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12시간 남짓 비행해야 닿을 수 있는 이탈리아 로마. 곧 이륙한다는 기내 방송을 듣곤, 창밖 풍경이 궁금해져왔다. 고대 로마의 역사가 한 눈에 펼쳐질 줄 알았건만, 그 대신 넓은 녹색지대가 먼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지, 이탈리아는 와인이 유명한 곳이었지 싶었는데, 지상으로 점점 다가서보니 포도밭이 아닌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경작하는 밭이었다. 도심에서 서쪽으로 불과 3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Leonardo da Vinci Fiumicino Airport). 아마도 이 지역이 도시 로마의 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닌가 싶은 짐작을 해보게 된다.
도시의 관문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탈리아 출신의 르네상스기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세계 최초 비행물체까지 설계했었다던데, 그래서인지 지난 1961년 이 공항이 탄생하면서 그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게 됐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고속열차와 버스, 택시로 구분할 수 있다. 어느 도시의 공항이 다 비슷하겠지만, 도심으로 가장 신속하게 접근하는 방법은 고속열차일 것이다.
로마의 고속열차 이름까지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입국장을 빠져 나와 기차 모양의 노란색 표지판(Treni ․ Trains)을 따라가면, 쉽게 고속열차를 발견할 수 있다. 승차권은 개찰구 들어가기 직전, 우측의 트레인 티켓 판매처에서 구입하면 되는데, 크게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를 외쳐야 한다. 영어를 못하는 동양권 나라에서 온 어리숙한 여행자에게는 이따금 승합차가 더 경제적이고 편하다는 말로 호객행위를 하기 때문. 로마 도심 테르미니(Termini)역까지는 편도 당 14유로인데, 30분이면 도착한다.
유럽에서 가장 큰 역에서 여행은 시작
로마 여행은 테르미니에서 시작한다. 이탈리아 주요 도시는 물론이거니와 파리와 뮌헨, 제베나, 빈 등 다른 나라로 출발하는 기차도 매일 운행 중에 있는 곳. 유럽에선 가장 큰 철도역 중 한 곳이 분명할 정도로 수많은 여행자들로 인산인해이다. 그렇다보니 로마를 처음 찾는 여행자에게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할 장소이다. 말 그대로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곳이 테르미니 역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소매치기와 집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로마에, 이중 테르미니 역은 그들의 주요한 활동 장소라는 사실. 당연히 순진무구한 여행자가 그들의 타깃일 수밖에 없다.
필자도 처음 찾는 도시에 바짝 긴장을 했건만, 장시간 비행에 급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빨리 호텔을 찾아가야한다는 조바심에 고속열차에서 내려, 지하에 있는 매트로 지하철 역사까진 금방 찾긴 했다. 한데 어떻게 매트로 승차권을 구입해야 하는지 도통 알 길이 없었다. 한데 허름한 차림의 집시 소녀가 기계 앞에서 도와주겠다고 유인(?)한다. 역 이름을 이야기하자 알아서 발권까지 해준다. 한데 순식간에 거스름돈 중 1유로를 강탈해가는 게 아닌가. 이를테면 수고비라는 명목으로!
예술의 혼이 풍겨오는 동네에서도 고대 흔적
로마 지하철 매트로는 런던의 언더그라운드처럼 복잡하지 않다. 그리고 서울의 지하철처럼 다양한 라인도 없다. 붉은색의 A라인 그리고 푸른색의 B라인이 전부이다. 이는 도시 전체가 유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함부로 땅을 팔 수 없음을 의미한다. 테르미니 역은 A라인과 B라인의 거점. 필자가 묵게 된 숙소는 테르미니 역에서 A라인을 타고, 두 정거장 남쪽으로 내려오는 만초니(Manzoni) 역에 바로 붙어있는 호텔이었다.
