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방송의 치명적인 매력은 왜?

 

요즘 1인 방송에 관한 내용이 연일 언론 매체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내용 또한 매우 긍정적이고, 유망한 점들이 많이 부각된다. 1인 방송을 진행하는 이들이 돈을 많이 벌거나 그들을 집단적으로 지원하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는 사실에 보도의 초점이 모아진다.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즐겨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이런 1인 방송에 몰리고 있는 것일까.

 

 

일단 1인 방송은 중독성이 강하다. 처음에는 뭐 저런 방송이 있나 싶지만 보다보면 어느새 그것에 완전 몰입해 헤어 나올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서 중독은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음란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중독성이 강하다는 말도 아니다. 1인 방송을 하는 사람도 중독될 수 있다. 자신이 주도권을 발휘해서 방송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의 지지를 많이 받으면 스타가 될 수 있거나 수익을 크게 올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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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이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하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다른 곳이라 하면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을 말한다. 1인 방송은 이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필요하지만, 기존의 방송 매체에서 하지 않는 내용을 담는다. 다만 세세하다.

1인 방송에서 다루는 아이템들은 개인에게 맞는 일상밀착형이다. 주제가 말랑말랑하기도 하다. 게임 해설방송을 하거나 이·미용에 관한 뷰티방송도 한다.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스포츠 경기를 해설하듯이 게임을 해설한다. 자신이 직접 게임을 하면서 중계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입장에선 더욱 실감이 난다.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은 이처럼 각 개인들에게 맞춤식으로 제작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하기 때문에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있을만한 보편적인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1인 방송은 그러한 제약이 없다. 방송보다 좁은 범위안의 취향과 기호를 갖고 있는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필요 없는 내용들은 과감히 빼거나 압축, 핵심적인 정보나 보고 싶은 내용만 집중해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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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은 싱글문화에 최적화 된 매체다. 1인 방송은 혼자 진행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보는 사람들도 혼자인 경우가 많다. 1인 가구의 증가나 싱글라이프의 보편화에 걸맞은 콘텐츠인 셈이다. 개인주의 문화와도 밀접하다. 텔레비전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앉아 보는 일이 많지만, 1인 방송은 혼자 방안이나 이동 중에 보기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콘텐츠를 소비하는 일이 이제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이런 트렌드에 최적화된 것이 바로 1인 방송이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의 대표적인 유형이 바로 1인 방송이기도 하다. 언제어디서나 쉽게 접근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방송은 친밀함을 통해서 신뢰성을 얻는 장점이 있다. 1인 방송의 진행자인 BJ들은 마치 방송을 보는 이들에게 직접 말하는 듯하다. 그들이 다루는 내용은 소탈하고 방식은 솔직하고 친숙하다. 다른 방송처럼 정형화된 단어나 표현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에겐 이런 격의 없는 말들이 오히려 신뢰를 얻는다. 꾸미거나 가식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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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거꾸로 기존의 방송들이 솔직하지 못하거나 은폐하는 면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잘 보이려 하면 할수록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경우와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 할수록 오히려 한 사람도 자신의 팬으로 만들지 못하는 현상과 상통한다. 오히려 소수의 사람들을 자신의 팬으로 만들 수 있을 때, 1인 방송 진행자들은 안정적인 지지자(구독자)들을 만들 수 있다. 50-60만 명을 구독자로 확보하면 한 달에 4,500~5,000만원의 수입이 보장된다는 분석도 있다.

 

반대로 단점도 드러나고 있다. 1인 방송은 다양성에 본질을 두고 있다. 그런데 특정 인기 아이템에 편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게임이나 먹방, 뷰티에 대한 쏠림 현상이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하다 보니 그것이 불쾌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원색적인 욕설이나 인격모독이 횡행하기도 한다. 장애인이나 소수자들에 대한 비아냥거림이나 비하하는 단어, 표현이 사용되기도 한다. 시청자들과 내기 도박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경우도 있다.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내용들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심지어 음란한 방송 내용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아직 업계 자율에 맡기고 있다. 다만 ‘경고 7일’, ‘정지 30일’, ‘6개월 정지’ 그리고 ‘영구 정지’의 단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편법적으로 자율 규제를 이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문제의 이용자 계정을 폐지하고 나중에 슬그머니 다른 계정을 열어주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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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MCN’(Multi Channel Network)이 1인 방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시사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MCN이 1인 방송 크리에이터들에게 장비 대여나 녹화 공간 등을 제공하고 이들의 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가지고 신인발굴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이런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단기적인 수익이기 때문이다. 1인 방송이 어느 날 갑자기 뜬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절대시간이 필요하다. 당장에 주목을 받는 경우 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기업의 수익논리로 접근하면 1인 방송이 제대로 자리를 잡는 때까지 기다리지 못할 수도 있다. 수익성을 우선시 하다 보면 진정성 그리고 진실한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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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은 다양성을 통해 사람들에게 맞춤식 방송 내용을 전해주기 때문에 매력을 지닌다. 그 안의 구성원은 거꾸로 많은 사람들을 포함하는 것보다 적정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이들의 방송이 되기를 원한다. 1인 방송이 잘 될수록 이러한 장점과 매력을 유지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또한 그러한 방송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계의 상호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1인 방송의 성공이 소통과 인내의 커뮤니케이션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미래의 가치는 물론 본래의 가치조차 잃어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