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건강] 현대인들의 불안함 영화 <플랜맨> 속 강박장애

 

영화 <플랜맨>은 모든 일에 계획을 세워 놓고 사는 남자와 무계획적인 여자가 만나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다. 남자는 모든 일에 알람을 맞춰 놓는 것은 물론, 물건의 배열에도 흐트러짐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을 강박장애라고 한다. 불안장애의 하나이자 정신질환인 강박장애란 무엇인지 알아보고 원인과 치료법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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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남자의 삶

영화 <플랜맨> 속 남자 주인공 정석(정재영 분)은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고 산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침구를 다려 놓고 6시 35분에는 샤워 후 드라이기로 욕실의 물기를 제거한다. 8시엔 옷을 입고 8시 30분 출근, 8시 42분에는 꼭 횡단보도를 건넌다. 이 남자의 일상엔 계획과 알람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그가 편의점 물건들을 상표가 보이게 진열하는 한 여성에게 호감을 느끼고 고백하지만 그녀는 그의 매사에 계획적인 면이 싫다며 거절한다. 충격에 빠진 그의 앞에 나타난 짝사랑 상대의 후배 소정(한지민 분)은 그와는 정반대의 성격이다.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그녀는 그의 인생을 뒤집어 놓는다. 무려 8년 7개월 26일 만에 처음으로 그를 지각하게 만들고 알람을 없애 그의 삶에 혼란을 준다. 하지만 그의 이런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환호성을 보내는 상황. 주변 사람들 눈에는 갑갑하게만 보이는 계획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정석은 강박장애를 앓고 있다. 강박장애란 무엇일까?

 

 

 

강박장애란?

강박장애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어떤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정신질환 중 하나이다. 강박장애는 정신질환의 하나이지만 정신병처럼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 노이로제라고 하는 신경증의 하나다. 본인이 이상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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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출조건(강박장애)
상병코드: F42 / 심사년월: 2013-2015년 / 지급구분: 지급(심사결정분) / 약국 및 한방제외
□ 제공: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 상병별 심사현황은 요양기관에서 환자진료 중 진단명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의 호소, 증세에 따라 일차 진단명을 부여하고 청구함으로써 실제 최종 확정 진단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강박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4,133명이었다. 2013년 22,639명에서 2014년 23,230명으로 증가했고, 2015년에는 전년 대비 903명이 증가했다. 연령별 진료 인원은 20대가 24.9%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0.9%, 40대 16.4%, 10대 13.6%로 뒤를 이었다.

 

 

 

강박장애의 대표적인 여섯 가지 증상

강박장애의 형태는 여러 가지로 나뉜다. 가장 흔한 유형으로는 오염-청결 강박행동이 있다. 더러운 것에 오염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이를 제거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깨끗한 옷을 여러 번 세탁하거나 몸을 씻는 행동을 반복하며, 심한 경우 비누를 한 번에 서너개씩 쓰거나 샤워를 8시간씩 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확인 강박행동이 있다. 문을 잠갔는지, 가스는 껐는지, 수도는 잠갔는지 등을 의심하고 반복적으로 확인한다. 확인하는 행동에 대한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 반복하기도 한다.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행동을 반복하는 반복행동도 있다.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하거나 옷을 입었다 벗었다 반복하는 행동들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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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를 떠올리면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행동 중 하나는 정렬 행동이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배열 상태 또한 바르게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 물건의 대칭, 직각에 대한 강박적인 생각에 시달리며 이런 행동들로 인해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모아 두는 행동도 강박장애 증상 중 하나다. 쓸모가 없는 물건을 무조건 모으면서 버리지 못해 집안을 잡동사니로 가득 채운다. 쓰레기조차 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강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하지 않아도 특정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며, 특히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생각 등 불안을 유발하는 것들을 주로 생각한다. 이러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또다시 그런 생각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 주 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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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의 치료법

강박장애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인지치료, 행동치료가 있다. 행동치료 중 하나로 ‘노출 및 반응 방지’ 기법이 있다. 강박장애 환자가 두려워하는 상황에 노출시키고 이때 느끼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 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염-청결 행동을 보이는 환자에게 쓰레기를 만지게 하는 ‘노출’ 단계 후 씻는 것을 금지하는 ‘반응 방지’ 단계를 시행한다. 처음에는 환자가 매우 불안해하지만 점점 익숙해진다. 이후 좀 더 강도가 높은 자극에 노출시키며 이를 반복한다. ‘노출 및 반응 방지’ 치료법은 단독 치료만으로 효과가 매우 높지만, 환자의 의지가 강해야만 치료가 가능하다.
행동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심한 수준의 강박장애는 약물치료를 시행하기도 하는데 약물치료를 통해 기존의 30~60% 정도 수준으로 증상이 호전된다고 한다. 단, 약물치료는 단독으로 시행했을 때 보다 행동치료와 함께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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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장애를 치료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본인과 가족들이 그것을 병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다. 그래서 진단이 늦어지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치료를 한다 해도 약물에 대한 근거 없는 두려움이나 행동치료 시 불안함과 직면하는 것을 회피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환자가 치료에 열심히 임한다면 증상은 크게 호전될 수 있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강박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때 환자가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다시 받는다면 증상이 금세 완화되고 병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