처음 찾는 낯선 도시에선 무조건 교통이 편리해야 한다는 나름의 노하우로 선별한 것인데, 이번에도 예상은 적중했다. 테르미니 역 인근이었다면 무서운 집시들을 이리저리 피해 다녀야 했겠지만, 한결 조용하고 차분한 동네에 위치해있는데다, 콜로세움까지 도보로 10분이면 이동 가능한 곳이었다. 첫날 짐을 풀곤 천천히 만초니 동네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유명 작가 이름과 같아서일까. 어딘가 모르게 예술의 혼이 물씬 풍겨오는 분위기가 온 몸으로 전해져온다. 게다가 로마의 트램(Tram)이 동네 곳곳을 가로질러 나가는 모습마저 이색적이고 아름답기만 하다. 자로 반듯하게 잰 것만 같은 건축양식은 마치 고대 로마의 흔적이 아닐까 싶은 섣부른 기대를 해보는데, 이때 저 멀리 범상치 않는 건축물도 눈에 띈다. 로마 어디에서든 고대의 유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단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다 물도 구입할 겸, 제법 깔끔한 상점을 찾아 들어가 봤다. 다양한 파스타 면과 소스, 그리고 치즈와 육류를 함께 파는 곳. 종류와 양은 그리 많지 않지만, 없는 것 없이 알차게 구비해놓고 있는 상점인 셈인데, 허락 없이 사진 촬영했다가 가차 없이 혼꾸멍이 나는 곳이 이탈리아였단 사실을 몰랐던 것이 죄라면 죄였다. 그저 상점 몇 곳을 촬영했을 뿐인데, 당장 경찰서에 신고할 정도로 고성을 내지르는 게 아닌가. 미안하다는 사과도 필요 없단다. 일단 자기 분이 풀릴 정도로 소리를 질러대는 게 이탈리안(Italian)의 성향이란 건 머지않아 알게 됐으니.
입맛은 어느새 이탈리아 맛에 익숙해지다
2013년 CNN은 세계 최고의 요리로 이탈리아 요리를 선정했던 일이 있다. 이처럼 전 세계 어느 도시를 가든, 이탈리아 음식은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마냥 친숙하기만 하다. 우리에게도 피자와 스파게티, 파스타 그리고 젤라또와 에스프레소는 마냥 익숙하기만 한 것들. 본토에선 어떤 맛을 낼까. 매 끼니마다 먹어도 봤지만, 한국에서 먹어본 맛과 큰 차이를 모르겠다. 이는 이탈리아를 처음 찾았는데도, 이미 입맛은 이탈리아 음식에 어느새 길들여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소스의 맛의 좀 더 강하고 짠맛이 먼저 느껴진다는 정도.
이탈리안의 건강을 책임지는 이탈리아 음식은 크게 북부와 남부로 구별되어진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등 유럽의 다른 나라와 이웃하고 있는 북부는 농업이 발달한 편이어서, 쌀과 유제품으로 이뤄진 음식이 대표적. 로마를 시작으로 나폴리, 팔레르모까지 이어진 남부 지역은 바다와 가까워 해산물을 응용한 다양한 요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북부와 남부 공통으로 사용되는 건강 식자재는 바로 붉은 색의 토마토와 올리브 오일, 모차렐라 치즈 등을 먼저 내세울 수 있다. 어느 요리에서나 이들 식자재는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될 필수 항목이기 때문에, 이들이 곧 중요 래시피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인의 건강 돕는 식자재
파워 푸드와 슈퍼 푸드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토마토는 구연산과 사과산, 호박산, 아미노산, 루틴, 단백질, 당질, 회분, 칼슘, 인,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특히 파란 것보단 붉은 색의 토마토엔 항암작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라이코펜(Lycopene)이 많이 들어있는데, 이는 날것 보다는 열을 가해 익혀 먹으면 그 효과는 몇 갑절 올라간다. 우리 몸에 그대로 흡수되어 바로 효능을 볼 수 있기 때문.
