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삶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미니멀리스트’

‘미니멀리스트’의 사전적 의미는 ‘목적을 이루는데 필요 이상의 것을 억제하는 사람’을 말한다. 풍요로움이 일상화된 탓일까? 부족한 것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요즘 사람들은 최소화, 꾸미지 않은, 담백한 무언가에 열광하는 것 같다. 선택의 범주가 넓을 때 오히려 혼란을 겪는 결정 장애처럼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의 풍요가 아닌 마음의 풍요인가 보다. 마음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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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기와 정리, 그 사이의 미학

최근 KBS <취재파일-digital K>에서는 ‘미니멀리스트 되기’를 주제로 다뤘다. 사람들 사이에서 ‘정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등장하고 관련 서적들이 나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취재파일-digital K> 취재팀이 정리를 하지 못해 고민인 사람의 집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쇼핑을 좋아하는 30대 주부의 집은 쇼핑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그녀는 있는 물건을 또 구입하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운동기구도 있다. 주방에는 컵과 그릇이 충분하지만 그녀는 사고 또 산다고 전했다. 옷 방에는 이미 1천여 벌이 넘는 옷들로 가득하고 발 디디기도 힘들어 보인다. 이에 대해 이나미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자신이 공허함을 느낄 때 그 공허함을 많은 물건으로 채우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공허한 만큼 버리지 못하고 계속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과거에 많은 물건을 가지려 했던 성향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정리하는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최소한의 요소로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취재파일-digital K>가 취재한 한 사례자 역시 한때 집 안에 많은 물건들로 가득했다. 버리는 데만 2년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그는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중복되는 아이템들은 기부하고 나눠주면서 없앴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마음의 안정’이었다. 그는 물건을 사는데 시간을 쓰지 않고 ‘경험 소비’에 지출을 늘리고 있었다. 청소할 시간도 줄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더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정리의 결과는 마음의 여유와 가치관의 변화를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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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며 깨달은 ‘미니멀 라이프’

책 <두 남자의 미니멀 라이프>의 저자이자 미니멀리스트인 두 남자 ‘조슈아 필즈 밀번’과 ‘라이언 니커디머스’는 어느 날 잘 나가던 직장에 사표를 던진다. 차와 집도 팔고 편안한 소파와 책 몇 권만 남기며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한다. 사회에서 성공한 동갑내기인 그들은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며 미니멀 라이프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정리 과정에서 깨달은 인생의 가치와 소중함을 ‘더 미니멀리스트(www.theminimalists.com)’라는 사이트에 올리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일부를 뽑아 책으로 엮게 되었다.

저자는 집 안에 넘쳐나는 물건들은 성공한 삶이란 것을 짐작하게 만들어주지만 그 성공은 허상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쌓아 올린 사회적 신분은 진짜가 아니며, 소유한 물건도 삶의 만족도와는 거리가 있다. 행복하지 않은 삶을 채우기 위해 그들은 물건을 샀지만 공허는 채워지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들은 책을 통해 “미니멀리즘이란,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힘,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도구, 쓸데없는 것들에 나를 빼앗기지 않을 자유, 내 삶을 만족으로 채우는 행복이다”라고 말한다. 물론 저자는 미니멀리즘이 인생의 해답이 아니라 ‘하나의 해결책’이라 말한다. 최소화하는 삶에서 진정한 자유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물건이 자신을 대신할 수 없으며 나라는 존재는 소유물 이상의 존재임을 전하고 있다. 즉, 추억은 물건이 아닌 사람 내면에 있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의 실천 과정에서 저자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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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정리하라 ‘행복이 시작된다’

미니멀 라이프는 북유럽에서 시작해 미국과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장 시대가 끝나가면서 본인이 원하는 삶을 추구하는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라 설명한다. 스마트폰에 손만 터치하면 원하는 정보가 열리는 시대. 정보의 홍수 안에서 많은 사람들은 염증을 느끼고 있다. 부족한 것이 없이 풍족한 오늘날, 사람들은 이제 꾸밈없는 단순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미니멀리스트들은 단순한 소비 축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각자가 선호하는 기준에 따라 소비 취향을 정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버리거나 나누고 기부한다. 보다 가치 있는 것에 소비하며 효율적인 것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지향한다. 단순한 삶을 시작한 미니멀리스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물건을 버리자 삶의 가치관이 변화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고 더 행복해졌다’는 것이다. 미니멀리스트는 버리면서 얻는 비움의 미학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 에너지와 시간을 쏟기 위해 같은 디자인의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를 입는다고 매체를 통해 전했었다. 무슨 옷을 입을지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다고 그들은 말한다. 미니멀리즘을 통해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행복을 추구했던 것이 아닐까? 하루하루가 전쟁이고 복잡한 삶을 살고 있는가?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정리하고 버리는 것일 수 있다. 최소한의 삶으로 진정한 행복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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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도 미니멀리스트!
미니멀리즘을 시작하는 당신을 위한 팁

 

사용하지 않은 것, 구매 후 자리만 차지하는 물건, 중복되는 아이템들을 정리해라. 보통 사람들은 사용하는 것만 사용한다. 버릴 것과 주변인에게 줄 것, 기부할 것을 나누어 정리를 시작한다.

충동구매에서 벗어나라. 시기마다 유행하는 아이템은 늘 생긴다. 지난달 카드 할부 값이 끝나기도 전에 충동구매를 하고 있지 않는가. 특가나 핫딜이라는 유혹에 넘어가 대량 구매하는 습관도 버리도록 하자.

마음을 비워라. 물건을 정리하는 것만큼 마음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회생활을 하며 생기기 쉬운 지나친 욕심, 경쟁심, 주변 시선, 자신의 이익을 위한 합리화 등을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