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가장 세균이 많은 곳은 어디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수건’일 수 있다. 수건이 위생적이지 않다면, 깨끗이 씻어도 소용없다. 세균이 득실거리는 수건으로 물기를 닦을 테니 말이다. 여드름성이거나 예민한 피부, 상처가 났다면 수건의 위생과 소재는 피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신은 평소에 수건을 몇 번을 쓰고 세탁 바구니에 넣는가? 제대로 말리지 않은 수건을 사용하거나 며칠씩 쓰고 있다면 그 수건은 당장 세탁해야 할 것이다. 집안 내 세균 번식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건에 세균 번식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
수건 속에 박테리아
미국 콜롬비아대학의료센터 임상미생물학과 수잔 휘티어 박사는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를 통해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피부 박테리아가 수건으로 옮겨 붙는다”며 빨지 않은 수건에는 “며칠 사이에 박테리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전했다.
물론 자신의 몸을 수건으로 닦은 경우, 박테리아가 번식해도 건강에 해가 되는 수준은 아니다. 수잔 휘티어 박사는 “MRSA와 같은 병원성 세균이 몸에 붙어있다면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MRSA는 대부분의 항생제에 내성이 강한 악성 세균을 말한다. 만약 피부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병원성 세균이 수견에서 발견되면 그 세균은 체내로 침투할 수 있다. 물론 1%도 안 되는 희박한 상황이라고 그는 말한다.
4번 이상 사용하지 말 것
수건은 4번 정도만 사용해도 수백만 마리의 박테리아가 번식한다고 한다.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4번 이상 쓴 수건을 사용한다면, 세균으로 몸의 물기를 닦는 꼴이 될 것이다. 수건을 세탁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려 사용하는 것은 위생상 좋지 않다. 수건은 자주 세탁해 바짝 말려 사용하도록 한다.
또 수건을 자주 세탁하더라도 무좀 등의 곰팡이에 감염이 된다면 욕실 바닥의 위생상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중탕을 사용했거나 가족 중에 무좀이 걸린 사람이 있는 경우라면, 곰팡이 균에 노출될 수 있다. 귀가 후 발을 한 번 더 씻고, 가정에서는 개인별로 수건과 욕실 신발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올바른 수건 세탁법>
Q_ 수건 세탁 시 물 온도는?
A_ 너무 뜨거운 물로 세탁하면 수건의 면섬유가 손상된다. 40도 이하 온도의 물을 사용한다. 이때 울코스로 한 번, 헹굼은 2회 정도가 적당하다.
Q_ 섬유유연제는 사용할까? 말까?
A_ 섬유유연제는 수건 섬유 가닥의 마찰력을 감소시킨다. 이는 흡수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섬유유연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Q_ 보송보송한 수건의 유지법은?
A_ 세탁 후 수건을 탈탈 털면 섬유가 살아나는 효과가 있다. 그 후 말리면 수건의 보송보송한 감촉을 유지할 수 있다.
내 취향 저격, 소재별 수건
알고 보면 수건의 소재도 다양하다. 매일 사용하는 수건이라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소재를 선택하면 어떨까?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자신의 피부 타입에 따라 수건 소재를 골라 구매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면사’는 목화 섬유를 꼬아 만든 면사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소재의 수건이다. 땀과 수분을 잘 흡수하며 세탁이 편하다. 실의 굵기는 ‘수’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수가 높을수록 실이 가늘고 부드럽다. 30수 면사가 가장 일반적이다. 40수나 60수는 호텔의 고급 타월로 분류한다.
항균성과 향취성이 우수한 소재는 ‘죽사’다. 죽사는 천연 대나무 펄프에서 추출한 섬유이다. pH 지수가 중성으로 피부에 자극이 없다. 죽사 소재의 수건은 대나무 특유의 성분으로 세균이 잘 번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선글라스 렌즈나 스포츠 타월에 사용하는 것이 ‘극세사 섬유’다. 매우 촘촘하게 직조되어 진드기가 파고들지 못한다고 한다. 아토피나 천식, 비염 환자에게 좋은 소재로 알려져 있다.
가볍고 보송한 느낌의 ‘무연사’ 소재는 꼬임 없는 실을 사용한 것이다. 부드러워서 여성이나 유아 등 민감함 피부에 어울린다. 부드러운 소재인 만큼,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사용해 세탁해야 한다.
건강한 삶의 기본은 일상생활의 습관에서 시작된다.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환절기, 올바른 수건 사용법으로 일상의 건강을 챙길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