올리브오일은 서양에선 가장 많이 쓰는 식자재 중 하나이다. 오죽하면 유명 셰프 샘김도 MBC <진짜사나이> 출연 당시, 올리브오일만 있음 요리 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고 했을까. 올리브오일은 음식의 풍미를 좋게 해줄 뿐 아니라, 암세포를 죽이는 올레오칸탈(Oleocanthal), 혈액순환에 좋은 비타민E, 콜레스테롤을 확 낮춰 주는 올레인산(Oleic acid)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다.
마지막으로 모차렐라 치즈는 다른 치즈와 달리 숙성과정이 없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에서 다양한 샐러드와 식전 메뉴로 함께 먹는다는 이로운 점이 있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단번에 포만감을 주기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최고. 게다가 칼슘 성분도 많이 들어있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좋고, 칼륨 성분은 이뇨작용을 촉진시켜 몸에 나쁜 나트륨마저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유럽 최대의 플리마켓, 포르타 포르테제
현지인의 건강을 바로 접할 수 있는 곳 중, 재래시장만한 곳도 없다. 그래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일요일마다 장이 선다는 유럽 최대의 플리마켓 포르타 포르테제(Porta Portese). 매주 일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펼쳐지는 이 벼룩시장은 테르미니 버스 정류장에서 75번이나 170번을 타고 약 20여 분 이동하면 된다. 매트로는 B라인 피라미데(Piramide) 역에서 하차한 후 테베레(Tevere) 강을 건너, 도보로 10분. 전체 길이가 1km가 넘는다곤 하는데, 2열에서 3열로 나열된 시장 길은 최소 3km는 걸어야만 대충이라도 살펴봤다고 할 수 있다. 소요시간만 해도 두 세 시간은 훌쩍 지난다.
이탈리아의 축소판이라는 사전 정보를 갖고 찾아갔지만, 웬일인지 오래된 골동품과 공예품은 쉽게 찾을 수 없는 아쉬움. 개인적인 느낌은 그저 이민자, 그들만의 시장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이탈리안도 적지 않게 보이지만, 상인이나 물건을 사러 온 사람 모두 이민자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아 보일 정도. 그렇다보니 이탈리아 고유의 물건보다는 이민자의 나라에서 온 물건이나 생필품이나 옷 등을 저렴하게 파는 할인마켓이란 생각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볼거리도 사람도 넘쳐나지만, 기대했던 벼룩시장이 아니었다는 개인적인 결론. 그저 그 크기와 규모만 유럽 최대의 벼룩시장 정도가 맞는 표현이다 싶다.
게다가 이탈리안의 건강에 관련된 것은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저 햄버거와 샌드위치 정도 파는 푸드 트럭 몇 개가 전부. 다만,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잘 살펴보면 이탈리아에서만 살 수 있다는 수제 가죽 가방을 발견할 수 있다. 한데 이 또한 아시아 어딘가에서 왔을 법한 이민자가 팔고 있어, 가방의 출신 성분이 다소 의심스럽다.
신선한 먹거리가 가득, 메르카토 테스타치오
포르타 포르테제를 나서면서 로마 현지인에게 물었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대체 어디에서 구입 하냐고! 현지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곳은 메르카토 테스타치오(Mercato Testaccio). 한데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는단다. 하는 수 없이 다음 날인 월요일에 로마 중산층이 산다는 테스타치오를 다시 방문해야했다.
찾아가는 방법은 포르타 포르테제와 비슷하다. 매트로 B라인 피라미데(Piramide)역에서 하차한 후, 도보로 10분 이동하면 된다. 2012년 7월, 시장의 건물을 새로 만들면서 다른 지역의 재래시장보다 훨씬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돈됐다는 이 시장은 육류를 시작으로 신선한 생선과 제철 과일, 채소 등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게다가 현지 상인이 직접 만든 다양한 피자와 치즈, 과일 잼 등의 먹거리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이번엔 상인 한 명 한 명에게 사전 허락을 받곤 둘러보기로 했다.
