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건강] 젊음을 잃는 슬픈 질병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속 선천성 조로증

 

선천성 조로증으로 80세의 신체 나이를 갖게 된 16살 소년 아름이와 서른셋의 어린 부모 대수와 미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이는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한 소년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소개되는 선천성 조로증에 대해 알아본다.

 

 

 

Rear view of boy sitting in wheelchair against library

 

두근두근 한 아름이의 인생을 담은 영화

태권도 유망주이던 대수와 가수를 꿈꾸던 미라는 열일곱 어린 나이에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을 하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 두 사람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 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아들 아름이는 선천성 조로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남들보다 빨리 늙는 병인 선천성 조로증 때문에 16살의 나이에 일찌감치 철이든 아름이는 철부지 부모를 이해하는 성숙한 아이가 된다. 하지만 학교에 다녀 보지도 못하고 또래 친구도 하나 없는 아름이는 외롭기만 하다.

처음으로 사귄 펜팔 친구는 작가 지망생이 만든 허구의 인물이었고, 밤에 별을 보러 갔다가 시력을 잃는 등 아름이에게는 계속해서 시련이 찾아온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아름이네 가족은 더욱 단단해지고 따뜻해진다. 집에서 소설을 쓰며 작가의 꿈을 키워 온 아름이는 한 해의 마지막 날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러 가던 길에 자신이 쓰던 소설을 부모님께 드리며 숨을 거두고 만다.

 

 

 

조로증이란?

고작 16살 소년인 아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선천성 조로증은 무엇일까? 조로증, 허친슨 길포오드 조로증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이 질병은 희귀한 유전 질환이다. 어린아이들에게 조기 노화현상을 나타나게 한다. 조로증을 가진 아이들은 초기 유아기에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약 9개월에서 24개월 정도 되면 뚜렷한 성장 지연을 나타낸다.

 

Newborn baby on a plaid

 

또래보다 키가 작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피부 아래 지방층이 손실되어 피부가 늘어지고 관절 경직, 골격 손상 등의 증상을 보인다. 보통 8세에서 21세 사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 평균 수명은 13세 정도다. 남녀가 비슷한 빈도로 발생하며 8백만 명의 신생아 중 1명꼴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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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증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조로증은 LMNA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나타나기 때문에 유전적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질환은 부모가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기 바로 직전 돌연변이가 생긴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가 선천성 조로증을 앓더라도 다른 아이를 낳았을 때 선천성 조로증을 가질 확률은 일반 정상인과 같다.

 

 

 

 

성장이 더디고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조로증

조로증에 걸린 아이들은 신생아 무렵에는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성장 상태를 보인다. 하지만 약 24개월 무렵부터 뚜렷한 성장 지연이 나타나 작은 키와 몸무게를 갖게 된다.

얼굴뼈 또한 제대로 자라지 않아 턱이 매우 작은 소악증이 나타나며 치아도 제대로 나지 못한다. 눈꺼풀에는 지방이 없어 잘 때 눈을 완전히 감지 못하기도 한다. 모발은 24개월 무렵 거의 빠져 있으며 얇고 희거나 금색으로 변한다.

 

BLD012242 Therapist applying Bandage on the Hand

 

유아기부터 피부 아래 지방층이 손실되어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드러난다. 어린이가 되면 피부에 노화현상이 나타나 얇고 건조하며 주름이 잘 생기며, 햇빛 노출에 의한 갈색 반점도 나타난다. 손톱과 발톱 또한 약하고 부서지기 쉬워 없을 수도 있다.

뼈도 얇고 연약해 쉽게 골절되며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관절 주위에 비정상적 섬유성 조직이 형성되어 근골격계 이상이 나타난다. 전체적인 골밀도가 저하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밖에도 심장 비대, 협심증, 죽상경화증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심장 발작이나 심근경색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close up of scientist with tube making test in lab

 

조로증은 완치가 가능할까?

안타깝게도 아직 조로증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이를 치유하기 위한 의료진의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한 보고에 따르면 조로증 환자에게 성장호르몬을 투여했을 때 체중 증가 및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저용량의 아스피린 투여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줄이는데 좋다고 보고되었으나 아직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렇듯 의료진들은 다양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조로증의 완치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더 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