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여성들이 출산 후 일시적인 우울감을 느낀다. 이는 대부분 자연 소실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산후우울증이나 심각할 경우 산후정신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산후우울증이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본다.
출산 후 산모들을 위협하는 우울감
산모들은 출산 후 85% 정도가 산후우울감을 느낀다. 우울, 짜증, 눈물, 불안, 기분 변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산후우울감은 대개 분만 후 2~4일 내로 시작해 3~5일째 가장 심해지고 보통 2주 내에 호전된다. 산모의 10~20%는 이러한 우울감이 지속되어 산후우울증이 발생한다. 분만 후 4주 전후로 발병하며 드물게는 출산 후 며칠 지나지 않은 경우나 몇 개월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산후우울증은 심각해질 경우 산모는 물론, 아이와 가족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치료가 꼭 필요하다. 이것이 더욱 심각해지는 경우 산모의 0.1~0.2%에게서 산후정신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산후정신병은 출산 후 2~3주 내에 발생하며 극도의 정서불안, 분노 반응, 수면장애, 망상, 혼돈, 주의 집중력 결여 등이 나타난다. 극단적인 경우 자살, 영아살해라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입원치료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 산출조건(달리 분류되지 않은 산후기와 연관된 경한 정신 및 행동 장애)
상병코드: F530 / 심사년월: 2013-2015년 / 지급구분: 지급(심사결정분) / 약국 및 한방제외
□ 제공: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 상병별 심사현황은 요양기관에서 환자진료 중 진단명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의 호소, 증세에 따라 일차 진단명을 부여하고 청구함으로써 실제 최종 확정 진단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산후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94명이었다. 2013년 219명에서 2014년 261명으로 증가함에 이어 2015년에는 33명이 더 증가했다. 연령별 진료 인원을 보면 30대가 70.3%로 가장 많았으며 20대가 21.3%로 뒤를 이었다. 산후우울증 환자는 출산을 가장 많이 하는 20~30대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산후우울증의 원인과 위험 요인
산후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뇌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이나 산전·후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아이가 태어나면서 양육으로 인한 피로, 수면장애, 스트레스, 생활의 변화나 양육의 대한 부담과 걱정, 신체 변화로 인한 불안감 등이 원인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 우울증이나 기분장애의 병력이 있거나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 가족 내 정서적 지지 부족 등의 요인이 있는 경우 산후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산모뿐 아니라 아이도 위험한 산후우울증
산후우울증에 걸린 산모들은 대부분 산후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는 증상을 보인다. 기분 변화가 매우 심해지며 피로, 무기력, 의욕 상실 등의 증상도 보인다. 매사에 쉽게 짜증을 내는 것은 물론 주변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에 불만을 표하며 사소한 일에도 슬퍼하거나 눈물을 흘린다. 이 밖에도 잠만 자거나 반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기억이나 집중력, 논리적인 사고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또, 식욕과 성욕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원인을 알 수 없이 계속해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산후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산후우울증은 이 밖에도 아기와 관련한 독특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아기의 건강, 사고 발생에 대한 과도하고 부적절한 걱정을 하거나 반대로 아기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아기에게 적대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하며, 자살이나 영아살해에 대한 강박적인 사고를 갖기도 한다. 이러한 산후우울증의 증상이 치료되지 않으면 아이에게도 부적절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적극적인 치료로 산후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이 중요
산후우울증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한 뒤 약물치료나 정신치료, 증상이 심할 경우 입원치료 등의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 본인의 의지와 환자의 가족, 특히 배우자가 치료 과정에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환자 본인은 자신의 감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충분히 표현하고, 친한 사람들과 수다를 떨거나 기분을 좋게 하는 활동에 참가하는 등 스트레스를 줄이는 행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배우자와 육아를 분담하고 가끔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아기가 잘 때, 같이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육아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지역의 지원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가족들은 늘 산모의 입장에서 공감과 격려를 아끼지 말고,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신생아를 돌보는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산모가 즐겼던 취미나 활동들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하고,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노력이 있다면 산후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