이탈리안의 성품은 대부분 무뚝뚝한 편이지만, 그런데도 낯선 여행자의 느닷없는 방문에 조금은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시장의 역사와 유래 등을 알아듣기 힘든 이탈리아어로 꽤 장황하게 설명하기까지. 100년도 더 된 당시의 시장 풍경까지 사진으로 보여주는데, 그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소와 돼지의 도살장까지 있던 이곳의 옛 모습이었다. 그렇다보니 시장 안에서의 정육점은 나름의 전통과 역사를 갖곤,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육류를 제공하고 있다했다.
다른 상인과 달리 정육점의 상인은 의사처럼 흰 가운을 입곤, 청결과 위생에 무엇보다 신경 쓰는 눈치. 우리의 족발 같은 것도 보이고, 고기를 말린 훈제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었는데, 고객이 주문하면 요리 용도에 맞게 잘 다듬어진 칼로 세심하게 썰어주는 서비스는 우리보다 훨씬 정교한 편이다.
이 시장 안에선 이탈리안 건강의 3대 필수 식자재인 토마토와 올리브오일, 모차렐라 치즈 등도 어김없이 발견된다. 특히 붉은 토마토의 생김새와 크기는 우리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것이 상당히 이채롭다. 더욱이 이탈리안은 몸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컬러 푸드를 많이 애용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채소와 야채 가게에서는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총천연색의 건강 먹거리의 그 싱그러운 자태(?)에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이다.
도심 속 재래시장, 캄포 디 피오리 광장
로마 도심에서도 얼마든지 재래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캄포 디 피오리 광장(Campo De’ Fiori)은 도심 여행 중 쉽게 만날 수 있는 위치인데,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에서 도보로 5분만 남쪽으로 내려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일요일을 제외한 날에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시장이 열리는데, 테스타치오와 달리 노천 시장이다.
그렇다보니 날씨 좋은 날 방문하면, 사진도 멋스럽게 나오고 즐길거리와 볼거리도 풍성하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아름다운 전통 건물에 둘러싸인 길이 50미터, 폭 30미터의 작은 광장. 이 시장에선 과일과 야채, 그리고 파스타 면과 소스, 올리브 오일, 견과류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로마 도심의 모든 식당에선, 이 시장에서 하루 사용할 야채와 과일 등의 식자재를 매일 구입하고 있다는 후문. 그렇다보니 오전 6시부턴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른 시간이 지나면, 인근 주민이나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시장. 사방에 둘러싸인 각 건물의 1층은 대부분 식당과 노천카페가 자리하고 있어, 시장을 둘러본 후 브런치 등의 식사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만 많은 여행자가 찾다 보니, 구입은 하지 않고 사진 촬영만 하고 가버리는 경우가 왕왕 생겨, 상인들 분위기가 다소 험악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령 과일 좌판에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담으라며 비닐봉투를 건네는데, 사진만 찍고 달아나면 여지없이 이탈리아 욕을 원 없이 듣게 되는 건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몸에 좋은 방울토마토 등은 부담 없는 가격에 구입 가능하니, 간단한 샌드위치까지 더해서 시장 중앙에 있는 동상 아래에서 간단한 요기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상은 이탈리아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조르다노 부르노(Giordano Bruno 1548~1600). 이 광장에 그의 동상이 세워진 배경은 사제 출신이었던 그가 교단에 회의를 품었다는 이유로, 바티칸 재판에 의해 이단죄로 이 광장에서 화형 됐기 때문.
로마 여행 중 빤한 기념품을 사기 보다는 이 시장에서, 국내에서는 구입조차 못하는 다양한 파스타 면이나 올리브 오일을 구입하면 꽤 괜찮은 아이템이 된다. 대부분 네 개에 15유로 정도이니, 가격도 적당한 편이다.
