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모기 정복

 

여름날의 낭만은 언제나 밤에 일어난다. 저녁 먹고 걷는 동네 한 바퀴, 집 앞에서 즐기는 배드민턴, 남자친구와의 한강 데이트가 그렇다. 복스럽게 뜬 달과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도 꽤 낭만적이다. 자연과 도시가 만들어낸 공짜 풍경이다. 그런데 분위기를 깨는 녀석이 있다. 모기다. 모기는 더위보다도 지독한 녀석이다.

 

 

 

모기는 1억 7천만 년 전 쥐라기 시대부터 존재해왔다. 지구 상에는 약 3,500종의 모기가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56종이 서식한다. 7~8m 높이에서 시속 1.5~2.5km/h 속도로 비행한다. 후각도 뛰어나다. 무려 30m 거리의 냄새를 감지한다. 녀석들은 덥고 습하고 냄새나는 곳을 좋아한다. 모기가 하수구나 물웅덩이에 서식하는 이유다.

 

 

 

Camp at night

 

저녁 8~10시 야외활동 피하기

우리나라에 서식량이 가장 많은 것은 빨간 집모기다. 작아서 잘 안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주둥이에 흰색 띠가 있다.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가 본격적인 활동기다. 농촌에서는 논이나 늪, 도시에서는 음식물 찌꺼기가 있는 하수구에서 산란을 한다. 급할 땐 화분 받침도 이용한다. 따라서 저녁 6시부터는 환기를 자제하고 창문 틈, 화분 받침, 욕실 및 싱크대 배수구 등에 물기를 없애는 것이 좋다. 자기 전 배수구를 스타킹, 거즈, 물 담은 비닐 등으로 막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모기가 많은 지역이라면 8~10시 사이 야외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Thermometer

 

체온 낮추고, 밝고 느슨한 옷 입기

모기의 후각이 뛰어난 이유는 먹이를 찾기 위해서다. 모기는 이산화탄소, 젖산, 아세톤 냄새를 좋아한다. 대사량이 많고 열과 땀이 많은 사람을 좋아한다. 임산부나 아이,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모기에 많이 물리는 이유다. 따라서 최대한 체온을 낮추고 땀을 흘린 뒤에는 샤워로 냄새를 없애주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빨간색, 검은색, 노란색을 제외한 밝은 색 옷을 입되 품이 넉넉하고 긴 옷을 입는다. 숲 모기는 항상 뒤에서 공격하므로 팔꿈치, 목덜미, 허벅지 뒤쪽을 조심해야 한다. 한 장소에서 정지 상태로 5분 이상 머물지 않는 것도 모기 기피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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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에 물리면 48℃ 이상으로 30초 찜질

모기침에는 포름산(formic acid)이라는 독소가 들어있다. 모기에 물렸을 때 빨갛게 부어오르는 이유다. 포름산이 몸에 들어오면 히스타민과 백혈구가 작용을 한다. 항염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가려움을 느끼는데, 포름산을 해독하는 데는 열이 효과적이다. 포름산이 48℃ 이상의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50℃ 정도의 스팀타월이나 숟가락으로 30초간 찜질해주면 좋다. 또한 한번 흡혈한 모기는 피를 소화시키기 위해 45분간 주변 벽에 앉아 있으므로 주위를 살펴 모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Finger spraying sun tan lotion with copy space on blue background

 

모기 잡을 때는 에어로졸을 활용하라

많은 이들이 모기를 잡기 위해 온 집안에 살충제를 뿌린다.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살충제는 모기에 직접 분사해야 효과가 있다. 미리 방어하고 싶다면 장롱 틈새나 커튼 뒤 등 벽과 이어진 틈새를 공략하는 것이 좋다. 모기기피제를 뿌릴 때는 상처 부위와 눈, 코, 입을 피한다. 생후 2개월 미만의 아기에게는 절대 삼가고, 어린이에게는 어린이용 모기기피제와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 모기에 물린 후 전신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TIP. 모기 퇴치에 좋은 식물
① 구문초(로즈 제라늄)

이집트가 원산지인 구문초는 ‘모기를 쫓아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사람에게는 향기롭지만 모기에게는 지독한 향이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구문초는 온도가 높을수록 향이 짙어지고 모기 쫓는 효과도 좋아진다. 햇볕이 잘 드는 창, 베란다 주변에서 기르되 겉흙이 마르면 물을 준다.

 

Green and white (SPA concept)

 

② 야래향

야래향은 밤에 향을 뿜어내는 식물이다. 단, 잎이 아닌 꽃에서만 향이 피어난다. 때문에 해 질 녘 꽃을 피웠다가 해가 뜨면 다시 꽃을 오므리는 특징이 있다. 모기와 함께 다른 벌레도 쫓는 효과가 있으며 통풍이 잘 되는 실내에서 키우기 좋다.

 

③ 페니로얄민트

고대 로마시대에는 페니로얄민트를 천에 싸 침대 속에 넣어 벼룩을 쫓았다고 한다. 해충들이 가장 싫어하는 향을 갖고 있어서다. 살균, 방부, 구취 예방에 뛰어나 치약의 원료로도 쓰인다. 습하고 온도가 낮은 곳에서 잘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