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의 날, 철도의 역사를 돌아보다

 

매년 9월 18일은 철도의 날이다. 철도의 날은 국가의 핵심적인 교통수단으로서 철도의 의의를 되새기고 철도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오늘날까지도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며 전국 방방곡곡을 이어주고 있는 철도. 다가오는 철도의 날을 기념하며 대한민국의 철도교통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

사실 우리나라에 부설된 최초의 철도는 당시 일제의 군사 행동상 목적에 기인한 것이었다. 일본이 러시아와 청나라를 침략하기 위한 토대로 삼기 위해 한반도의 대지를 이용한 것이다. 1896년 3월, 애초에 미국인인 제임스 모스(James R. Morse)가 경인선의 부설권을 획득하여 인천에서부터 건설공사를 시작했지만 자금난으로 그 권리를 일본인에게 넘겼고, 1898년 일본 자본에 의해 다시 공사가 시작되어 1899년 9월 18일에 제물포와 노량진을 잇는 최초의 경인선이 개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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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선 개통식(사진_위키백과)

 

그 뒤 1905년 을사늑약의 체결을 전후로 해 경부선의 서울~초량 구간이 개통되었고 이어서 1908년 4월에 초량에서 부산까지의 구간이 완공되면서 경부선 전 구간이 개통되었다. 이와 같은 주요 철도를 포함해 꾸준히 구간과 구간을 잇는 공사가 진행되어 우리나라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X자를 형성하는 철도 노선망이 놓이게 되었다. 이 노선을 통해 일본은 우리나라 내의 자원을 수월하게 약탈함을 물론, 거대한 대륙을 침략할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었다.

 

 

 

광복 이후 우리 힘으로 쌓아 올린 철도 기술

하지만 일제가 패망하고 1946년에 우리나라의 모든 철도는 국유화되었다. 그 후 한국전쟁이라는 대환란을 겪은 우리나라는 기관차의 51%, 객차의 50%, 건물의 41%가 파괴되는 등 철도 자원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꾸준히 전후 복구와 철도 재건에 힘을 쏟은 결과 1959년에 최초로 국내에서 객차를 제작하는 데 성공하면서 철도 산업 발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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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경제개발계획 등 국가적 사업에 힘입어 국가 기간(基幹) 교통수단으로서 철도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1970년대에 들어서는 기존 철도의 전철화(電鐵化, 철도의 동력을 전기로 바꾸는 것)와 복선화(複線化, 철로를 2차선으로 개통해 상행열차와 하행열차의 2대 차량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사업이 추진되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수도권 전철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노선들이 전철화, 복선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철도망은 지금과 비슷한 모습으로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전국 반나절 생활권 시대의 시작, KTX의 등장

1960년대 이래로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지는 압축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의 중심축이 된 경부축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그로 인해 차츰 고속철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그에 1980년대 말부터 고속철도 부설 계획이 추진되어 1992년 6월 프랑스 알스톰社의 테제베(TGV) 열차의 기술력을 모태로 먼저 경부고속철도를 착공, 2004년 4월 1일에 성공적으로 개통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0년 3월 2일,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KTX-산천까지 운행을 개시하면서 최대 시속 305km의 고속 열차가 대한민국 전국 각지를 주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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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열차가 개발됨으로써 지금은 전국 인구의 90%가 총 938km에 달하는 KTX 노선의 수혜 범위 내에 거주하고 있고, 실제로 고속철도가 수도권의 인구 분산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견해도 있다. KTX 개통 이후 수도권 인접 지역인 대전과 충청지방의 인구가 증가한 데 비해 폭발적이던 수도권의 인구증가율은 점차 수그러들고 있는 것이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들어오면서 수도권이 가지던 시간적, 거리적 이점이 비교적 완화되었고 이에 나라 전체가 하나의 거대 도시화됐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교통수단

2015년을 기준으로 연간 6,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KTX를 이용하고 있는데, 단순히 계산해도 전 국민이 최소 한 번 이상 KTX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호남선을 제외한 모든 KTX 노선의 이용률이 80%(호남선 78%)를 상회하고 있으며 개중에는 100%를 초과하는 노선(경부선 102%, 경전선 106%)도 있다. 평균적으로 KTX의 매 운행 시마다 오직 3%의 좌석만이 빈 채로 운행된다는 뜻이다(KTX 평균 이용률 97%, 2015년 기준). 이처럼 KTX는 전 국민의 발이 되어 일 년 내내 쉬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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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다른 국가의 경우 항공과 해양, 차량 등 여타 운송수단의 발전으로 인해 철도교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경우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상황에 따라 조금씩 수치가 달라질 뿐 여전히 철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강원지방은 대부분이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철도가 그만큼의 역할을 못해내고 있는데, 이 역시 다가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의 일환으로 태백산맥을 가로지르는 고속철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음에 따라 차차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철도가 진정으로 대한민국 전국을 연결할 나날도 머지않았다. 철도의 날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의 지리적 조건에 가장 적합한 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철도교통의 의의에 대해 생각해보고, 철도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겨본다면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철도교통은 발전을 거듭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