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술은 건강에 좋지만, 과하게 마시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사람들은 과음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술을 적정량 마시고 멈추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건강한 삶의 첫 번째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적절함’이 아닐까? 운동과 술, 식단 등 모든 것이 적절해야 건강에 좋다. 2016년도는 건강한 삶을 위해 ‘절주캠페인’을 실천해보자. ‘절주캠페인’ 시리즈의 첫 편으로 ‘술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술은 우리 일상에서 많은 의미를 지닌다. 좋은 일이 있으면 술로 축하를 하고, 슬픈 일이 있어도 술로 위로를 한다. 술이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기도 하고, 마음속에 숨겨왔던 이야기를 털어놓게 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은 언제부터 술을 마셨나?
술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오랜 시간동안 발전해왔다. 인류가 수렵•채취를 하던 시대의 과실주가 최초의 술이라는 설이 있으나, 그 시작은 정확하지 않다.
동서양의 공통된 설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원숭이’에 의한 것이다. 원숭이 등이 저장한 과실이 자연 발효되어 과실주가 만들어졌다는 데서 비롯된다. 잘 익은 과실이 땅에 떨어진다. 과실에 상처가 나면 과육과 공기 중의 야생효모가 자연적으로 만난다. 그 후 효모의 증식과 함께 과실의 당을 분해하는 과정인 발효를 거친다. 당이 분해되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을 통해 술이 된다.
나뭇가지의 갈라진 틈이나 바위의 패인 곳에 원숭이가 저장해둔 발효된 과실주를 인간이 우연히 맛보면서 만들어 마시게 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집트나 중국에서는 약 5천 년 전에 술을 빚기 시작했다. 중국의 <여씨춘추(呂氏春秋)>에는 5천 년 전 하나라 우왕(禹王)시대에 ‘의적조주(儀狄造酒)’라는 기록이 나온다. 이집트에도 술을 빚는 벽화가 발견되었다. 기원전 1500년 제5왕조 묘 속에는 맥주(麥酒) 제조에 관한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는 <고삼국사기(古三國史記)>>에 주몽(朱蒙)의 고구려 건국 이야기 중에 술에 관한 것이 나온다.
술의 긍정적인 역할
책<테킬라 이야기> 중 ‘우리의 술 이야기’ 부분을 보면 우리나라는 제천행사와 함께 음주를 했다는 내용이 있다. 제천행사는 삼한(三韓)시대와 그 전인 고조선(古朝鮮)시대부터 있었다. 어쩌면 그 이전부터 술을 빚어 마셨을 수도 있다. 하늘에 드리는 제사와 술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과거 술이 신성한 음식으로 간주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술에 취한 상태인 ‘취기(醉氣)’가 종교적으로 신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이라 믿었다는 해석도 있다.
농경사회에서 술은 기운을 북돋아주고 함께 나눠 마시며 서로를 응원해주는 역할을 했다. 추수 후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술을 통해 자신과 더불어 서로를 위로했을 것이다. 중요한 일이 끝난 후, 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술로 회포를 푸는 문화는 전 세계가 비슷한 것 같다.
이처럼 술은 식사와 축하행사, 종교의식에 등 여러 문화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적절한 술은 행복감을 준다. 또 술은 진정제로서 행동 억제 작용을 한다. 술은 물이 오염된 지역에서 때 물대신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수단으로 쓰였다. 1700년대 유럽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 맥주와 와인이 바로 그러했다.
술의 부정적인 역할, 어두운 그림자
술은 오랜 시간 사람들과 호흡하며 살았다. 과거와 현재에서 술은 축복과 기념, 위로 등 삶의 활력소이다. 단, 한두 잔 정도나 자신의 주량을 넘지 않을 때에 한해서다.
술의 문제는 절주가 힘들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분과 분위기에 취해 과음을 한다. 결국 음주량 조절에 실패하게 되어 실수를 하거나 숙취로 고생한다. 술 애호가들은 자신이 술 조절력을 상실했다고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아니 인식하지 못 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술을 마셨는데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아프다면 절주가 필요하다. 술을 마시면 갑자기 용기가 생기고 기분이 지나치게 좋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양을 조절하지 못한 채 술을 계속 마실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은 술을 마셨을 때 평소보다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과음을 할 성향이 높다고 말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성향이 ‘알코올 의존 고위험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술에 의해 인생이 좌우되고 싶지 않은가? 건강하게 술을 오래 즐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절주가 ‘정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