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문자 가운데 가장 창의적이고 과학적이라는 찬사를 받는 우리의 고유 문자 한글. 이러한 한글의 문자적,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확산하기 위해 지난 2014년 10월 9일에 국립한글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한글날을 맞아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일깨우는 전시와 체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인 국립한글박물관을 소개한다.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한글박물관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박물관이 지정한 날을 제외하고 누구에게나 무료로 열려 있는 시설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하철 4호선 이촌역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도 좋다. 박물관은 총 3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1층에는 한글 전문 도서관 ‘한글누리’와 한글 정보실, 사무동 등이 위치해 있으며, 2, 3층에는 각종 체험,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의 한글이 걸어온 길
2층 상설전시실에서는 ‘1부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2부 쉽게 익혀서 편히 쓰니’, ‘3부 세상에 널리 퍼져 나아가니’라는 각각의 테마로 ‘한글이 걸어온 길’과 관련된 각종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안에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단체로 관람을 온 아이들부터 혼자서 전시를 보러 온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한글의 우수성과 의미 있는 역사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야기부터 주시경 선생의 ‘국어문법’ 등 한글이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는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백성들을 위한 글자였던 한글이 만들어진 뒤 백성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현재까지 한글의 사용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도 알 수 있었다.
한글과 관련한 각종 기획전시
3층 기획전시실에는 ‘광고 언어의 힘’과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덕온공주 한글자료’가 전시되고 있었다. 먼저 ‘광고 언어의 힘’은 제품과 기업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언어와 시각을 사용하는 광고에 대한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개화기부터 시작된 광고 언어의 역사와 시대, 사회상을 반영한 다양한 광고들을 만나볼 수 있다. 타이포그래피 체험도 있어 광고를 전공하거나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전시가 될 것이다.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덕온공주 한글자료’에서는 조선 23대 왕 순조의 막내딸이자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가 혼례를 치를 당시의 한글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180년 전 공주의 결혼은 어땠는지, 그리고 그 당시의 혼수품을 지칭하던 우리말 어휘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온 가족을 여의고 막내딸을 시집보내는 어머니, 순원왕후의 깊은 사랑을 담은 글자들도 직접 볼 수 있다.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는 한글
한글놀이터는 6세~9세의 어린이들이 즐거운 놀이를 통해 한글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글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쉬운 한글’, 한글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있는 ‘예쁜 한글’, 다양한 기획전이 펼쳐지는 ‘한글 숲에 놀러 와!’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단체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호자와 9세 이하의 어린이는 언제든 방문해 한글놀이터를 즐길 수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자들 중 창제자, 창제 시기, 창제의 이유와 방법 등 자세한 정보가 기록으로 남아있는 유일한 문자인 한글. 우리나라 국민들은 과거의 유산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을 꼽으라면 모두 한글을 말하곤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각종 외래어와 신조어들로 한글 사용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한글의 우수성과 가치를 일깨울 수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지금 바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