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찾아오는 먹음직스러운 유혹, 야식증후군

 

퇴근 후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짧은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TV에 나오는 먹음직스러운 화면에 침을 꿀꺽 삼키며 시계를 보니 어느덧 11시에 가까워져 있다. 분명 저녁을 먹었지만 어느새 손가락은 치킨집 번호를 누르고 있다. 이내 초인종 소리와 함께 찾아온 향기로운 냄새에 이성은 마비되고 모든 감각을 동원해 허겁지겁 한 마리 닭을 먹어 치운다. 이처럼 밤마다 우리를 괴롭히는 집요한 식탐, 엄연한 질환의 하나인 야식증후군이다.

 

 

 

엄연한 질병인 야식증후군

야식증후군은 1955년 미국의 앨버트 스턴커드(Albert Stunkard) 박사가 처음 발표한 질환이다. 가장 큰 증상으로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동반하며,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이 일일 총 식사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식사 후 포만감에 바로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다음 날까지 속이 더부룩하고, 수면 중 분비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식도염의 위험에도 크게 노출된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우울함과 불안한 심리의 해소 욕구 등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요소들이 야간 섭식의 습관화를 초래하면서 야식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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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리듬을 흐트러뜨리는 야식증후군의 위험성

야식증후군이 우리에게 미치는 가장 큰 악영향으로 수면장애를 들 수 있는데, 야식을 섭취함으로써 수면 중 장운동이 활발해지고 자율신경계가 깨어나면서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정상 수치의 절반 이상으로 하락하게 된다. 낮과 밤을 감지하며 생체 리듬에 관여하는 멜라토닌이 정상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게 되니 푹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거나 중간중간 잠을 깨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런 불규칙적인 수면습관이 지속되면 수면 중 발생하는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가 줄어들어 배가 불러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다시 야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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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야식으로 자주 먹게 되는 음식들은 대부분 기름지고 자극적인 것들인데 이러한 음식들을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위산 분비가 줄어드는 밤에 섭취하게 되면 위에 과도한 부담을 주어 위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체중 증가와 그에 따라 받게 되는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야식이 스트레스를 부르고 스트레스가 다시 야식을 부르는 악순환에서 점점 더 벗어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왜? 야식증후군의 원인과 치료 방법

요즘은 대부분의 도시에서 24시간 내내 영업하는 음식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편의점은 물론이고 많은 가게들이 야식을 찾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늦게까지 영업을 한다. 이처럼 손쉽게 야식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다시금 야식의 유혹에 흔들리게 된다.

공동체의 흔적이 옅어진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는 개개인의 몫으로 돌아가고, 그런 스트레스가 우울, 자신감 상실 등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유발한다. 우리는 그에 대한 보상심리 혹은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에 일시적인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 미식, 폭식 등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대다수 야식증후군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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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야식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로 배고픔에 상관없이 일정한 양의 규칙적인 식사를 실시하는 강제 식사법이 효과적이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규칙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야간에 일어날 수 있는 우발적인 식욕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 둘째로 개인의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먹는 행위에서 위로를 찾는 것은 결국 스스로에게 더 큰 스트레스로 되돌아옴을 이해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다른 취미나 운동 등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심각한 야식증후군의 경우 항우울제 또는 식욕억제제와 같은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야식증후군은 개개인에 따라 발병 원인이 세세하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아래의 자가진단표를 참고하여 스스로 점검해 보고, 본인의 생활 습관에서 고쳐나갈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도록 하자.

 

 

<야식증후군 자가진단표>

 

1.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불규칙하다.
2. 새벽 1시 전에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
3. 잠들기 바로 전까지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4. 수면 도중에 자주 깨는 편이며, 음식 섭취를 위해 잠에서 깰 때가 있다.
5. 밥 보다 인스턴트식품과 같은 군것질로 식사를 대체한다.
6. 밤늦게 과식을 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등 후회하는 일이 많다.
7.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감이 느껴지면 폭식을 한다.
8. 최근 체중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거나 복부 비만이 있다.
9. 흡연을 많이 하고 일 평균 소주 3잔 이상을 마신다.
10. 아침을 거르거나 점심에 식욕이 별로 없다.

– 위 10개 문항 중 5개 이상 해당되면 야식증후군 위험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