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 시대, 페이(Pay)
지갑 속 신용카드가 폰 안으로!

 

카드 한 장만 있으면 현금이 필요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대부분의 신용카드가 교통카드 기능도 겸하고 있고, 체크카드와 티 머니, 앱 카드 등도 널리 사용하는 요즘엔 현금 들고 다니는 사람이 되레 생소하다. 한데 카드 한 장을 뛰어 넘어, 이제는 휴대용 전화기 하나만 들고 다녀도 될 것 같다. 신용카드를 건네는 대신, 스마트폰을 마그네틱 결제기 근처에 갖다만 대도 단번에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 널리 상용되기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얼리어답터 세대들 위주로 빠르게 확산되는 걸 보면 조만간 너도 나도 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 페이를 사용할 것 같다.

 

 

모바일로 모든 것을 결제 한다

여름 끝 무렵이었던 것 같다. 케이블 TV 프로그램 ‘채널소시‘를 시청하던 중,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가 등장했다. 프로그램 내에선, 대중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을 쫓는 힙스터(Hipster) 모습을 보이던 그녀는 의외의 곳에서 진보(?)된 모습을 보였다.

 

Close up customer hands making a mobile payment at the coffee shop

(이 사진은 해당 상황과 무관합니다.)

 

쇼핑하던 중, 페이로 결제하려던 모습을 보곤 제작진이 당황해하자 “이것도 모르세요?”라며 특유의 미소를 짓던 그녀. 정확히 어떤 페이를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녀는 이 모바일 결제 1세대 이용자쯤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1969년 대한민국에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신용카드가 등장했다. 오로지 현금으로만 거래하던 사람들은 신용카드 탄생을 적잖이 낯설어했다. 널리 상용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려야했고, 각 카드사의 가맹점엔 해당 카드의 스티커를 커다랗게 붙여놓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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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신용카드가 보편화되었는데, 모바일 시대와 절묘하게 겹쳐진 지금, 이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한창 쓰고 있는 이 플라스틱 카드를 어쩌면 몇 년 후엔, MBC ‘그때 그랬지’에서나 볼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애플에 도전장 낸 삼성 그리고 카카오

미국의 애플페이에 도전장을 내고, 지난 8월 2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 지난 2014년 10월 등장한 애플페이 보다, 후발주자인데도 더 주목받는 이유는 근거리무선통신(NFC)방식과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 모두가 결제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비자마스터 등 주요 신용카드사는 물론 블루밍데일스 등의 백화점과 맥도널드 등과 제휴를 맺은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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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무선통신은 칩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결제단말기에 접촉하면, 무선 결제되는 방식이다. 대신에 이 기술이 지원되는 단말기가 가맹점에 설치되어야 한다. 마그네틱보안전송은 이전에 카드를 긁을 때 생기는 자기장의 원리를 단말기에 내장해, 마그네틱 리더에 접촉하면 된다. 이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 관련 특허 기술을 보유하던 루프 페이를 지난 2월에 삼성이 인수하면서 가능할 수 있었던 기술이다.

 

따라서 가맹점은 별도의 근거리무선통신 결제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결제 기기로도 삼성페이의 이용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존 플라스틱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에선,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셈. 게다가 지문 인증과 원타임 카드 같은 장치로 플라스틱 신용카드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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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페이보다 약 1년 가까이 먼저 탄생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안에서 개인카드(신용/체크)를 등록하여 간단하게 비밀번호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이다. 전 국민 스마트폰 사용자 중, 97%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에 이미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카드사 구분 없이 다양한 카드를 한꺼번에 최대 20개까지 등록할 수 있으며, 원하는 카드를 선택해 결제까지 가능하다.

 

 

구글과 네이버까지 가세한 페이 열풍

이밖에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자체 결제 서비스 ‘안드로이드 페이’를 탑재한 최신 레퍼런스 폰을 지난 10월에 세상에 내놓으면서 페이 열풍에 합류했고, 네이버도 ID로 다양한 가맹점에서 회원가입 없이 편리하게 쇼핑과 결제, 배송관리를 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를 등장시켰다.

 

Payment screen against man using smartphone to express pay

 

네이버 뮤직, 영화,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까지 결제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는 결제할 때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추가 적립 해주는데, 이는 다양한 사용처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장 핫한 관심을 받고 있는 주인공은 역시 삼성페이! 현재 삼성페이와 제휴한 카드사는 삼성과 신한, KB, 현대, 롯데, 농협, BC카드 등이 있다. 향후 모마일 멤버십 카드, 교통카드 등의 다양한 기능까지 추가될 삼성페이!

 

하지만 상용 첫 걸음이기에 여기저기서 걱정과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그중 가장 큰 염려는 안전문제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때, 습득한 사람이 삼 페이까지 사용하면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 다른 사람이 분실한 스마트폰을 습득한 경우, 삼성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등록한 지문인증 또는 결제비밀번호까지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삼성페이가 등록된 스마트폰을 분실했거나, 안 가져왔을 때는 본인 소지의 실물 카드는 정상 이용이 가능하다.

 

Student withdrawing cash at an ATM

 

삼성페이가 어쩔 수 없이 주목받는 또 다른 점은, ATM 기기에서 출금이 가능 하다는 것. 현재는 우리은행에 개설된 계좌에 한해, 삼성페이에 등록 후 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삼성페이 리더기가 설치된 ATM 기기에서만 이용 가능한데, 우리은행 각 지점 당 최소 1대 이상 설치되어 있다.

 

한편 삼성페이의 승승장구 속에 LG전자도 G-PAY를 공개하고 나섰다. 빠르면 올해 안에 자체 개발한 모마일 결제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인 LG전자는 사용 편의성과 범용성, 뛰어난 보안성을 두루 갖춘 페이라며 자신 있어 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넘어서,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도 독주를 하고 있지만 기존의 애플페이와 구글페이의 건재도 제법 굳건하다. 여기에 LG전자의 G-PAY가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날지에 따라, 향후 글로벌 페이 전쟁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