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빛과 그림자

 

3월에는 유독 고깃집이 호황을 누린다고 한다. 삼겹살 데이(3월 3일)가 있기도 하지만 황사․미세먼지가 이 기간에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다. 딱히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평소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다. 그런데 이들은 고기를 열심히 먹다가도 문득문득 이런 걱정을 하곤 한다. ‘이렇게 고기를 자주 먹다가 체내에 지방이 많이 쌓여 건강을 해치진 않을까?’ 흔히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몸에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있다면 이런 근심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지방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자.

 

 

지방은 필수 영양소

 

지방은 성인병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지방이 건강을 해치는 나쁜 영양소로 치부되고, 또 그렇게들 알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지방은 탄수화물, 단백질과 함께 우리 몸에 필요한 3대 영양소 중 하나다. 지방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 재료이며, 주요 에너지원이다. 지방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두 배 이상의 에너지를 공급한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그램에 4칼로리의 열량을 내는데 비해 지방은 1그램에 9칼로리의 열량을 낸다.
지방은 또 세포막과 호르몬 등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기도 하다. 지방이 있어야 동맥벽에 탄력이 생겨 수축과 이완 작용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 섭취량이 부족하면 쉽게 피로감을 느끼거나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방은 지용성 비타민(비타민 A‧D‧E‧K)의 흡수를 돕는다. 우리 몸에 지방이 있어야 외부의 온도 변화에 관계없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기도 하다. 지방은 피부에 지방세포막을 강화해 수분이 과도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Olive oil still life

 

지방은 불포화지방산과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산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불포화지방산은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다.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불포화지방산은 등 푸른 생선, 올리브오일, 카놀라유, 견과류, 들기름, 콩기름, 참기름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등 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는 혈중 중성지방의 농도를 낮추며, 혈압 조절에 효과적이다. 체내에 잘 쌓이지도 않는다.

 

 

불필요한 지방이 문제

 

그러나 어떤 음식이든 과다 섭취하면 문제가 생긴다. 한국영양학회 보고에 따르면 성인의 하루 지방 권장 섭취량은 일일 평균 음식 섭취량의 15~25%이다. 우리 몸의 지방은 약 60%의 불포화지방과 약 30%의 포화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 비율 안에서 불포화지방과 포화지방의 균형을 맞춰 섭취하도록 하는 게 좋다.

만약 불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몸속에 항산화 성분이 줄어들고,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중성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혈관벽이 막히게 된다. 이는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등과 같은 혈관질환 발생으로 이어진다. 또한 체내에 중성지방이 지나치게 쌓이면 내장비만을 초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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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1년 평균 1만 6천여 명이 비만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중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약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남성의 경우 10대와 30대가, 여성은 30대와 40대가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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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위한 지방 섭취 방법

 

포화지방은 주로 육류, 크림, 마요네즈, 치즈, 버터, 라면, 소시지 등에 많이 들어있다. 포화지방의 과다 섭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육류를 먹을 때 가급적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때 섬유소가 많이 함유된 식품을 함께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 조리할 때는 튀겨먹는 것보다 굽거나 쪄먹는 것이 좋다.

트랜스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한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해 만든 인공 포화지방산으로, 마가린, 쇼트닝, 제빵류, 과자, 감자튀김 등에 많이 들어있다. 트랜스지방산은 포화지방산보다 건강에 더 해를 끼치는 성분이므로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도무지 빵과 과자를 끊기 어렵다면 트랜스지방 하루 권장섭취량 약 2.2그램에 맞추도록 하자. 식품을 살 때 포장지에 적힌 영양성분 표시를 보고 트랜스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확인한다면 좀 더 건강에 유익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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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이나 과일에 포함된 과당도 체내에 쌓이면 지방으로 저장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고기를 많이 먹지 않아도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지방 뿐 아니라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과다 섭취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은 음식 섭취를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간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인체 내의 콜레스테롤 총량 중 70~80%가 간에서 형성된다. 우리 몸은 항상성 작용을 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산을 중단하는 식으로 적정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문제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사, 편식, 과음, 흡연 등이다. 이러한 자극 요인이 신체조절 기능을 망가뜨리면 체내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정기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해서 식습관을 조절하고, 몸에 무리가 없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정수준에서 조절할 수 있다.