드디어 고대 로마의 그 길을 걷다
로마 건강투어를 위해 다녀야 했던 시장 길은 현지 여행사의 원데이 투어를 통해 미리 파악할 수 있어 가능했다. 한국인 가이드가 인솔하고, 한국 여행자와 뒤섞여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장장 10시간 가깝게 걸으며 여행하는 이 원데이 투어의 장점은 로마에 짧은 시간 체류하는 여행자에겐 꼭 필요한 투어 상품이다. 한국에서부터 단체여행으로 오면, 일거수일투족 모든 일정을 공유해야하는 부담감이 있는 건 당연. 필자처럼 개별적인 용무가 있는 여행자라면, 필수 여행코스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조인하면 시간도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08:30
로마 매트로 B라인의 콜로세오(Colosseo) 역 출구 앞에서 가이드와 만남. 이때 개인 수신기를 받게 되는데, 이동 중에도 실시간으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무엇보다 편리하다.
08:50
로마 최고의 랜드마크를 둘러보다 ① 콜로세움을 시작으로 콘스탄티노스 개선문 ② 대전차 경기장 ③ 진실의 입 ④ 포로로마노 ⑤ 베네치아 광장 ⑥ 판테온 ⑦ 나보나 광장 등을 약 3시간 남짓 돌면 점심시간이 된다. 각 핫 플레이스에서는 약 10여 분의 자유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기념 컷은 얼마든지 촬영할 수 있다.
① 콜로세움과 콘스탄티노스 개선문
② 대전차 경기장
③ 진실의 입
④ 포로로마노
⑤ 베네치아 광장
⑥ 판테온
⑦ 나보나 광장
12:00
나보나 광장 인근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이동. 피자와 파스타로 점심을 먹는데 개인당 10유로의 식사비가 별도로 청구된다.
13:30
시내버스를 이용해 가이드, 여행자들과 함께 바티칸으로 이동. 약 20분 소요되는데, 로마에선 이 단체 여행이 왜 중요한지를 바티칸에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개별적인 바티칸 미술관 입장은 최소 두어 시간의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여행사를 통해 단체 사전 예약을 하면, 그 시간에 맞춰 가이드 인솔 하에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16유로!
14:00
이탈리아 안의 또 다른 국가. 바티칸에서는 이탈리아 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곳에서는 바티칸 전문 가이드로 바뀌면서 수신기까지 교체된다. 교황 궁내의 미술관 안에는 미켈란젤로의 대작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있으며, 당대 최고의 화가 라파엘로, 안젤리코 등의 작품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이중 최고의 묘미는 성당 안의 벽화를 차례로 둘러보는 것인데 시스티나, 파오리나, 니코로 5세 성당 등도 바티칸 미술관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17:00
오후 5시면, 공식 투어 일정은 끝이 난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바티칸의 하이라이트, 베드로 성전을 천천히 살펴봐야 한다. 349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베드로 성인의 묘지 위에 세워진 이 성전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판테온의 돔 형태와 기둥이 성전 안에 들어서 있다.
브라만테,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안토니오 등 수많은 작가가 이 성전 신축에 힘을 쏟은 결과, 이 공간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예술가의 혼이 담긴 작품과도 같은 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한 시간으로도 부족하다. 최소 두 시간은 천천히 살펴보는 게 필수이다. 성전 안에는 베드로의 무덤은 물론 이전 교황들의 무덤과 중앙대제, 성 베드로의 동상,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등이 있다.
18:00
동절기에는 오후 6시까지가 개방하는 성 베드로 성전. 더 머물고 싶지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TV에서 봤던 성 베드로 광장으로 이동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따금 기도를 하며 여러 사람에게 손을 흔들어준다는 발코니.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광장과 높이 41미터의 오벨리스크, 그리고 베드로 광장 분수 앞까지 천천히 둘러보면, 어느새 이탈리아 로마와의 경계선에 닿게 된다.
