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꿈의 세계

 

 

겨울철에는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고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계절에 비해 잠자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런 만큼 꿈 꿀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꿈은 우리가 깨어 있을 때처럼 잠자는 동안 여러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이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는 저서 <꿈의 해석>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꿈은 무의식을 통해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이다.’ 꿈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뿐 아니라 꿈은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을 주기도 한다. 꿈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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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꿀 수 있는 조건이 있다

꿈은 렘(REM)수면 상태일 때 발생한다. 렘수면은 몸은 잠들어 있지만 뇌는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가 잠자는 동안 10~30분간의 렘수면이 4~6회 일어난다고 한다. 그 사이에 꿈을 꾸게 되는 것이다.

잠을 잘 때는 마치 유아기적 자기애 상태가 된다. 또한 온전하게 쉴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관심이 내면에 집중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프로이트는 깨어있을 때 겪은 자극이 과거의 억제된 소망을 꺼내는 촉진제가 되어 꿈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한 근거가 바로 ‘기시감’이다.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것들이 꿈에 나타나기 때문에 기시감을 느끼는 것이다. 깨어있는 동안 받은 자극, 잠자면서 받은 자극, 유년기의 기억과 소망·욕구·상처·갈등, 원초적 상상 등이 꿈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모든 꿈은 이유가 있다

프로이트는 ‘우리가 꿈을 꾸는 이유는 자신의 소망을 충족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의식적으로 감추고 있었던 나의 모습을 위장시켜 꿈으로 보여주면서 간접적으로 소망을 이루는 것이다. 현실에서 느낀 불합리나 갈등을 꿈에서 해소해 정신의 균형을 맞추는 현상으로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의미 없는 꿈은 없다.

아이들이 주로 꾸는 유아형 꿈이 그렇다. 이를 테면, 자는 중 볼일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을 때 꿈에서 볼일을 보는 것이다. 간접적으로 욕구를 해소해 휴면 상태가 방해받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억압된 욕망이 위장되어 나타나는 꿈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꿈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꿈을 통해 결정을 내린 후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다. 무의식 속 지혜가 발현되어 도움을 주는 셈이다.

억압된 욕망이 위장되지 않거나 약간만 위장되어 나타나는 꿈도 있다. 이런 꿈의 내용은 주로 자극적이거나 비도덕적이라고 한다. 꿈꾸는 동안에도 불안감을 느껴 중간에 깨는 경우가 많다.

만약 비슷한 내용의 꿈을 자주 꾼다면 이를 통해 무의식의 세계가 계속 드러나는 것이다. 이렇듯 꿈은 터무니없는 허상이 아니라 나름의 의미가 숨겨져 있는 정신활동이다. 이 때문에 꿈을 통해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예지하는 것이 나름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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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덕분에 탄생한 명곡

 

비틀즈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는 1964년 1월의 어느 날, 꿈을 꿨다. 어디선가 아름다운 멜로디가 들려오는 꿈이었다. 어찌나 생생하고 뚜렷하게 들렸는지 잠 깬 후에도 잊을 수 없어 연주를 해봤다고 한다. 혹시 어디선가 들었던 멜로디가 꿈에 나온 것일지 모르니 주변 사람들에게 멜로디를 들려주며 들어 본 적 있는지 묻고 다녔다. 모두가 처음 듣는다고 말하자, 마침내 그는 이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곡을 발표했다. 이 곡이 바로 세계적인 명곡 ‘예스터데이(Yesterday)’다.

이처럼 꿈은 우리에게 무한한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꿈을 소재로 삼은 미술·문학 작품도 많다. 안평대군의 꿈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안견의 <몽유도원도>, 윤선도의 시 <몽천요>, 이광수의 소설 <꿈> 등이 그것이다.

 

 

꿈 통해 건강 상태 파악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우리 몸 안에 흐르는 기가 고르게 흐르지 못하고, 한 신체 부위에 머물면 그에 맞는 꿈을 꾼다고 전하고 있다. 꿈을 통해 건강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기가 심장에 머물면 꿈에서 불을 보고, 폐에 머물면 날아다니거나 쇠붙이로 된 물건을 본다고 한다. 간에 머물면 나무가 보이는 꿈을, 비장에 머물면 큰 연못이나 무너진 집, 비바람이 나타나는 꿈을 꾼다고 한다. 물에 빠지는 꿈을 꾸면 기가 신장에 머문 것이고, 먹는 꿈을 꾸면 위에, 밭이나 들이 보이는 꿈을 꾸면 대장에 머문 것이라고 한다. 기가 소장에 머물면 꿈에서 복잡한 길거리가 보이고, 쓸개에 머물면 싸우거나 자살하는 꿈을 꾼다고 한다. 기가 종아리에 머물면 뛰려고 해도 앞으로 가지 못하는 꿈을 꾼다고 한다.

 

길한 꿈, 믿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길몽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길몽이 정말 길한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도 꿈의 의미를 믿고 싶다면 길몽에 대해 살펴보자.

– 조상이 나타나 음식을 권하거나 말을 건네는 꿈, 발가벗은 채 있는 꿈, 집을 수리하는 꿈: 좋은 일이 있다는 징조

– 몸에 날개가 생기는 꿈, 칼에 맞아 죽는 꿈: 대길한 징조

– 수풀 속에 앉거나 누워 있는 꿈: 병이 없어진다는 징조

– 큰 나무를 베는 꿈: 큰 재물이 생긴다는 징조

– 과일나무 많은 곳을 지나는 꿈: 횡재를 한다는 징조

– 돼지가 나오는 꿈: 먹을 것이 생긴다는 징조

– 학이 우는 꿈: 명성을 떨치게 된다는 징조

 

이처럼 우리는 꿈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 속 소망을 찾아볼 수 있고, 창의적인 영감을 얻을 수도 있으며, 건강 상태를 짐작해볼 수도 있다. 한번쯤 자신의 꾸는 꿈을 분석해보고 그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