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 쇼핑,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취향과 개성을 존중해달라고 그 어느 때보다 당당히 말하는 시대다. 인터넷의 대중화로 ‘서칭’만 하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됐고, 사람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상품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구독형 상품(Subscription Commerce)’을 이미 경험했거나, 이 말을 여러 번 들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구독형 상품은 말 그대로 자신이 필요한 제품을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배달받아 사용하는 서비스. 상품만 다를 뿐 주간지와 월간지를 연 단위로 정기 구독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고 보면 이른 새벽에 매일 배달되던 우유가 이 구독형 상품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엄선한 좋은 제품

지난호의 소셜모임에도 언급했던 커피전문점 빈브라더스. 이 커피 브랜드가 탄생한 것은 지난 2013년 초이다. 당시 만해도 커피 맛이 이 정도로 다양해질 것으로 인식조차 못하던 때이다. 다른 사람이 마시니, 나도 따라 마시게 됐고 그러다보니 커피가 없으면 안 될 정도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내게 맞는 커피를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아메리카노 하면 쓰다’ 정도로 표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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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커피도 엄연한 과일의 열매이다. 때문에 단맛도 있고, 신맛도 난다. 일단 다양한 커피의 맛을 알려주는 것이 급선무였던 빈브라더스는 2013년 3월부터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서기로 했다. 바로 매달마다 새로운 제철 커피 3종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로 시작했던 것. 그러곤 약 1년 후인 2014년 5월! 빈브라더스는 다양한 커피 종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바리스타를 둔 첫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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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크립션이 이 모든 것의 자양분이 되었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들이 엄선한 좋은 제품을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점에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음악, 동영상, 소프트웨어, 밥·반찬 배달, 사무실 임대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대표 주자들을 만나볼 필요가 있겠다.

 

 

▶뷰티 얼리어답터의 필수는 뷰티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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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얼리어답터 계층을 타깃으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어 왔다. 그 중 하나가 2~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뷰티 얼리어답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이블 채널에서 다양한 뷰티 관련 프로그램이 연이어 방영되다보니, 뷰티 제품이 패션처럼 유행에 민감해졌다. 계절에 따라 메이크업의 색상과 스킬이 수시로 바뀌다보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신상 화장품은 말 그대로 ‘잇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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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에 따라 가격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한 달에 2~3만 원 대로 신상 화장품을 만날 수 있다. 일명 뷰티 박스엔 여러 브랜드 회사에서 앞 다퉈 출시된 신제품들이 고루 들어있다. 글로시박스와 워너쉬 등이 대표적인 뷰티박스 업체라 할 수 있다.

 

 

▶마트에 갈 필요 없는 푸드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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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채소와 과일, 여러 식자재까지 제공받는 푸드 서브스크립션도 큰 인기다. 이중 친환경 농가들과의 직거래를 통해 품질은 백화점 수준에, 가격은 마트 수준의 과일을 배달해주는 올프레쉬가 눈에 띈다. 아울러 덤앤더머스에서 최근 상호 변경 한, 배민 프레쉬는 보다 다양한 푸드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정통 프렌치 빵과 디저트, 경북 청송의 자연방사 유정란, 명품반찬, 제주도 친환경 목장의 수제 요구르트와 치즈까지 배달하고 있다.

Assortment of fresh vegetables

 

푸드플랩의 스냅박스도 빼놓을 수 없는 상품이다. 푸드 전문 큐레이터가 직접 맛보고 고른 디저트들을 예쁜 박스에 담은 것인데, 시중 판매가 대비 10~3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이 고급 디저트는 매월 1일 집으로 직접 찾아간다.

 

 

▶2주마다 새로운 꽃으로 공간을 밝히다

그러고 보니 요즘엔 집 근처에서 꽃집을 쉽게 찾을 수 없다. 찾기도 어렵고 가격도 비싸서 기념일이 되면, 대충 적당한 선물만 무미건조하게 건넨 일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플라워 서브스크립션은 어쩌면 가장 유용한 구독형 상품이 아닐까 싶다. 유럽 감성의 플로리스트가 꽃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2주마다 새로운 꽃으로 공간을 채워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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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까는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중에서도 널리 알려진 업체이다.
이밖에 모이, 푸르리아, 키마 등 꽃말과도 같은 업체 이름을 기억해두면, 특별한 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꼭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1년 365일 정기적으로 꽃을 교체해야하는 가정이나 카페에서는 요즘 이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업체를 적극 애용하고 있다. 게다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2주마다 한 번씩 아름다운 꽃다발을 보내는 상품도 있으니, 비싼 주얼리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낭만적인 사랑 표현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