Plus Info
01. 콜로세움 내부 투어
원데이 투어엔 콜로세움 내부 투어가 빠져있다. 그저 외부에서만 한번 올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는데, 로마 체류 내내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일요일 오후,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릴 때 콜로세움을 들어가 보기로 결심했다. 두 시간 줄을 서는 것도 각오했다. 12유로를 내면 콜로세움 내부 투어 뿐 아니라, 포로로마노와 팔라티노까지 입장이 가능한 통합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콜로세움 내부 투어만 하기로 했다가 본전 생각에 포로로마노와 팔라티노도 폐장직전까지 돌아다녀야 했다. 몸과 발은 피곤했지만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고대 로마의 흔적을 생생하게 확인하고, 감동할 수 있는 기회이다.
02 영화 <로마의 휴일>의 그 곳
영화에 나왔던 배경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진실의 입과 판테온 신전 그리고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광장이라 할 수 있다. 원데이 투어로 거의 눈도장을 찍었지만 아쉽게도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광장은 볼 수 없었다. 다행이도 이 두 곳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나보나 광장에서 큰 길을 건너, 지도를 보며 약 5분을 도보로 이동하니 트레비 분수가 나타난다. 말 그대로 최고 인기 명소라 그런지, 가장 많은 여행자들로 정말 발 디딜 틈이 없다. 겨우 구석에서 사진 몇 장만을 촬영하곤, 60년 넘은 영화 속 그 배경을 떠올려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트레비 분수를 정면에 놓고 우측 윗길로 5분 정도 따라가면, 스페인 광장이 나온다. 스페인 대사관이 있다 해서 광장의 이름도 그대로 사용했다는데, 스페인 국기를 발견하면 이곳이 영화 속 배경 중 가장 인기 있는 곳. 아쉽게도 그 유명한 계단은 현재 공사 중. 언제 공개될지 미지수이지만, 그 앞의 작은 분수와 광장에서라도 영화 속 추억을 되새김질 할 수 있다.
포토에세이 Photo Essay
01_고대 로마의 건축물은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구시가지 동네엔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는데, 함부로 건축을 변경하거나 훼손하면 안 된다.
02_로마의 길과 바닥은 특별하다. 최소 6백 년 전에 대리석 등의 돌로 길을 닦아 놨다는데,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단 비오는 날은 미끄럽다는 단점!
03_판테온 신전 바로 앞의 풍경. 골목도 아름답고, 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성직자의 모습에서 바티칸과 가까운 도시임을 알 수 있다.
04_토요일 주말, 매트로 B라인의 콜로세오 역 인근은 자동차 없는 도로로 변신. 그 어느 날보다 자유롭게 고대 로마의 향취에 빠질 수 있다.
05_바티칸도 하나의 국가이기 때문에 간단한 입국 심사를 거친다. 여권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한다. 큰 가방이나 날카로운 무기 등을 소지한 사람은 입국 불허.
06_바티칸의 넓은 정원. 하나의 작은 국가! 소방차와 구급차, 우체국 등 모든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들어서있다.
07_바티칸 시국의 군인은 스위스 용병으로 이뤄졌다. 성 베드로 성전 안에 밀랍인형으로 만든 한 성인의 영면 모습.
08_최근 유럽 도시를 여행하다보면, 자전거 투어가 보편화되어 있다. 자전거로 도시 곳곳을 누비는 건강한 여행자와도 쉽게 마주친다.
09_콜로세움 인근의 숙소라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는 풍경. 은은한 조명으로 밤에 더 아름다운 콜로세움의 자태. 내부 투어를 하게 되면 그 어디든 놓치지 말고 살펴봐야 하는데, 이 엄청난 유물에 낙서한 사람의 심리가 궁금해진다.
10_로마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테베레(Tevere) 강. 폭은 넓지 않지만 상당히 깨끗하고 녹지도 잘 조성되어 있을 뿐 아니라 산책길과 자전거 길도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