은 대부분 압박붕대와 석고부목, 보조기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급성 염좌로 인한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요법을 실시할 수도 있다. 이외에 열, 광선, 전기, 초음파, 운동 등을 이용하는 물리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급성 인대 손상에 따른 운동치료 4단계
• 1단계: RICE요법으로 출혈, 부종 등을 줄인다.
• 2단계: 인대가 치유되는 1~3주 동안 보조기를 착용한다.
• 3단계: 약 3주 이후부터는 손상된 관절 및 주위 근육에 대한 운동을 실시한다. 치유된 인대가 성숙되도록 돕고, 관절 고
정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 4단계: 6~8주 이후에는 새로 생긴 인대가 정상화되기 때문에 강화운동을 실시한다. 인대가 완전히 자리 잡히기까지 6~12개월 정도 걸린다.
3도 손상을 입었거나 앞선 방법을 실시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수술 시에는 인대의 위치나 길이를 제대로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대의 길이가 길어지면 관절이 이완되어 퇴행성 관절염을 초래할 수 있고, 길이가 짧아지면 관절의 움직임에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