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유] 짧은 문장이 이끌어내는 공감의 힘! SNS 시인 최대호

 

길고 긴 글로 구구절절 읊는 것보다 단 한 문장으로도 사람들의 수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요즘이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지만 SNS가 활성화된 현재는 그 영향이 매우 크다. SNS 시인 최대호 씨는 단 다섯 줄의 짧은 문장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다. 이것이 시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재미와 공감이라는 코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최대호 씨를 만나 SNS 시의 특징과 이것을 시작하게 된 계기 등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SNS에 글을 쓰고 있는 시집 <읽어보시집>, <이 시 봐라>를 낸 작가 최대호입니다.

 

 

 

Q. 언제부터 시를 작성하기 시작하셨나요? 당시 상황과 글을 처음 올렸을 때 반응이 궁금합니다.

처음 시작한 것은 2012년 3월입니다. 그 당시 제가 경영학과에서 공대로 편입을 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죠. 그러던 어느 날 수업시간에 문득 어렵고 복잡한 시가 아니라 재미있는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글을 써 본 적도, 배운 적도 없고 취미도 없었지만 무척 잘 써지더라고요. 평소에 장난치는 것처럼 글을 쓰다 보니 글 쓰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글을 개인 SNS에 올렸는데 주변 사람들은 크게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만두었다가 2014년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매체여서인지 금세 반응이 나타났고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01

 

Q. 손글씨를 사진으로 찍으시는데 이유가 있다면요?

처음 글을 쓸 당시 공 책 귀퉁이에 적었었습니다. 그것을 찍어서 올리는 형식으로 하다 보니 버릇이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글씨도 못쓰면서 자꾸 손글씨를 쓴다고 핀잔을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워드에 작성해서 올려봤는데 느낌이 전혀 살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다른 분들도 손글씨가 낫다고 해주셔서 손 글씨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제 글씨 자체가 저의 캐릭터가 된 것 같기도 해요. 글과 글씨체가 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글의 매력 포인트는요? 어떤 점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첫 번째로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글 자체가 쉽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쓰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제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는 거죠. 그래서 제가 타깃으로 삼는 독자층은 제 또래 친구들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부모님의 마음을 대변하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제가 느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02

 

Q. 이러한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두 권의 시집을 내셨어요. 책이 나왔을 당시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처음 책을 내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는 꿈만 같았습니다. 제가 강연도 다니고 했지만 책을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거든요. 책을 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은 일이기 때문에 마냥 좋아서 진행했습니다. 기존 작품과 신작이 함께 실렸는데, 어떤 신작을 넣을 것인지 많이 고민하고 진행했기 때문에 특별히 어렵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될지 상상도 못했고요.(웃음)

 

 

 

Q. 강연을 할 때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보통 대학교 방송제, 축제에서 강의를 많이 합니다.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고 중, 고등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기도 해요. 그분들께 대단한 이야기를 하지는 못하고요. 반 정도는 제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어떻게 글을 쓰게 됐고, 제가 누구고 어떻게 살아왔는지요. 나머지는 제 인생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너무 치열하게 살기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하고 좀 늦으면 어떻고 좀 덜 빛나면 어떠냐, 하고 싶은 것 많이 하면서 즐겁게 행복하게 살자고 많이 얘기해요. 물론 저도 그렇게 살고 있고요.

 

 

 

03

 

Q. 글을 쓰시면서 가장 고민하고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 이야기가 나만 공감하는 이야기인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이것이 해결되면 제가 쓴 글이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지 확인하곤 합니다.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는 크게 고민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잘 안 풀릴 때가 가장 걱정이죠.

 

 

 

Q. SNS 시가 사람들의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콘텐츠 자체가 굉장히 짧아졌습니다. 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오고 몇 초안에 모두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SNS 시는 그러한 특성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요즘 책을 읽는 분들이 적습니다. 사람들은 단편적이면서도 내 이야기를 대변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합니다. 그런데 SNS 시는 짧으면서도 자신을 대변해주기 때문에 인기가 생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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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동안 썼던 시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이 있다면요?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신에게’라는 글입니다. 평소 제 스타일이 반전이나 개그 요소가 있다면 이 글은 성격이 좀 달라요. 짧은 시간 내에 쓴 글임에도 반응이 좋아서 저도 굉장히 만족한 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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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SNS는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는 매체인 만큼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지 않을 수 없을 텐데요. 가장 기억에남는 반응이 있다면요? 

한 분이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주신 적이 있어요. 제가 ‘생각’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그걸 보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더라고요. 당시 상황이 너무 안 좋았는데 그 글을 저장해두고 계속 보셨다는 거예요. 그랬더니 고민하던 이직 문제와 친구관계가 다 잘 풀렸다는 거였어요. 정말 보람되더라고요. 사실 그분을 위해서 쓴 글은 아니었는데 그 글이 어떤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것으로 인해 삶이 변화했다는 사실이 정말 뿌듯했습니다.

 

 

 

Q. 10년 뒤에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글을 처음 쓸 때는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했었는데 10년 뒤라는 시간은 어떻게 될지 장담을 못할 것 같아요. 제가 글을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봐주시는 분들이 없어지거나 제 능력이 안 되어서 글을 못 쓰게 될 수도 있고요. 바람 중 하나는 좋은 아빠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꿈이 3개가 있는데 그중 책 내기는 이미 성공했고요. 하나는 100개국 여행, 마지막이 좋은 아빠 되기입니다. 사실 100개국 여행은 치안 문제 때문에 50개국으로 줄였습니다.(웃음)

 

 

 

04

 

Q. 지금 하고 계신 일 이외에도 더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지금 에세이를 쓰고 있긴 한데, 만족스럽지는 못해요. 제가 처음 시작한 분야가 시의 형식을 빌린 글이기 때문에 형식이 다르다는 것에서 부담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도 계속 조금씩 써가면서 만족스러운 글을 작성하고 싶어요. 또 다른 것은 패션모델을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키와 외모로는 모델이 될 수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꼭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음악 하는 친구와 함께 음악과 글이 어우러진 공연을 한 번 기획해 볼까 고민도 하고 있어요. 방송도 한두 번 해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관심 있는 분야가 너무도 많아서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싶습니다.

 

 

 

05

 

Q 최대호에게 글이란?

지금은 제 삶입니다. 글이 저고 제가 글이 되었어요. 취업에 실패하고 있을 당시 낭떠러지에 있던 저를 구해준 것이 바로 글이었습니다. 일종의 명품 동아줄을 잡은 셈이죠. 저를 믿고 의지해주는 가족들과 제 글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크게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계속 그저 제 글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고, 좋다고 느껴진다면 주변에 많이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About 최대호

1988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2014년부터 SNS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책 <읽어보시집>과 <이 시 봐라>를 내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위로와 재미 그리고 공감이 가득한 글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