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르는 듯한 통증과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기흉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W>에서 남자 주인공 강철(이종석 분)이 외상성 기흉으로 쓰러져 의사인 여자 주인공 오연주(한효주 분)가 그의 가슴에 볼펜을 꽂아 살려내는 장면이 나왔다. 이로 인해 기흉은 한동안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는데, 과연 기흉은 어떤 질환일까?

 

 

 

기흉이란?

기흉은 폐에 구멍이 생겨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강 내에 공기나 가스가 고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흉부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흉막강 내에 공기가 차게 되면 폐가 눌리는데, 그로 인해 호흡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위험하다.

 

Beautiful business woman touching her chest, feeling unwell.

 

기흉은 저절로 발생한 자연기흉과 외상에 의해 발생한 외상성 기흉으로 나뉜다. 자연기흉은 또 네 가지로 나뉜다. 기존에 폐질환이 없던 건강한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일차성 자연기흉, 기존에 폐 질환이 있던 사람에게 발생하는 이차성 자연기흉, 신장기형, 유리질막병, 태변 흡입 등 특정 질환을 가진 신생아에게 발생하는 신생아 자연기흉, 젊은 여성의 월경과 연관된 월경성 자연기흉 이렇게 네 가지이다.
외상성 기흉도 자연기흉과 유사한 단순 기흉과 칼이나 총에 의해 흉곽에 외상을 입은 경우 흉벽의 상처가 개방된 상태인 개방성 기흉으로 나뉜다.

 

 

 

자연기흉과 외상성 기흉의 원인

기흉의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먼저 자연기흉은 폐를 감싸고 있는 흉막 바로 아래에 발생한 소(小)기포(폐 조직과 흉막 사이에 발생한 작은 주머니)가 저절로 터져 공기가 흉막강으로 새어 나가면서 발생한다. 보통 10대 후반에서 30세 사이의 키가 크고 야윈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이들 중 상당수는 흡연 경력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Close up of a man lighting a cigarette against a black background

 

키가 크고 야윈 남성의 경우 성장과정에서 폐 위쪽 부분이 폐 혈관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소기포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키가 큰 사람은 폐의 가장 윗부분인 폐첨부의 폐포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도 보고 있다.
폐결핵도 자연기흉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일차성 자연기흉 환자의 2~3%에서 시간이 지난 후 폐결핵이 발생하는데, 이런 환자들은 폐결핵이 기흉 발생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천식, 폐렴, 폐농양, 백일해 등의 폐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자연기흉이 발생할 수 있다.

 

Syringe

 

외상성 기흉의 가장 흔한 원인은 외상에 의해 갈비뼈가 골절되면서 폐를 찔러 손상시키는 경우다. 또한 칼과 같은 날카로운 물체에 가슴 부위를 찔리거나 총에 맞는 경우 기흉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의학적 시술이나 처치 과정에서 기흉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량의 수액,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쇄골하정맥 카테터(약제나 세정액의 주입을 위해 사용되는 고무나 금속제의 관)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주삿바늘이 폐를 찌르기도 하며, 흉막강 내 액체가 정상 이상으로 고인 흉수를 뽑아내는 시술인 흉강천자 과정에서도 주삿바늘이 폐를 찌를 수 있다. 또한 인공호흡기나 심폐소생술을 통해서도 기흉이 발생할 수 있다.

 

기흉_그래프

□ 산출조건(기흉)
상병코드: J93 / 심사년월: 2013-2015년 / 지급구분: 지급(심사결정분) / 약국 및 한방제외
□ 제공: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 상병별 심사현황은 요양기관에서 환자진료 중 진단명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의 호소, 증세에 따라 일차 진단명을 부여하고 청구함으로써 실제 최종 확정 진단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흉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4,632명이었다. 이중 남성 환자가 86.0%로 14.0%의 여성 환자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 진료 인원 점유율을 살펴보면 10대가 30.8%로 가장 많았으며 20대가 23.3%, 70세 이상이 12.2%로 뒤를 이었다.

 

 

 

흉통과 호흡곤란이 기흉의 대표적인 증상

기흉의 주요 증상은 갑작스러운 흉통과 호흡곤란이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인 흉통은 운동과 관계없이 생기며 보통 24시간 내에 호전된다. 흉통은 소기포가 처음 터지는 순간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후 통증은 점차 둔하고 지속적인 통증으로 바뀐다. 호흡곤란의 경우 기흉의 정도가 심할수록, 이전부터 폐 질환이 있는 경우에 더 심하게 나타난다. 외상성 기흉 중 크기가 큰 개방성 기흉의 경우 심한 호흡곤란과 함께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정은 필수, 공기 배출과 폐를 펴주는 치료가 필요

기흉 환자들은 치료 전 숨이 차기 때문에 안정을 취하는 것은 물론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기흉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흉강 속 공기를 배출시키고 찌부러진 폐를 원래대로 펴야 하는데, 특히 외상성 기흉은 이와 함께 외상에 대한 치료도 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기흉 치료법에는 흉관삽입술이 있다. 기흉이 발생한 흉강에 흉관이라는 특수한 관을 삽입하고 반대쪽 끝부분은 물이 담긴 특수한 용기에 연결해 공기를 빼고 폐를 펴주는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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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흉막강에 빠져나온 공기의 양이 20% 이하로 적고,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할 때, 더 이상의 공기 유출이 없어 기흉이 커지지 않을 경우에는 환자를 안정시킨 후 산소 투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한다. 대략 10~15일 정도면 산소가 완전히 흡수된다.
이 밖에도 흉막 내부로 화학약품을 투여해 흉막을 유착시키는 흉막유착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수술적 요법을 통해 치료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